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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을 재보궐 패배로 조국 퇴진, 친문계 추미애 대안 부상
투데이신문
특히 진보 진영에서 이번 선거를 복기할 때 평택을의 변수를 상당히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조국 조국혁신당 전 대표가 더불어민주당의 양보와 함께 이번 재보궐에서 당선되었더라면 진보진영은 통합에 한 걸음 더 다가서며 정권 재창출의 가능성을 더욱 높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김어준 유시민 등이 민 친문주자 조국 전 대표는 온갖 오물을 뒤집어쓰고 3위로 씁쓸하게 퇴장했습니다. 조국의 정치적 재기는 상당히 어려울 것입니다. 이번 선거에서 조국은 자신의 모든 약점을 노출했고 그것이 민심의 냉정한 평가를 받았습니다.
사실 선거 과정에서도 ‘조국이 독자적인 정치력과 대권 가능성을 보여주지 않으면 김어준 등의 친문 진영이 냉정하게 버릴 것’이라는 말들이 나돌았습니다. 그리고 조국 대신 다른 대권주자를 찾아서 다시 대오를 재정비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습니다.
조국은 예상보다 클릭 소구력이 약했고 이번 선거에서 스스로가 안고 있는 한계와 약점을 노출하고 말았습니다. 검찰개혁의 희생자라는 콘텐츠는 지난 22대 총선 때의 조국당 비례대표 대박으로 사실상 그 효용성이 다했습니다.

한때 친문 진영의 차세대 주자로 거론됐던 조국은 이번 선거를 계기로 사실상 아웃됐습니다. 정치적 재기를 하더라도 다가올 차기 대선이 아닌 차차기쯤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당장 차기 대권을 노리기에는 현실적 한계가 분명해졌습니다. 친문 진영 입장에서도 조국 한 사람에게만 미래를 걸 수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문제는 대체재입니다. 사실 한국 정치는 오랫동안 유력 대권주자를 중심으로 움직여 왔습니다. 대부분의 정치 세력은 결국 ‘차기 권력’이라는 태양을 중심으로 결집합니다. 김어준 유시민 등의 장외 스피커들과 친문진영이 정치결사체로서 존재하려면 그 에너지원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친문계는 일종의 계파이기도 하지만 정치적 이익 공동체입니다. 김어준은 친문진영을 뒷배 삼아 수백억원의 유튜브 채널 자산가로 떠올랐습니다. 김어준은 친문 세력의 강력한 후원이 없었다면 파리에서 레스토랑까지 차릴 정도의 재력가로 떠오르지 못했을 것입니다.
김어준을 중심으로 한 친문계열 유튜버들은 장외에서 여론을 조성하고 정치행위를 하지만 동시에 그들은 ‘클릭 업자’들이기도 합니다. 말로 돈을 버는 사람들입니다. 아이돌그룹이 끊임없이 팬들을 유지하기 위해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고 헤리티지를 쌓아가는 것과 유사하게 친문진영도 그들의 이익과 비즈니스를 지속시켜줄 새로운 마케팅 도구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다음 대권 판에서는 노무현-문재인에 이어 조국을 내세워 또한번 판을 크게 벌이려 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평택을에서 그들의 바람은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할 수 없이 ‘다음 타자’를 찾아나서야 합니다.
그렇다면 평택을로 조국이 사실상 아웃되었다면 그 다음 대안은 과연 누구일까요. 지난 6월 15일 방영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그 단초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김어준이 선거 뒤 일주일 휴가를 파리로 간 뒤 복귀한 첫날 방송입니다.
이 자리에서 친문으로 분류되는 최민희 의원이 뜬금없이 ‘추미애 예찬’을 쏟아냈습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 당선인과의 선거 운동 이야기를 하다가 그가 최근 봉하마을과 양산을 방문한 사실을 공개한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최 의원은 후단협 사태 이후 20여 년간 이어져 온 추 당선인과 노무현 전 대통령 사이의 악연이 이번에 비로소 ‘해원(解冤)’됐다는 취지의 설명을 내놓았습니다. 최 의원은 추 당선인의 봉하마을 방문을 설명하며 “노무현 대통령과 관련된 많은 사연이 어느 정도 일단락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일견 추 당선인이 경기도 지사 선거에 승리하며 차기 대권 주자로서의 면모를 보인 것에 대한 정치적 공치사 같기도 하지만 그를 ‘노무현 배신자’의 족쇄에서 공식적으로 풀어주려는 시도로도 읽혔습니다.
추미애 당선인은 오랫동안 친문 진영과 복잡한 관계를 유지해 왔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문제부터 문재인 정부 법무부 장관 시절의 검찰개혁 갈등까지 적지 않은 정치적 앙금이 있었습니다. 그런 인물이 봉하와 양산을 잇달아 방문하고 친문계 핵심 인사들이 공개적으로 화해와 통합의 의미를 강조했다는 점은 분명한 정치적 신호라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다만 변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추미애 본인의 선택이 중요합니다. 정치적 인연만 놓고 보면 친문과의 접점이 많지만 최근 수년간의 행보를 보면 오히려 친명계에 더 가까워졌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더구나 추미애가 굳이 세력이 약해진 친문 진영의 깃발을 들 필요가 있느냐는 현실론도 존재합니다. 현재 민주당 권력구조는 친명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고 차기 권력 구도 역시 이재명 대통령의 세팅대로 김민석-강훈식의 양자 대결로 좁혀지는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추 당선인은 이번에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승리하게 되면서 김민석-강훈식의 뒤를 잇는 유력한 대권 주자로 떠올랐습니다. 추 당선인으로서는 김민석-강훈식 등과 경쟁해서 민주당의 확실한 대권 주자로 발돋움하는 게 더 나을 수 있습니다.

조국 이후 친문 진영이 새로운 태양을 찾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김어준이 선거 뒤 파리에 다녀온 것도 새로운 친문 대권주자 발굴 차원은 아니었을지 궁금해지는 대목입니다.
사실 추미애가 친문의 태양이 될지는 여전히 미지수입니다. 최근 봉하와 양산에서 시작된 화해의 제스처가 단순한 정치적 이벤트에 그칠지, 아니면 새로운 권력 재편의 출발점이 될지는 앞으로 추미애의 행보가 말해줄 것입니다.
친문계 인사들은 지금도 노무현-문재인의 정치적 자산을 지키는 데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조국이 무너지면 “누가 그 상징 자산을 계승하느냐”는 질문을 자연스럽게 할 수밖에 없습니다.
과연 친문이 세우려는 새로운 태양은 누구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