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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울경 교차 투표, 여야 협치와 지역 상생 과제 부각
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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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에서 부산·울산 지역은 광역단체장을 더불어민주당이 가져간 반면 기초단체장과 시·도의회는 국민의힘이 다수를 차지하면서 ‘교차 민심’을 드러냈다. 부산·울산 지역언론은 이번 결과를 단순한 정권교체가 아닌 변화를 요구하는 지역 민심의 표출로 평가하면서, 여야로 나뉜 새 부·울·경 지역 행정 권력에 협치와 통합을 주문했다. 대구·경북은 국민의힘이 대다수 자리를 차지했지만, 민주당 김부겸 후보가 정책 중심의 선거운동으로 대구시장 선거를 초박빙 승부로 끌어올리며 대구 언론에서도 ‘대구 정치가 나아갈 길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차기 대권 주자 거론된 전재수… “개인기로 승리해 대권 주자 체급 올려”

부산·울산·경남(PK) 지역 민심의 선택은 절묘했다. 부산과 울산의 광역단체장은 민주당으로 교체됐지만, 기초단체장과 시·도의회는 국민의힘이 다수 의석을 차지했다. 부산 북갑 보궐선거에서는 무소속 한동훈 후보가 승리하면서 기존 보수정당에 대한 변화 요구가 표출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남은 국민의힘 박완수 후보가 51.2%를 얻어 경남지사 재선에 성공했다.

부산에서는 민주당 전재수 부산시장 당선인이 50.52%를 얻어 현 부산시장인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47.90%)를 2.62%포인트 차로 꺾었다. 부산일보는 전 당선인이 청년층의 표심을 얻은 점에 주목했다.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 전 당선인은 20대 이하에서 53.7%, 30대에서 55.5%의 지지를 얻어 각각 42.3%, 41.5%에 그친 박 후보를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일보는 청년층의 표심이 수도권 집중 심화와 청년 유출, 양질의 일자리 부족이 시급한 현안으로 꼽혀 온 지역의 현실과 맞닿아 있다고 분석했다. 부산일보는 “전 당선인은 선거 기간 내내 ‘해양수도 부산’을 핵심 메시지로 내세우며 해양수산부 이전, 해운·물류산업 육성, 해사전문법원 설치 등을 미래 성장 전략으로 제시했다”며 “일각에서는 정책이 단순하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부산의 미래 먹거리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방향성을 유권자들에게 각인시키는데는 성공했다는 평가”라고 했다.
같은 날 치러진 부산 북갑 보궐선거에서는 한 당선인이 당선되면서 부산 시민들의 ‘교차 투표’ 요인에 대한 분석도 나온다. 부산일보는 “해양수산부 이전을 포함한 이재명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부산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점에 공감하면서도, 여권의 공소취소 추진 움직임에 대한 반발 심리도 작동했다는 분석이 나온다”며 “특정 진영의 맹목적인 지지로도 흐르지 않는 것이 부산 민심의 본래 속성이라는 점을 교차 투표가 다시 한번 확인시켜줬다”고 해석했다.

시장 선거와 달리 기초단체장과 광역의원 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다수를 차지한 점도 부산 지역 교차 투표 현상의 하나로 꼽힌다. 부·울·경 지역신문 국제신문은 전 당선인이 부산시장에 오를 수 있었던 원동력은 ‘민주당’이 아닌 ‘전재수’를 찍는 교차 투표 덕분이었다며 전 당선인의 투트랙 전략에 주목했다. 국제신문은 “서부산에서는 자타가 공인하는 전 당선인 특유의 ‘물밑 스킨십’이 빛을 발했다. 수차례 낙선하면서도 지역을 떠나지 않고 다져온 친근한 브랜드 자산을 바탕으로 골목길 구석구석을 훑는 저인망식 지상전에 집중했다”며 “민주당 정서가 옅은 해운대·수영구 등 동부산 지역에서는 철저하게 이념을 지우고 능력과 성과 중심의 프레임을 내세웠다”고 분석했다.
전 당선인을 차기 대권 주자로 거론하기도 했다. 국제신문은 “기초단체장·광역의원 선거의 전반적인 열세 속에서도 ‘개인기’로 승리한 전 당선인은 단숨에 영남권 맹주는 물론 여권의 차기 대권 주자로 체급을 올린 것으로 평가받는다”며 “전 당선인은 민주당 유일 부산 국회의원으로, 3선 연임에 성공한 뒤 이재명 정부의 초대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냈다. 민주당의 험지인 영남권에서 전 당선인 같은 정치적 입지를 다진 인물을 찾기는 쉽지 않다”고 했다.

