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8 읽음
서울시장 5선, 구청장 17곳 민주당 탈환 이중구조
한국금융신문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2022년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17개 구를 확보하며 서울 자치권을 장악했던 것과 비교하면, 4년 만에 기초단위 권력이 다시 민주당 쪽으로 이동한 셈이다. 민주당은 당초 20곳 이상 확보를 목표로 했지만, 실제 결과는 17곳에서 당선이 확정되며 ‘절반 성공’에 그쳤다. 반면 국민의힘은 핵심 지역 방어에는 성공했으나 외연 확장에는 실패했다. 결과적으로 서울은 시장직은 보수 유지, 구청장은 진보 확장이라는 구조적 균형 상태에 들어섰다.
이번 선거에서는 ▲김미경 은평구청장 ▲류경기 중랑구청장 ▲박준희 관악구청장 ▲이승로 성북구청장 등 4명의 민주당 소속 구청장이 나란히 3선 고지에 올랐다. 3선은 지방자치단체장이 오를 수 있는 사실상 최고 연임 기록으로, 이들 모두 민선 7기부터 12년 연속 주민들의 선택을 받게 됐다.
가장 주목받은 인물은 김미경 은평구청장이다. 김 구청장은 61.16%(15만3576표)의 득표율로 당선되며 서울 자치구 역사상 첫 여성 3선 구청장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민선 9기에는 수색·응암·불광·연신내·진관 등 5대 생활권 균형발전과 재개발·재건축 사업 활성화에 행정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은평형 정비사업 쾌속 지원 패키지'와 정비사업 통합민원 체계를 통해 지역 개발사업 속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류경기 중랑구청장은 62.57%의 득표율로 3선 구청장 가운데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서울시 행정1부시장 출신인 류 구청장은 GTX-B와 면목선 등 광역교통망 확충, SH공사 본사 이전, 면목행정복합타운 조성, 대규모 주택 공급 사업 등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특히 중랑구 내 27개 주택개발 후보지를 통한 4만가구 공급 계획이 임기 내 주요 성과 지표가 될 전망이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58.45%의 득표율로 3선에 성공했다. 민선 7·8기 동안 추진한 별빛내린천 명소화 사업과 관악산 관광자원화 사업을 확대하는 동시에 봉천천 생태하천 복원 사업을 마무리해 '힐링·정원도시 관악' 조성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관악산 방문객을 지역 상권과 연결하는 체류형 관광정책도 주요 과제로 꼽힌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58.68%의 득표율로 세 번째 임기를 시작하게 됐다. 이 구청장은 현장 중심 행정을 핵심 가치로 내세우고 정릉버스공영차고지 복합개발, 강북횡단선·동북선 추진, AI 기반 지반침하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신월곡1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등을 중점 추진할 예정이다. 돌봄·복지 확대와 지역 균형발전 역시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이들 4명의 3선 구청장은 모두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재선에 성공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다만 민선 9기는 단순한 연임을 넘어 그동안 추진해 온 개발사업과 교통망 구축, 복지 확대 정책의 성과를 실질적으로 완성해야 하는 마지막 임기라는 점에서 책임도 한층 무거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 정치 지형에서 가장 강한 보수 기반은 이번에도 강남 3구에서 확인됐다.
강남에서는 국민의힘 김현기 당선인이 재건축 신속화와 AI·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을 양대 축으로 내걸며 도시 경쟁력 강화 전략을 강조했다. 재건축 사업 속도를 높이고 테헤란로 일대를 창업·투자 중심지로 육성해 강남의 성장 동력을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서초는 대규모 공간 재편 계획이 전면에 섰다. 전성수 당선인은 경부간선도로 지하화와 양재 AI 특구 조성,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복합개발을 연계한 '공간 대개조'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특히 양재 일대를 글로벌 AI·테크 허브로 성장시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송파 역시 대형 개발사업이 핵심 화두였다. 서강석 당선인은 잠실 MICE 복합개발과 거여·마천 신도시 조성, 위례트램 연계 교통망 확충을 통해 서울 동남권 중심도시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재건축 사업과 스포츠·문화 인프라를 결합한 정원도시 전략도 주요 공약으로 꼽혔다.
