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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폭염에 양산 쓰고 에어컨 품귀, 일상 변화
아주경제
여름철 양산을 쓰던 아시아인을 낯설게 바라보던 유럽인들이 직접 양산을 들기 시작했고, 중국산 이동식 에어컨은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창문에 알루미늄 호일을 붙여 햇빛을 막는 모습도 흔해졌다. 기후변화가 유럽인의 여름 상식을 뒤흔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BBC 등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최근 폭염으로 거리 곳곳에서 양산을 쓰고 다니는 시민들의 모습이 눈에 띄게 늘었다. BBC가 공개한 영국 브리스틀 현장 사진에는 시민들이 강한 햇볕을 피하기 위해 양산을 사용하는 모습이 담겼다.
그동안 유럽에서는 비가 와도 우산을 잘 쓰지 않는 문화가 일반적이었다. 여름철 양산을 사용하는 한국이나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 문화에 대해 "왜 햇빛을 피하려 하느냐", "피부를 하얗게 유지하려는 것 아니냐"며 의아하게 바라보는 시선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연일 40도 안팎의 폭염이 이어지면서 양산은 더이상 낯선 물건이 아니라 체감온도를 낮추는 실용적인 폭염 대비용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그동안 양산을 보고 신기해하더니 결국 쓰게 됐다", "폭염 앞에서는 문화도 달라진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냉방기기 수요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럽에서는 설치가 간편한 중국산 이동식 에어컨 판매가 급증하면서 일부 제품은 품절 사태를 빚고 있다.
독일에서는 온라인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37% 증가했고, 스페인과 프랑스에서도 출하량이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역시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페인 등에서 에어컨 판매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컨이 없는 오래된 주택에서는 또 다른 '폭염 생존법'도 등장했다. 직사광선을 반사하기 위해 창문에 알루미늄 호일이나 차열 필름을 붙이고, 낮 동안 셔터와 창문을 닫아 실내 온도 상승을 막는 가정이 늘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냉방시설이 갖춰진 쇼핑몰이나 공공시설에서 더위를 피하는 모습도 흔해지고 있다.
유럽은 더 이상 '에어컨이 필요 없는 대륙'이 아니다. 기후변화로 폭염이 심해지면서 양산과 냉방기기, 차열용품 등 과거 아시아 국가에서 흔했던 여름철 생활방식이 유럽에도 빠르게 확산하는 현상이 일상화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