첫 ‘여소야대’ 시험대 오른 울산, “김상욱 협치 능력, 민선 시정 첫 관문”

울산 지역에서는 민주당 김상욱 후보가 시장에 당선되면서 울산 시정의 방향타가 8년 만에 다시 민주당으로 넘어갔다. 김 당선인의 승리 요인으로는 진보당과의 후보 단일화를 성사시켜 범민주·진보 표심 결집에 성공한 점, 비상계엄 사태에서 쌓은 전국적 인지도와 젊은 정치인 이미지 등 김 당선인 개인의 영향력이 꼽힌다.

그러나 5개 구·군 기초단체장 중 4곳과 시의회 다수 의석을 국민의힘이 차지하면서, 울산 시정은 첫 ‘여소야대’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이에 대해 부산일보는 “김상욱표 공약의 상당수는 예산 편성과 조례 개정을 거쳐야 한다. 국민의힘이 의회 다수를 쥐고 있는 한 추진 동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김 당선인이 현 시정을 ‘불공정 카르텔과 줄 세우기 행정’으로 규정하며 수의계약·투명성 문제를 정조준해 온 만큼, 전임 시정의 핵심 사업을 재점검하려할 경우 의회와의 충돌은 불가피하다”고 했다. 울산 지역신문 경상일보 역시 “선거 승리만으로 시정 추진 동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진 만큼, 김 당선인의 협치 능력이 곧 민선 시정의 첫 관문이 될 전망”이라고 했다.
이번 선거가 단순한 정권교체를 넘어 ‘시민주권 지방정부’ 출범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경상일보는 “단일화 과정에서 가장 눈에 띄는 표현은 ‘시민주권 지방정부’”라며 “지금까지 지방자치단체가 시장 중심의 행정체계였다면 시민주권 지방정부는 시민 참여 확대, 공론화위원회 활성화, 주민참여예산 확대, 정책결정 과정 공개 등을 핵심 가치로 삼는 모델이라는 분석”이라고 했다.

일제히 ‘협치’ 강조, 부산일보 “전재수·박완수·김상욱 공동 협의체 구성해야”

새로 출범한 부·울·경 행정 권력이 여야로 나뉜 만큼, 협치와 통합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부산일보는 사설을 통해 전재수·박완수·김상욱 당선인이 취임 직후 공동 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상대 정당 소속 시도지사 시절 운영했던 논의 구조를 고집하기보다 현안 해결에 가장 효율적인 협치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부산의 항만과 해양수도 기능, 울산의 제조·에너지 전환 역량, 경남의 조선·방산·원전·항공우주 기반 등 각자의 강점을 살려 상생할 수 있는 공동 로드맵을 도출해야 한다는 당부다.

