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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현 대우건설 대표 연임, 안전·수익성 경영 가속
한국금융신문
김보현 대우건설 대표이사를 따라다니는 대표적인 수식어다. 군 출신 경영인이라는 이색 경력에

하지만 최근 평가는 달라지고 있다. 김 대표를 설명하는 키워드가 군 경력이나 오너가 배경보다 안전경영·수익성 중심 경영·해외사업 확대·스마트건설 전환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은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김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김 대표의 임기는 2029년 3월까지다. 건설경기 침체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위축, 원가 부담 확대 등 어려운 환경 속에서 이뤄진 연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그룹이 김 대표에게 다시 3년을 맡긴 것은 체질 개선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이어가라는 주문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1966년 전남 장흥 출생으로 공군사관학교를 졸업했다. 1988년 공군 장교로 임관한 뒤 제19전투비행단장, 방위사업청 지휘정찰사업부장, 항공기사업부장 등을 거치며 32년간 군에 복무했다. 공군 준장으로 예편한 뒤에는 한국형 전투기(KF-21) 사업 지원 업무를 맡았고, 이후 언론사 경영진을 거쳐 대우건설에 합류했다.
그는 중흥그룹의 대우건설 인수 과정에서 단장 역할을 한 뒤 대우건설 경영지원본부장과 총괄 부사장을 거쳐 대표이사에 올랐다. 3500시간이 넘는 무사고 비행 기록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김 대표는 안전과 리스크 관리를 중시하는 CEO로 평가받는다. 취임 이후 행보에서도 현장 중심의 지휘관 리더십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군에서 쌓은 경험은 현재 경영 철학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평가다. 복잡한 조직을 운영하고 위험 요소를 관리해야 하는 군 지휘관의 역할과 대형 건설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건설사 CEO의 역할 사이에는 공통점이 적지 않다. 실제로 김 대표는 취임 이후 현장 점검과 리스크 관리, 조직 기강 확립 등을 꾸준히 강조해 왔다.
김 대표 취임 이후 대우건설의 가장 큰 변화 가운데 하나는 안전경영 강화다. 건설업 특성상 안전사고는 공정 지연과 비용 증가, 기업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김 대표는 안전을 단순한 산업재해 예방 차원이 아니라 기업 경쟁력과 직결되는 요소로 보고, 수차례 현장을 방문하며 이를 모든 경영 활동의 전제 조건으로 강조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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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은 최고안전책임자(CSO) 조직을 강화하고 본사와 현장을 연결하는 안전관리 체계를 확대했다. 현장 점검 인력을 늘리고 협력사에도 동일한 안전 기준을 적용하는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공정 전환 구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추락·붕괴 등 중대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업계에서는 김 대표가 안전과 공정 관리, 현금흐름을 하나의 경영 축으로 묶어 보고 있다고 평가한다. 주요 현장을 직접 방문해 공정 진행 상황과 위험요인을 함께 점검하는 방식도 이런 경영 기조와 맞닿아 있다.
실제로 대우건설은 안전 조직을 강화하는 동시에 현금성 자산 확보와 유동성 관리에도 힘을 쏟아 왔다. 건설업 특성상 안전 문제가 공정 차질로 이어지면 곧바로 수익성과 현금흐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가 안전을 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는 배경 역시 여기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대표 체제의 또 다른 키워드는 수익성 중심 경영이다. 대우건설은 2025년 지방 미분양 사업장과 일부 해외 현장의 원가 부담을 선제적으로 반영하며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다. 연결 기준 매출은 8조546억원, 영업손실은 8154억원, 당기순손실은 9161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시장에서는 김 대표 취임 후 2025년 실적에 각종 잠재 리스크를 선제 반영한 것을 두고 '빅 배스' 성격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수익성 위주의 사업 선별 전략을 강화했다. 김 대표 역시 외형 확대 경쟁보다 사업성 검증과 현금 창출 능력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경영 기조를 가다듬었다.
