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강태구 기자] 홍명보 감독이 성의 없는 입장문 발표와 함께 후련하다는 듯 주머니에 손을 넣고 퇴장했고, 대한축구협회는 홍명보 감독 뒤에 숨었다. 홍명보 감독은 29일(한국시각)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결산 기자회견에서 입장문을 통해 사의를 밝혔다. 홍명보 감독의 사퇴 발표는 간단 명료했다. 홍명보 감독은 입장문을 통해 국민이 기대했던 결과를 만들지 못했다는 내용의 입장을 전하면서 감독직 사의를 표명했다. 홍명보 감독은 입장문을 빠르게 읽은 뒤 후련하다는 듯 주머니에 손을 넣고 퇴장했다. 또한 이번 홍명보 감독의 기자회견엔 질문과 답변으로 책임을 묻는 자리도, 한국 축구의 이번 실패를 설명하는 자리도 존재하지 않았다. 2년 동안 몸 담았던 감독직을 사퇴하는데, 입장문 하나 읽고 떠나는 것이 진정 맞는 행동인가. 심지어 이번 대표팀은 귀국 행사에서도 공식적인 자리가 없다. 한국은 지난 체코와의 1차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뒀지만, 멕시코와의 2차전에서 0-1로 패배한 것에 이어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최종전에서도 0-1로 무기력한 패배를 겪게 되면서 1승 2패(승점 3, 골득실 -1)를 기록, 조 3위로 조별리그를 마쳤다. 자력으로 32강 진출을 확정하지 못한 한국은 경우의 수에 놓이게 됐다. 물론 26일 경기 전까지 9개의 경우의 수 중 3개만 맞아 떨어지면 되는 상황이었기에 한국의 32강 진출 확률은 87.6%에 달했다. 하지만 26일 경우의 수 3가지가 모두 실패로 끝났고, 27일에서도 경우의 수 3가지 중 2가지가 불발됐다. 그리고 28일 마지막 경우의 수마저 외면하면서 조별리그 탈락으로 이번 월드컵 여정이 끝이 났다. 홍명보 감독에겐 2번째 월드컵 실패였다. 그는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1무 2패로 조별리그 탈락을 경험했고, 이번 북중미에서도 조별리그를 뚫지 못한 채 국민들에게 최악의 월드컵을 선사했다. 감독 한 명의 사퇴로 4년의 기다림을 덮을 순 없다. 그런데 이마저도 성의 없이 입장문 하나로 마무리 짓는 것을 어느 누가 받아드릴 수 있을까. 홍명보 감독의 선임 절차부터 시작해서 대표팀 운영, 본선 준비, 위기 관리까지 모두 무너진 한국 축구의 현실과 더불어 대한축구협회와 홍명보 감독이 내놓은 짧은 사퇴 ‘쇼’는 한국 축구의 민낯을 보여준다. 최악의 성적을 설명해야 하는 순간 홍명보 감독은 사퇴로, 대한축구협회는 그런 홍명보 감독의 뒤로 숨어버렸다. [스포츠투데이 강태구 기자 sports@stoo.com] 「가장 가까이 만나는, 가장 FunFun 한 뉴스 ⓒ 스포츠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