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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SK하이닉스 호남 반도체 패키징 공장 검토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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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맞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호남권 반도체 생산 거점 구축을 검토하면서 국내 반도체 산업 지형에 변화가 예상된다. 수도권에 집중된 반도체 투자와 산업 인프라를 지방으로 일부 분산해 국가 균형발전과 산업 경쟁력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의지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호남 지역 반도체 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광주와 전북 새만금을, SK하이닉스 역시 광주와 전남 무안을 후보지로 놓고 첨단 반도체 패키징(후공정) 생산시설 구축을 고심 중이다. 삼성전자가 호남 지역에 반도체 생산시설을 구축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수도권과 충청권에 집중된 생산 거점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신규 투자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국내 반도체 산업의 성장 과실은 수도권에 집중돼 왔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를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졌고, 관련 협력사와 연구개발(R&D) 인력, 장비·소재 기업들도 수도권에 집결했다. 반도체 산업이 국가 경제를 떠받치는 핵심 산업으로 성장했지만 지역 간 산업 격차는 확대됐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런 상황에서 호남권 투자는 국가 균형발전 측면에서 의미 있는 시도라는 평가다. 특히 최근 AI 반도체 수요 폭증으로 생산시설 확대 필요성이 커지면서 수도권 전력과 용수 공급 여력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는 점도 지방 분산 논리에 힘이 실린다. 

일례로 경기 지역 전력 자립도는 60%에도 미치지 못하는 반면 전남은 국내 최대 재생에너지 생산 지역으로 꼽힌다. 태양광과 해상풍력 발전단지가 집중돼 있어 향후 RE100(재생에너지 100%) 대응과 전력 확보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지역이다. 

지역 산업 생태계 육성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광주에는 이미 반도체 후공정 기업 앰코테크놀로지가 생산기지를 운영하고 있고, 호남 지역은 첨단산업 유치를 위한 산업단지와 에너지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투자가 현실화하면 장비·소재 협력사와 관련 기업들의 추가 투자가 이어지면서 호남권이 국내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한 축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이번 투자가 수도권 중심의 반도체 클러스터를 대체하는 것은 아니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두 회사가 검토하는 공장은 최첨단 회로를 웨이퍼에 새기는 전공정 공장이 아니라 패키징 중심의 후공정 생산기지이기 때문이다.

전공정은 연구개발 조직과 생산라인, 장비업체가 긴밀하게 연결돼 있어 수도권 클러스터를 벗어나기 쉽지 않다. 반면 패키징 공정은 상대적으로 입지 제약이 적고 전력 부담도 낮아 지방 분산이 가능한 분야다. 실제 미국과 대만 등 주요 반도체 강국들도 핵심 연구개발과 전공정은 특정 클러스터에 집중하면서 후공정 생산기지는 지역별 분산 전략을 취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첨단 패키징은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전공정과 비교하면 지역 분산에 따른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다"며 "기업 입장에서도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지역 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현실적인 선택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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