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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전분당 담합 4사 역대 최대 7476억 과징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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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과징금은 공정위가 담합 사건에 부과한 역대 최대 규모다. 종전 최대였던 2010년 LPG 공급사 담합 사건 과징금 6689억원과, 올해 5월 나온 밀가루 담합 사건 과징금 6710억원을 모두 넘어섰다. 올해 초 부과된 설탕 제조·판매업체 담합 과징금(3960억원)과 비교하면 두 배에 가까운 규모다.
전분당은 제과·제빵·제면, 음료, 빙과, 맥주 등 식품을 비롯해 제지, 철강 등 다양한 제조업 분야에서 원재료로 쓰인다. 전후방 산업에 미치는 연쇄 효과가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
공정위 조사 결과 전분 시장 점유율 95.7%, 전분당 시장 점유율 86.4%를 차지하고 있는 이들 전분사는 국제 옥수수 가격이 오르는 시기에는 전분당 판매가격을 신속하고 최대한 인상하고, 반대로 옥수수 가격이 내리는 시기에는 가격 인하를 최대한 늦추는 방식으로 대응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4개 전분사는 2018년 5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7년 5개월 동안 모두 13차례에 걸쳐 가격을 합의했다. 옥수수 가격이 오르는 시기에는 원가 상승분을 거래처에 빠르게 전가하기 위해 판매가격 인상을 8차례 합의했는데, 이 가운데 7차례는 일반 거래처를 대상으로 한 인상 합의였고 나머지 한 차례는 자체 계산식으로 구매단가가 정해지는 동서식품을 겨냥한 별도 인상 합의였다. 특히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국제 옥수수 가격이 급등했던 시기에는 2018년 5월과 비교해 판매가격을 최대 73%까지 인상하기도 했다. 반대로 옥수수 가격이 내리는 시기에는 거래처의 가격 인하 요구에 대응해 인하 폭을 최소화하고 인하 시기를 늦추기로 5차례 합의했다. 이런 식으로 원가 부담을 실수요처와 대리점, 최종 소비자에게 떠넘기며 이익을 챙긴 것으로 공정위는 판단했다.
전분사들의 담합 방식은 상당히 정교했다. 이들은 가격을 변경할 때 거래처의 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격 변경 폭과 시기는 물론 환율, 원료가 등 가격 변경의 근거와 거래처에 보낼 공문 발송 시기까지 구체적으로 합의했다. 품목별로 목표가격을 미리 정해둔 뒤, 거래 비중이 큰 업체가 협상을 주도하면 나머지 업체들은 이보다 높은 가격을 순차적으로 제시해 거래처가 목표가를 받아들이도록 압박하는 역할 분담 방식도 썼다. 공문을 발송하는 날에는 서로 회사를 찾아가 합의한 내용대로 공문이 작성됐는지 확인하고, 우체국까지 함께 가서 실제 발송 여부를 점검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남동일 공정위 부위원장은 이번 행위를 매우 중대한 행위로 판단해 부과기준율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이어 공동 행위가 7년 이상 장기간 관행처럼 지속됐고, 20년 넘게 4개 전분사의 과점체제가 유지돼 재발 가능성이 크다는 점 등을 고려해 독자적 가격재결정 명령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조치한 제당사, 제분사, 제지사 담합 사건에 이어 이번 사건도 국민이 체감하는 식료품 가격 안정과 독과점 사업자의 부당한 가격 인상에 경종을 울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이번 사안에 대한 시정조치로 법 위반행위 금지명령과 함께, 전분사들이 국내에서 판매하는 전분당 제품 가격을 담합 전 경쟁 수준으로 회복하도록 독자적으로 재결정하고 앞으로 3년간 반기마다 변경 내역을 보고하도록 했다. 이런 독자적 가격재결정 명령은 앞서 밀가루 담합 사건(2006년 4월, 2026년 5월)과 인쇄용지 담합 사건(2026년 4월)에 이어 네 번째로 내려진 것이다.

전분당 입찰담합 혐의의 피심인은 이번 가격담합 사건과 같은 대상, 사조씨피케이, 삼양사, CJ제일제당이다. 공정위 심사관은 이들이 2016년 9월부터 2025년 6월까지 약 8년 9개월 동안 7개 대형 실수요처가 발주한 전분·전분당 구매 입찰에서 낙찰예정자와 낙찰순위, 투찰가격, 투찰물량 등을 사전에 합의하고 물량을 나눠 가진 것으로 판단했다. 이 담합으로 영향을 받은 관련 매출액은 약 9400억원으로 산정됐다.
전분당 부산물 가격담합 혐의는 대상, 사조씨피케이, 삼양사 3개사가 받고 있다. 공정위 심사관은 이들이 2017년 8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약 8년 2개월 동안 단백피와 글루텐, 배아 등 전분당 부산물 제품의 판매가격을 매달 담합해온 것으로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