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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압수수색, 미공개 정보 수사와 호남 투자 압박
최보식의언론
그러나 이번 강제수사를 단순한 개인 일탈 단죄로만 보기 어려운 측면이있다. 기업을 향한 정권의 정책적 요구와 맞물려 터져 나온 미묘한 타이밍 때문이다.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법치주의적 관점과 정무적 관점의 두 가지 시선이 가능하다.
첫 번째 시선은 이번 압수수색이 자본시장의 투명성을 바로잡기 위한 사법당국의 지극히 정상적이고 정당한 법 집행이라는 관점이다. 이번 수사는 권력기관이 임의로 엮어낸 기획 수사가 아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가 1년 가까이 정밀 추적한 끝에 미공개 호재성 정보를 빼돌려 지인과 가족 명의로 주식을 사전 매수한 명백한 혐의를 포착하고 수사 의뢰한 사안이다.
과거 삼성전자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형태의 내부자 거래이자 심각한 도덕적 해이다. 글로벌 초일류 기업의 핵심 기획 조직이 내부 정보를 사익 편취의 수단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물증 확보를 위한 본사 압수수색은 형사소송법상 불가피한 절차다. 시장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권력이나 기업의 규모와 관계없이 엄정하게 칼을 대야 한다는 법치주의적 당위성이다.
두 번째 시선은 수사의 타이밍과 정국 흐름에 주목한다. 정부의 정책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기업의 약점을 공략하는 '정무적 압박 카드'가 아니냐는 의심이다.
현재 여권과 정부는 지역균형발전의 핵심 마중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호남권 첨단 반도체 패키징 공장 신설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대통령 역시 공식 석상에서 호남권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를 시사하며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반면 삼성전자는 인프라와 인력 확보의 한계를 이유로 용인 클러스터 중심의 수도권 투자를 고수하며 정부의 요구에 사실상 난색을 표해왔다.
바로 이 팽팽한 대치 국면 속에서 삼성전자 본사에 대한 강제수사가 전격 감행됐다. 한국 정치사에서 정권이 대기업의 대규모 투자나 공장 이전을 종용할 때, 해당 기업의 내부 비리나 일탈을 털어 정권의 요구에 굴복시켜왔던 '권력의 법칙'을 상기시키는 대목이다. 기업이 정권의 정책 기조에 순응하지 않을 때 사법 리스크를 극대화하여 백기 투항을 받아내려는 고도의 정무적 계산이 깔려있다는 해석이 나올 수 있다.
결국 이번 사태의 가장 본질적이고 합리적인 의심은 "임직원의 비리 사건이라는 확실한 명분을 빌미 삼아, 정부가 원하는 정책적 결단을 받아내려는 고도의 정무적 압박"이라는 점이다. 모두가 알다시피 이재용 회장과 삼성전자 경영진은 사법리스크로 인해 잃어버린 10년을 겪었고 이에 대한 트라우마가 상당하다..
삼성전자 내부에서 발생한 미공개 정보 이용 행위 자체는 지탄받아 마땅한 범죄이자 팩트다. 사법당국이 이를 단죄하는 것 역시 당연한 의무다. 그러나 문제는 늘 '타이밍'과 '의도'에 있다. 수사기관이 삼성전자의 호남 반도체 투자 거부 직후라는 가장 미묘한 시점에 본사 전격 압수수색이라는 초강수를 둔 것은 결코 우연의 일치로 보기 어렵다.
과거 정권들이 대기업을 길들이거나 국가적 프로젝트에 강제로 동원할 때 늘 쓰던 방식이 바로 ‘털면 나오는 비리를 묵혀두었다가 결정적 순간에 터뜨리는 것’이었다. 이번 압수수색 역시 자본시장 정화라는 순수한 목적보다는, 삼성전자의 아킬레스건인 '도덕적 해이 비리'를 쥐고 흔들며 호남 투자 확약을 받아내려는 정권의 계산된 행동이라는 의심에 훨씬 더 강력한 무게가 실린다. 사법의 칼날이 정책적 거래의 수단으로 전락하는 구시대적 관행이 반복되는 것은 아닌지 안타까움과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이 글은 어떤 사실적 근거에 의해 작성된 것은 아니라 추측의 영역이지만 반도체공장 이전과 관련해 정부의 압박이 있는 미묘한 시점이다 보니 이런 합리적 의심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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