이번 선거에서도 한강벨트는 서울 전체 판세를 결정한 최대 격전지였다.
용산은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경대 용산구청장 당선인이 동시에 승리하며 보수 진영 우세를 재확인했다. 한강변 고급 주거지 개발 기대감과 부동산 민심이 맞물리면서 보수 결집 효과가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동작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류삼영 당선인이 승리를 거머쥐었다. 그는 노량진·흑석·동작역을 한강과 연결하는 보행 인프라 구축과 정비사업 속도 개선을 핵심 과제로 내세웠다. 여기에 AI 기반 행정 혁신까지 접목해 도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광진의 선택은 국민의힘 김경호 당선인이었다. 동서울터미널 복합개발과 청량리·전농권 연계를 통해 동부권 중심도시를 만들겠다는 전략이 주효했다. 약 1만5000개 일자리 창출 효과도 주요 근거로 제시했다.
영등포에서는 민주당 조유진 당선인이 여의도 금융 중심 기능을 구 전역으로 확장하는 도시 브랜드 전략을 내세웠다. IFC서울과 파크원 등 핵심 업무시설을 활용해 영등포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강동은 재건축과 광역교통망 확충이 표심을 움직였다. 국민의힘 이수희 당선인은 GTX-D 강동 연계와 지하철 8·9호선 확충, 한강 그린웨이 조성을 통해 동부 수도권 중심도시로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도심권에서는 생활밀착형 정책과 도시 브랜드 경쟁이 맞붙었다. 중구는 김길성 구청장이 재선에 성공하며 관광·상업 중심지 전략을 이어가게 됐다. 반면 종로는 민주당 유찬종 당선인이 골목상권과 전통시장 활성화를 앞세운 민생경제 중심 정책으로 주민들의 선택을 받았다.
동북권에서는 청년 정책과 생활밀착형 공약이 민주당 강세로 이어졌다.
동대문은 최동민 당선인이 청량리 역세권 개발과 대학·전통시장 연계 전략을 통해 이른바 '동대문 르네상스' 구상을 제시했다. 교통 허브와 업무 기능을 결합해 새로운 성장 축을 만들겠다는 목표다.
서대문 역시 청년 정책이 중심에 섰다. 박운기 당선인은 AI 청년특구 조성과 서북권 중심도시 전략을 앞세우며 대학 자원을 지역 발전과 연결하겠다는 청사진을 공개했다.
서남권에서는 개발과 균형발전이 동시에 표심에 영향을 미쳤다.
양천은 이기재 당선인이 목동 재건축 완성과 신정차량기지 개발, 목동선·신정지선 연장을 핵심 과제로 내세웠다. 안양천 문화관광벨트 조성을 통해 주거·문화 기능을 결합한 미래도시 모델도 제안했다.
강서는 진교훈 당선인이 김포공항 고도제한 완화와 마곡 산업단지 확장을 중심으로 도시 구조 개편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원도심 정비와 첨단산업 유치를 병행해 지역 균형발전을 이루겠다는 전략이다.
강북권에서는 대규모 개발보다 생활환경 개선과 교통·복지 강화가 선거의 주요 변수로 작용했다.
노원·도봉·강북구는 노후 주거지 정비와 교통 인프라 확충 요구가 꾸준히 제기돼 온 지역이다. 여기에 청년층 유출과 고령화 문제가 맞물리면서 생활밀착형 공약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민주당은 이러한 지역 특성을 반영해 교통 개선과 공공서비스 확대, 돌봄체계 구축 등을 전면에 내세웠고, 결국 서준오·김동욱·정창수 후보가 나란히 승리했다.
금천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최기찬 당선인은 광역교통망 확충과 교육환경 개선을 핵심 과제로 내걸었다. 상대적으로 낙후됐다는 지역 인식을 바꾸고 정주 여건을 개선하는 데 행정력을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주현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gun1313@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