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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청노조 교섭 인정, 원청 사용자성 확대에 재계 긴장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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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원청 기업이 하청 노동조합과 교섭에 나서라는 노동위원회의 판정이 쏟아지면서 재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 들어 '노(勞) 편향' 인사인 박수근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이 등판했을 때부터 예견된 결과라는 반응이 나온다.

박 위원장은 '민주 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출신 노동법학자로, 2021년 사회적 파장이 일었던 CJ대한통운 택배기사의 원청 사용자성을 인정한 첫 판정을 주도한 바 있다. 대기업들의 교섭 의무가 직접 고용 노동자뿐 아니라 협력업체 전반으로 확산하는 '노무 리스크'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16일 산업계에 따르면 전날 울산지방노동위원회는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현대차 하청 노조 10곳이 제기한 교섭요구 사실공고 시정신청 사건에서 처음으로 '인정' 판정을 내렸다. 공장과 연구소의 분류·운반 업무 담당자, 구내식당 노동자, 판매대리점 카마스터 등이 대상이다.

같은 날 중앙노동위원회도 하청 급식업체 월리브지회에 대한 한화오션의 원청 사용자성을 인정했다. 이 밖에 포스코(17일), 고려아연(19일), SK에코플랜트·현대엔지니어링(23일), 현대제철(24일) 등도 이달 중노위의 관련 결정을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비생산직 하청 근로자에 대한 원청 사용자성이 광범위하게 인정되고 있는 게 핵심이다. 익명을 요구한 대기업 A사 노무 담당 임원은 "본업은커녕 시설관리, 경비, 급식, 보안, 물류 등 예측 범위를 넘어서는 분야까지 교섭 리스크가 커지면서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다"며 "균형을 잡아야 할 중노위가 갈등 양상을 복잡하게 만드는 중"이라고 지적했다.

자동차·조선·철강 등 국내 핵심 산업은 1차, 2차 이후 하청으로 이뤄진 '다단계 구조'를 통해 생산 효율성을 높여 왔다. 경기 변동성이 큰 제조업 특성과 고도 압축 성장, 평생 고용 등을 요구하는 대기업의 강성 노조 등이 복잡하게 얽힌 결과다.

다단계 하청 구조는 한국식 제조업 문화에서 국가와 기업이 생존을 위해 만들어 낸 일종의 고육책인 만큼 최근의 급진적인 친노조 시각은 불합리하다는 게 재계 지적이다. 하청 노조와의 교섭 분쟁으로 공장이 멈춰 서는 일이 잦아지면 납기 지연과 품질 관리 등에 치명타를 입어 'K-제조업'의 신뢰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중노위가 편향된 시각에서 벗어나 현실적이고 신중한 접근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한 재계 관계자는 "중앙과 지방 노동위의 판정에 대해 제조업 성장 구조를 모르는 탁상공론이라는 불만이 많다"며 "박 위원장도 노동법학자로서는 이상을 추구할 수밖에 없겠지만 공직자인 만큼 일자리 창출, 기업의 상황, 국가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전반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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