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23 읽음
사관학교 통합 추진, 4년제 교육 단절 및 질 저하 우려
BEMIL 군사세계
2
4년제 ‘사관학교 통합’의 아이러니(IRONY)

- 기존 4년제 3개 사관학교가 2년제 4개 사관학교 과정으로 비효율적 개편

- 1·2학년과 3·4학년 과정의 단절, 사관생도 교육의 질적 하락 우려

현재 대한민국 사관학교는 ‘사관학교 설치법 2조’를 근거로 4년제 교육을 기본으로 한다. 그리고 서울지역 육군사관학교와 청주지역 공군사관학교 그리고 진해지역의 해군사관학교는 별도의 시설과 특성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사관생도 교육을 내실있게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이재명 국민주권정부가 출범한 이후 사관학교 통합이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다. 통합의 명분으로 ‘합동성’과 ‘우수인력 획득’을 앞세웠지만 공감대를 확산시키지 못하고 있다. 사관학교를 통합하는 것만으로 그러한 소중한 가치들을 기계적으로 얻어낼 수 없기 때문이다.

3군 사관학교를 통합해야 한다는 논의가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다.

2010년 천안함 폭침사건 이후 군의 합동성 부족을 통탄하면서 그에 대한 개선대책으로 사관학교 통합 즉 ‘국군사관학교’라는 단어까지 등장한 바있다. 타군의 작전을 이해하지 못하면 최상의 전투력을 발휘할 수 없기 때문에, 사관생도 시절부터 육해공군 통합교육이 절실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국군사관학교는 군 내부의 공감대 부족으로 힘을 얻지 못하고 사라졌다. 우리 군의 롤모델이자 세계 최강군대를 유지하고 있는 미국 사관학교들이 각 군 독자적으로 운영하면서도 최고 수준의 합동성을 구현하고 있다는 현실이 통합논의를 약화시킨 요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관학교가 통합의 대상으로 다시 등장했는데, 궁극적으로 사관생도 교육 프로그램 및 국방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다면 진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사관학교 통합은 1학년부터 4학년까지 육해공군의 약 3천명 사관생도들이 한 지역으로 집결, 동일한 공간에서 생활하는 모습을 연상하게 된다.

그런데 현 정부에서 염두에 두고있는 것은 육·해·공군을 구분하지 않고 신입생도를 선발, 새로운 사관학교 시설에서 2년 동안 공통 교육을 하되 2학년 후반기가 되었을때 개인이 군을 선택하는 것이다. 이후 3·4학년은 기존의 육사·해사·공사지역으로 이동하여 특화된 전공교육을 받도록 하는 방식인데, 다만 육사는 지금의 서울이 아니라 지방으로 이전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그런데 여기에서 가장 부담스런 상황을 직면하게 된다.

통합사관학교에 합격을 하게되면 아마도 대전지역의 신규시설에서 2년동안 교육을 받게되는데, 사관생도들은 1학년때 2학년 또는 2학년때 1학년하고만 생도생활을 함께하게 된다. 추후 기존의 사관학교로 이동을 하게되어도 3학년때 4학년 또는 4학년때 3학년하고만 대면을 하게될 것이다.

쉽게말해서 4년제 사관학교임에도 불구하고 1학년 생도가 3 · 4학년 선배생도를 만나거나 배울 기회가 원천적으로 사라져버린다.

현재 사관학교는 육해공군을 불문하고 4년간 교육을 받으면서 각 학년별도 고유한 경험을 하며 장교로서의 성숙함을 완성시켜 나가고 있다. 일반대학 역시 그러한 배경에서 4년 학사학위 과정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결국 현재 논의되고 있는 통합사관학교 방식은 2년제 사관학교를 두 번 다니는 모습으로 귀착될 것 같다. 입학 이후 2년만에 새롭게 적응해야하는 사관학교는 기존의 2년 과정과 단절될 가능성이 높고, 교수진을 비롯한 모든 환경도 달라지기 때문에 교육성과를 기대하는 것도 쉽지않아 보인다.

그리고 굳이 합동성을 따진다면 1 · 2학년보다 3 · 4학년을 함께 생활하는 것이 더 합당한 것 아닐까. 1, 2학년은 장교의 사명감 및 군사전략과 전술차원에서 모든게 생소한 시기라서 합동성을 거론하는 자체가 과도한 기대일 것 같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기존보다 사관학교 과정이 하나 더 창설됨으로인해 발생하는 인력과 시설, 비용의 증대가 사관생도 교육환경을 더 열악하게 만드는 비정상이 될 것 같아 우려된다. 조급한 정책결정의 시행착오를 비롯한 감수해야할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

너무 일방적으로 급하게 추진하다보니 일각에서는 사관학교 통합에 다른 배경이 있다는 의심이 머리를 들고있다. 12.3 불법계엄을 모의하고 가담한 주요 인사들이 육사 출신 현역 지휘관과 예비역 장군이었다는 차원에서, ‘사관학교 통합’이라고 쓰지만 결국 ‘육사 지우기’라고 해석되는 것이다. (끝)

엄효식 KODEF 방산안보실장 / 한국대드론산업협회 이사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