대우건설이 올해 신규 수주 목표를 18조원, 매출 목표를 8조원으로 제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주택과 도시정비가 여전히 실적의 중심이지만, 분양시장 변동성이 커진 만큼 미분양 위험과 원가 부담을 함께 따지는 선별 수주 기조가 중요해지고 있다. 수주 자체보다 이익률과 리스크를 동시에 살피는 방식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는 셈이다.
대우건설이 제시한 올해 목표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지난해 대규모 손실을 반영한 이후 처음 맞는 본격적인 경영 성적표이기 때문이다. 올해 실적은 김 대표가 강조해 온 수익성 중심 경영과 리스크 관리 전략이 실제 성과로 이어졌는지를 보여주는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김 대표의 현장형 경영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는 가덕도신공항 사업이다. 그는 올해 3월 직접 가덕도를 찾아 공항 예정지와 해상 매립 구간을 점검하고, 임직원들에게 국책사업의 상징성을 유념하면서 안전을 최우선으로 공기 준수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우건설 컨소시엄은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 수의계약 예비대상자로 기본설계 단계에 들어갔다. 김 대표는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을 방문해 사업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총사업비 10조7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국책사업인 만큼 향후 수행 성과는 김 대표 리더십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전망이다.
해외사업도 두 번째 임기의 핵심 과제다. 대우건설은 투르크메니스탄 미네랄 비료플랜트 사업으로 중앙아시아 시장에 처음 진출했다. 해당 사업은 7억8400만달러, 약 1조원 규모다. 이라크 알포 신항만 사업도 주요 해외 프로젝트로 꼽힌다.
원전 분야에서는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사업이 주목된다. 대우건설은 '팀 코리아' 일원으로 시공 분야 참여가 예상되는 기업이다.
향후 도급계약 체결 여부와 사업 수행 역량이 주요 관심사다. 회사는 원자력사업단을 CEO 직속 조직으로 개편하며 원전 사업 확대 의지를 드러냈다. 이는 주택 중심 사업구조를 인프라·에너지·원전 분야로 다변화하려는 전략과 맞물려 있다.
대우건설이 올해 제시한 신규 수주 목표 18조원 달성 여부 역시 해외사업 성과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국내 건설시장 성장 여력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중동과 중앙아시아, 원전 및 인프라 시장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김 대표 역시 수익성이 검증된 해외 사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김 대표가 힘을 싣는 분야는 스마트건설이다. 대우건설은 스마트건설얼라이언스 제3기 의장사를 맡아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건설산업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의장사 취임사를 통해 "AI는 선택이 아닌 국가적 과제이자 건설산업의 새로운 성장엔진"이라며 "건설산업이 데이터 기반 산업으로 전환될 때 더 안전하고 효율적인 미래 인프라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대우건설은 BIM, AI 기반 안전관리, 디지털 공정관리, 건설 자동화 기술 확대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올해에는 스마트건설 기술 적용 성과를 공유하는 행사도 열며 현장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 조직 개편에서도 스마트건설 기능을 강화했다. 원전과 안전, 스마트건설을 미래 성장의 주요 축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스마트건설은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김 대표가 강조하는 안전·수익성 관리와도 연결된다. 공정 데이터를 정밀하게 관리하면 현장 위험을 줄이고 공기 지연 가능성을 낮출 수 있으며, 원가·품질 관리에서도 디지털 기술의 활용 폭이 넓어지고 있다.
건설현장의 생산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높이는 수단이라는 점에서 스마트건설은 대우건설의 중장기 경쟁력을 가를 변수로 꼽힌다.
결국 김 대표의 두 번째 임기는 해외 수주 확대·가덕도신공항 사업 수행·원전 사업 확대·스마트건설 고도화·정비사업 경쟁력 회복·현금흐름 개선 등 구체적인 경영 성과로 평가받게 된다. 공군 준장 출신이라는 이력과 오너 일가라는 배경보다 성적표가 중요해진 셈이다.
연임으로 확보한 3년 동안 김 대표가 안전·수익성 중심 경영과 해외사업 확대 전략을 얼마나 성과로 연결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조범형 한국금융신문 기자 chobh06@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