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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촉감 완구 열풍, 스트레스 해소와 안전 주의
위키트리
도매시장 매대에는 과거부터 꾸준히 인기를 끈 슬라임과 말랑이 외에 촉감을 한층 다양화한 슬랑이, 왁뿌볼 등이 전면에 진열됐다. 유튜브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번진 촉감 완구 열풍이 MZ세대의 취향을 저격하며 성인들을 도매시장으로 이끌었다. 촉감 완구 인기에 따른 젊은 이용객 급증으로 소매 수요가 폭발하면서 현재 도매시장은 물량을 감당하기조차 버거운 상태다.
매대에 놓인 제품을 살펴보는 방문객 가운데는 2030세대 여성 비중이 뚜렷하게 높았다. 젊은 여성 소비층이 촉감 완구 제품을 가장 많이 구매하는 추세다. 이러한 흐름은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은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번져 완구거리를 찾은 외국인들이 제품을 직접 만져보고 인증샷을 남기는 놀이 문화를 공유했다. 소비자들은 제품을 주무를 때 손끝에 전해지는 자극에서 도파민 분출과 기분 전환 효과를 얻고, 큰돈을 들이지 않고 확실한 행복을 누리는 경험 소비 행태를 보인다.
성인들이 선택한 유행 아이템은 입고와 동시에 빠르게 판매로 연결된다. 최근 리세일 시장 확대로 포켓몬 카드 열풍이 불면서 일부 매장에는 조기 품절 안내문이 붙었다. 키보드 모양 클리커인 키캡 완구 역시 특유의 딸깍거리는 소리와 LED 조명 효과를 앞세워 1020세대의 스트레스 해소용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손으로 쥐었다 놓으면 천천히 원래 모양으로 복원되는 말랑이의 인기도 뜨겁다. 지난 7일 구글 트렌드 기준 말랑이 검색량은 최고치인 100을 기록했으며 각종 SNS에서도 관련 게시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피젯 토이가 아동용 장난감을 넘어 성인들에게 인기를 끄는 배경에는 현대인들의 높은 스트레스가 자리 잡고 있다. 질병관리청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스트레스 인지율은 40대가 35.1%로 가장 높았고 30대(34.7%), 20대(30.3%) 순으로 나타났다. 주요 스트레스 원인으로는 직장생활(25.7%)과 경제적 문제(25.0%)가 상위권에 올랐다. 누르기만 해도 스트레스가 풀리고 마음이 편안해지며 왁뿌볼을 부수는 소리가 중독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장난감이 지친 직장인들의 심리적 진통제 역할을 맡게 된 셈이다. 손끝의 촉감과 소리, 반복적 움직임에서 위안을 찾는 성인이 늘어났다는 사실은 현대인의 피로와 불안이 일상 깊숙이 스며들었음을 방증한다.
어른들의 작은 도피처가 된 피젯 토이 유행의 이면에는 우려되는 부작용도 존재한다. 제품 안전성 문제가 제기된다. 슬랑이, 왁뿌볼, 키캡 등 제품 대다수가 중국에서 제조돼 국내로 유통된다. 슬랑이를 비롯한 일부 촉감 완구는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만드는 화학 첨가제인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용출될 위험이 있어 입에 넣지 말라는 경고 문구가 적혀 있다. 프탈레이트는 대표적인 내분비계 교란 물질인 환경호르몬으로 인체에 축적되면 갑상선 기능 이상이나 생식 기능 저하를 유발한다. 호흡기와 피부로도 체내에 흡수될 수 있어 제품을 만진 후에는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고 음식을 섭취해야 안전을 지킬 수 있다.
심리적 측면의 위험성도 존재한다. 전문가들은 피젯 토이가 일종의 회피 기제가 돼 일시적인 위안에만 기대면 불안을 스스로 관리하고 통제하는 능력을 기를 기회를 상실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신체적인 부담도 뒤따른다. 키캡을 반복해서 누르는 행동은 손가락과 손목 관절에 무리를 준다. 엄지손가락을 과도하게 사용하면 엄지 밑부분 힘줄에 염증이 생기는 건초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를 스마트폰 과다 사용 증상과 유사한 '피젯 핑거(Fidget Finger)' 통증이라 부른다. 스마트폰 사용량이 많고 키보드를 자주 치는 직장인들이 키캡 완구까지 수시로 사용하면 피젯 핑거 통증에 더욱 취약해질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