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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트리중앙 메가박스 회생 신청, 주식 거래 정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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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JTBC 사옥. / 뉴스1

월드컵 중계권이라는 대형 호재도 위기를 막지 못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선전으로 관련 주가가 급등했던 콘텐트리중앙이 불과 사흘 만에 주식 거래가 정지됐고, 국내 대표 멀티플렉스 영화관 메가박스 운영사까지 법원에 회생을 신청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JTBC의 206억원 디폴트에서 시작된 중앙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방송과 콘텐츠, 영화관 사업 전반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콘텐트리중앙이 전날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와 보전처분, 포괄적 금지명령을 신청했다. 콘텐트리중앙의 핵심 자회사이자 국내 멀티플렉스 체인 메가박스 운영사인 메가박스중앙도 같은 날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회사 측은 공시를 통해 신청 사유를 "경영 정상화 및 향후 계속기업으로서의 가치 보존"이라고 밝혔다.

회생절차 신청에 따라 콘텐트리중앙 주식은 이날부터 유가증권시장에서 거래가 정지됐다. 거래 정지는 법원의 회생절차 개시 여부가 결정될 때까지 이어진다.

이번 사태의 출발점은 JTBC의 디폴트다.

JTBC는 지난 12일 미르제이차 56억원, 제일티비씨제이차 150억원 등 총 206억원 규모의 유동화 차입금 원리금을 만기일에 상환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유동화 차입금은 기업이 보유한 자산이나 미래 매출채권 등을 기초로 조달한 자금이다.

기업이 적자를 내는 것과 디폴트는 다르다. 적자를 기록해도 현금이나 차입을 통해 채무를 갚을 수 있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반면 디폴트는 약속한 날짜에 원금이나 이자를 실제로 상환하지 못한 상태를 뜻한다. 기업 신용도에 치명타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JTBC는 디지털 플랫폼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중심으로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면서 TV 광고 시장이 크게 위축된 점을 디폴트의 배경으로 설명했다. 한때 방송사 수익의 핵심이었던 광고 매출이 감소하면서 자금 압박이 심해졌다는 것이다.

신용평가사들은 즉각 반응했다.

NICE신용평가는 JTBC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BBB(부정적)에서 CCC로 하향 조정했다. 단기신용등급 역시 A3에서 C로 낮췄다. 한국기업평가도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BBB에서 BB로, 기업어음과 전자단기사채 신용등급을 A3에서 B로 하향 조정했다.

주목할 점은 위기가 JTBC에만 국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NICE신용평가는 같은 날 중앙일보의 장기신용등급도 BBB에서 BB-로 하향 조정했다. 단기신용등급 역시 A3에서 B-로 낮췄다. JTBC의 유동성 문제가 그룹 전체의 재무 안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로 중앙그룹은 이미 상당한 재무 부담을 안고 있는 상태다. NICE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중앙홀딩스와 JTBC, 콘텐트리중앙 등을 합친 그룹 총차입금은 약 2조8000억원에 달한다.

중앙일보 역시 지난해 말 기준 총차입금 2887억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계열사에 제공한 지급보증 규모도 225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JTBC의 신용위험이 계열 전반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번에 회생을 신청한 콘텐트리중앙 역시 적지 않은 재무 부담을 안고 있었다.

콘텐트리중앙은 드라마 제작사 SLL을 중심으로 방송·영상 콘텐츠 사업을 영위하는 중앙그룹의 핵심 콘텐츠 계열사다. 업계에 따르면 SLL중앙 전환우선주 매입과 관련한 1700억원 규모의 부담을 안고 있으며, 이매지너스 지분 매입 관련 자금 부담과 전환사채 상환 부담도 남아 있는 상태다.

함께 회생을 신청한 메가박스중앙 역시 그룹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다.

메가박스중앙은 단순히 영화관 브랜드를 보유한 회사가 아니라 전국 메가박스 극장을 운영하는 법인이다. 영화관 사업뿐 아니라 영화 투자·배급, 키즈 엔터테인먼트 사업 등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극장 산업이 구조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OTT 시장 성장으로 관객 감소 현상까지 이어지면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공교롭게도 콘텐트리중앙은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월드컵 수혜주로 주목받았다.

지난 12일 콘텐트리중앙 주가는 하루 만에 12.5% 급등했다. JTBC 계열 피닉스스포츠가 국제축구연맹(FIFA)과 계약한 2026 북중미 월드컵 중계권이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결과였다.

피닉스스포츠는 콘텐트리중앙이 약 59.4%의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다. 업계에서는 해당 중계권 확보에 약 1억2500만달러, 우리 돈 약 1900억원이 투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월드컵이라는 초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가져다줄 기대감도 당장의 유동성 위기를 막지는 못했다.

시장에서는 특히 '회생절차'라는 단어에 주목하고 있다.

회생절차는 흔히 파산과 같은 의미로 오해되지만 법적으로는 전혀 다르다. 파산이 기업을 청산하는 절차라면 회생은 기업을 살리는 절차다.

기업이 회생을 신청하면 법원은 우선 해당 기업의 자산과 부채, 영업 현황 등을 조사한다. 이후 채무 일부를 감면하거나 상환 기간을 연장하는 내용 등을 담은 회생계획안을 마련하게 된다. 채권자 동의와 법원 인가를 거치면 기업은 계획에 따라 채무를 갚으면서 영업을 계속할 수 있다.

이번에 함께 신청된 보전처분과 포괄적 금지명령 역시 회생을 위한 안전장치다.

보전처분은 회사 자산이 임의로 처분되는 것을 막는 조치다. 포괄적 금지명령은 채권자들이 개별적으로 가압류나 강제집행에 나서는 것을 제한한다.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 회사는 일단 급한 자금 압박에서 벗어나 회생계획 수립에 집중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다만 회생 신청이 곧 회생 성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법원이 회생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면 신청이 기각될 수도 있다. 회생절차가 개시되더라도 구조조정과 자산 매각, 신규 투자 유치 등 여러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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