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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치안 경제 불안 속 우경화, 우파 집권 확산
아주경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시간) 아벨라르도 데 라 에스프리에야의 콜롬비아 대선 승리가 중남미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치 스타일과 정책 우선순위에 더 가까워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분석했다.
보도에 따르면 안데스 지역부터 중앙아메리카에 이르기까지 새 지도자들이 자유시장 경제정책과 강경 치안 전략을 앞세워 잇따라 집권하고 있다.
콜롬비아에서는 아벨라르도 데 라 에스프리에야 대통령 당선인이 마약 카르텔과의 전면전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볼리비아에서는 로드리고 파스 대통령이 20여 년간 이어진 좌파 중심 정치를 끝내고 집권한 뒤 연료 보조금 축소와 외환 규제 완화, 미국과의 관계 복원 등 친시장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칠레의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대통령도 불법 이민 차단과 범죄조직 단속을 전면에 내세웠고, 에콰도르의 다니엘 노보아 대통령은 마약 갱단 소탕 작전에 군을 투입했다. 또한 초국가적 범죄조직을 테러조직으로 규정하고 미국과의 정보·안보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페루에서는 보수 우파 성향의 게이코 후지모리가 강력한 치안 정책을 앞세워 부상했다. 그는 교도소의 군 관리와 조직범죄 재판의 판사 익명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후지모리는 경제 정책에서도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 및 역내 우파 정부들과의 협력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내세우고 있다.
중앙아메리카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온두라스의 나스리 '티토' 아스푸라 대통령은 중국과의 관계를 줄이고 대만과의 외교관계 복원을 추진 중이다. 코스타리카의 라우라 페르난데스 델가도 대통령도 불법 이민 단속과 조직범죄 대응을 위해 미국과의 공조를 강화하고 있다.
WSJ는 이 같은 우파 포퓰리즘 부상의 배경으로 조직범죄 확산과 경제 침체를 꼽았다. 마약 카르텔과 초국가적 범죄조직의 영향력이 커지고 생활비 부담이 장기화하면서 유권자들이 강한 법질서 회복을 약속한 정치인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정치 지형 변화는 트럼프 행정부에도 호재로 평가된다. 강력한 이민 단속과 마약 퇴치를 위한 공동 작전에 협력하려는 중남미 지도자들을 파트너로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중남미 우파 지도자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그는 트루스소셜에 데 라 에스프리에야를 향해 "미국과 강력한 관계를 구축하자"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과도 우호적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중남미 전체가 우파 진영으로 기운 것은 아니다. 역내 최대 국가인 브라질과 멕시코는 여전히 좌파 정부가 이끌고 있다. 그러나 오는 10월 4일 브라질 대선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아들 플라비우 보우소나루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을 꺾을 경우 중남미의 우경화 흐름은 한층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