부산일보는 “지금 부울경이 상생 협치에 실패하면 수도권 블랙홀 현상 탈피는 영원히 불가능하다는 절실한 각오가 필요하다”며 “선거로 세 지역의 정치색은 달라졌지만, 지역의 미래까지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고 했다. 부산MBC 역시 “부산 시정의 권력을 절묘히 배분한 부산시민의 선택은 결국 부산의 변화와 여야 협치를 요구하고 있다”며 협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임 시정을 맹목적으로 뒤집기보다 좋은 것은 발전시키겠다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는 당부도 나왔다. 국제신문은 사설에서 “여야가 협치의 지혜를 모아 취사선택을 통한 지역발전의 실질적 성과를 일궈내야 하겠다”며 “경남 역시 초당적 자세로 부산 울산과 머리를 맞대 동남권 상생발전의 기틀을 마련하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경상일보 역시 사설에서 “김상욱 당선인과 시의회가 엇박자를 낸다면 시정 공백의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간다”며 “거대 야당과 어떻게 대화하고 타협할 것인가라는 ‘정치적 협치’ 역시 풀어야 할 과제”라고 했다. 울산MBC도 “문제는 김상욱 당선인의 공약 상당수가 시의회의 의결이 필요한 현안들이어서 조례 개정이나 예산 심의 단계부터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고 우려하며 “보수 진영이 다수를 차지한 의회, 기초단체와 어떻게 협치를 해 나가느냐가 민선 9기 울산시정의 첫 관문이 될 전망된다”고 했다.

매일신문 “진영 대신 ‘대구의 미래’ 말한 김부겸, 대구 정치 나아갈 길 보여줘”

대구·경북(TK) 지역에선 이번 선거를 통해 국민의힘의 지배력이 재확인됐다. 국민의힘은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 선거를 비롯해 대부분의 기초단체장을 석권했다. 그러나 과거와는 다른 변화의 조짐도 분명히 나타났다. 대구시장 선거에서 김부겸 민주당 후보는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와 선거 막판까지 초박빙 승부를 벌이다 8.87%포인트 차이로 자리를 내줬다. 지역에서 오랜 정치적 기반을 구축한 김 후보 개인의 영향력과 민주당 지지율 상승세, 국민의힘 공천 갈등, TK신공항 사업 지연 등이 그 요인으로 거론된다.

‘보수 텃밭’으로 여겨져 온 대구에서 김 후보가 45%가 넘는 지지를 이끌어내자 대구 지역언론에서도 TK 정치 지형의 균열 가능성이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구일보는 “민주당 후보가 대구시장 선거를 전국 최대 격전지로 만들고, 대구 정치에 경쟁 구도를 복원했다는 점에서 김부겸의 이번 패배는 또 하나의 ‘의미 있는 패배’로 남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며 “지역주의의 벽은 끝내 넘지 못했지만, 14년 동안 이어진 그의 도전은 대구 정치에 ‘경쟁의 가능성’이라는 흔적을 남겼다”고 평가했다.
매일신문 역시 김 후보가 대구 정치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번 선거 내내 김 후보가 비방 대신 ‘정책 경쟁’을, 진영 대신 ‘대구의 미래’를 말하며 대구 정치가 나아갈 길을 보여줬다는 점을 거론하며 높이 평가했다. 매일신문은 “두 달 간 김 후보는 기존 대구시장 선거에서는 시민들이 목격하기 어려웠던 새로운 선거 문화를 보여줬다”며 “4선 국회의원, 행정안전부 장관, 국무총리를 역임한 자신의 중량감을 과감히 내려놓은 채 특유의 친화력으로 시민들에 밀착하는 행보를 끝까지 이어갔다”고 했다.

김 후보가 13일간 공식 선거 운동 기간 하루 10개 이상의 유세 일정을 소화하며 대구 전역 100곳 이상을 도는 강행군을 펼친 것에 대해서도 매일신문은 “‘보수 정당 공천=당선’인 대구시장 선거에서는 볼 수 없는 선거 유세 방식이었다”고 평가했다. 매일신문은 “김 후보는 초접전 구도에서도 자신의 정치 철학을 지키며 상대 후보에 대한 인신공격이나 네거티브 공세 대신 정책과 비전 경쟁으로 이끌어 주목을 받았다”며 “무엇보다 김 후보로 인해 ‘보수 텃밭’ 대구에서도 지역의 미래를 두고 ‘양당 경쟁’ 선거가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준 것은 물론, 변화와 경쟁을 요구하는 지역의 목소리 역시 상당하다는 것을 확인시켜 줬다는 분석도 제기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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