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8 읽음
네덜란드 쿠만 감독 자진 사퇴, 월드컵 32강 탈락 책임
위키트리
0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남긴 뒤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놓는 감독들이 잇따르고 있다. 대한민국의 홍명보 감독처럼 네덜란드의 로날드 쿠만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네덜란드축구협회는 1일(한국 시각) 공식 채널을 통해 "협회는 로날드 쿠만 감독과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이로써 쿠만 감독의 두 번째 대표팀 감독 임기가 마무리됐다"고 발표했다.

쿠만 감독 역시 자신의 SNS를 통해 직접 사퇴 사실을 알렸다. 그는 "어젯밤 저는 네덜란드 축구대표팀 감독으로서의 여정을 마무리하기로 결정했다"며 "지도자 인생을 돌아보면 무엇보다 자부심과 감사의 마음이 든다. 두 차례나 네덜란드 대표팀을 이끌 수 있었던 것은 큰 영광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대표팀에서의 마지막이 이런 방식으로 끝나게 돼 더욱 가슴이 아프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 쿠만 감독은 "이번 결정은 쉽지 않았다"며 "월드컵이 이렇게 빨리 끝난 것은 매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모두는 이번 월드컵에서 역사를 쓰는 꿈을 꿨다. 하지만 그 꿈은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저보다 더 실망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대표팀 감독이라면 그 책임을 져야 한다. 저는 늘 그 책임을 느끼며 일했고 앞으로도 평생 그 책임감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칭스태프와 네덜란드축구협회, 뒤에서 묵묵히 일해 준 모든 관계자들, 그리고 제가 몸담았던 모든 클럽에도 감사드린다"며 "무엇보다 팬 여러분께 가장 큰 감사를 드린다. 네덜란드 대표팀 감독으로 조국을 대표할 수 있었던 것은 엄청난 영광이었다"고 밝혔다.

또 "물론 대표팀에서의 마지막을 월드컵 우승이라는 최고의 순간으로 장식하고 싶었다. 안타깝게도 그 꿈은 끝내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네덜란드는 우승 후보 가운데 하나로 평가 받았다. 조별리그에서는 일본, 스웨덴, 튀니지와 함께한 F조에서 2승 1무를 기록하며 조 1위로 무난하게 32강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특히 스웨덴을 상대로 5골, 튀니지를 상대로 3골을 터뜨리는 등 강력한 공격력을 과시하며 순항했다.

그러나 토너먼트 첫 경기에서 예상 밖의 결과가 나왔다. 네덜란드는 지난달 30일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모로코와의 32강전에서 120분 혈투 끝에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2-3으로 패하며 탈락했다.

네덜란드는 후반 중반 코디 각포의 선제골로 앞서가며 16강 진출을 눈앞에 뒀지만, 후반 추가시간 동점골을 허용하며 연장전으로 끌려갔다. 결국 승부차기에서 무너지며 월드컵 여정을 허무하게 마쳤다.
네덜란드는 월드컵 우승 후보 0순위까지는 아니지만 최소 8강 또는 4강까지는 충분히 바라볼 수 있는 전력을 갖춘 팀이다. 주장 버질 반 다이크(리버풀), 프랭키 더 용(바르셀로나), 미키 반 더 벤(토트넘) 등 뛰어난 선수들이 존재한다. 그런 만큼 모로코를 상대로 32강에서 탈락한 결과는 네덜란드 축구계 입장에서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성적이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결국 쿠만 감독은 모든 책임을 자신이 지겠다고 선언했다.

한편 쿠만 감독과 홍명보 감독 간의 싱크로율도 국내에서 화제다. 쿠만 감독 역시 홍 감독처럼 2018년~2020년, 2023년~2026년 두 차례 대표팀을 지휘했다.

전술 유연성에 한계를 보인 점과 지나치게 수비 지향적인 포메이션을 가져간 점도 비슷하다. 쿠만 감독은 3-4-3 포메이션을 지향하며 스리백을 통한 탄탄한 수비를 추구했으나 이 때문에 더 용과 흐라벤베르흐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모로코전에서는 5백을 사용해 제대로 된 공격 전개가 되지 못했다.

이밖에도 자국 레전드 선수라는 점, 기대 이하의 성적을 보인 점, 월드컵 탈락 직후 사퇴한 도 닮았다.
이번 대회에서는 월드컵 조기 탈락의 후폭풍이 거세게 이어지고 있다. 대한민국은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뒤 홍명보 감독이 자진 사퇴했고 체코와 튀니지 역시 성적 부진으로 감독 교체 작업에 들어갔다. 여기에 네덜란드까지 32강 탈락 직후 쿠만 감독이 스스로 물러나면서 월드컵 성적에 따른 지도자 교체 사례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아직 대회가 진행 중인 만큼 남은 토너먼트 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경질과 자진 사퇴가 이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