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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 투표용지 부족 사태, 선관위 대응 인력 3명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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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일인 지난 3일 서울 송파구 잠실7동 투표소에서 오후 2시쯤 투표용지 부족 가능성이 보고됐지만 송파구선거관리위원회 대응 인력이 3명에 불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선거철에 대규모 휴직 사태를 반복하는 선관위의 기강 해이가 결국 사상 초유의 참정권 침해 사태로 이어진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JTBC는 4일 단독 보도에서 현장 공무원들이 오후 2시쯤 이미 투표용지 부족 가능성을 인지하고 송파구 선관위에 보고했다고 전했다. 투표용지가 실제로 동나기 두세 시간 전이었다. 현장 관계자는 방송에서 "두 시쯤부터 좀 부족해질 수도 있겠다는 사실을 인지해 보고했다"라고 말했다.

보고를 받은 선관위는 여분의 투표용지에 수기로 일련번호를 적어 해당 투표소에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 작업을 맡은 인원이 세 명에 그쳤던 것으로 밝혀졌다. 송파구청 관계자는 방송에서 "넘버링 작성하는 사람이 선관위 사무실에 세 명밖에 없었다"라고 했다. 전국 단위 선거 당일에 비상사태에 대비해야 할 관할 선관위 사무실에 달랑 세 명만 남아 있었던 셈이다.

인근 선관위에서 투표용지를 긴급 조달하거나 인력을 탄력적으로 운용하는 위기 대응 매뉴얼도 없거나 작동하지 않았다. 송파구청이 협조를 제안했지만 선관위가 이를 거절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구청 관계자는 "우리가 협조해서 도와주겠다고 하니까 선관위에서 자기들이 알아서 하겠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결국 투표용지가 지퍼백과 쇼핑백에 담긴 채 투표소에 도착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윤재수 중앙선관위 선거정책실장은 "최대한 빨리 투표용지 부족분을 해당 투표소에 제공을 해서 대응했다"라고 해명했지만, 뒤늦은 대처로 투표 현장은 이미 혼란에 빠진 뒤였다.

잠실7동 투표소에서는 투표 마감 시각이 오후 10시까지 연장됐음에도 약 2000명 분의 표가 담긴 투표함은 투표 다음날인 4일에도 개표장으로 이송되지 못했다.

현장의 분노도 터져 나왔다. 선거 당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서울지역본부 송파구지부 홈페이지에는 '선거관리 도저히 못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송파구 공무원으로 추정되는 글쓴이는 "어떻게 이런 사태가 벌어지도록 송파구선관위에서는 직원이 한 명도 현장에 안 올 수가 있냐"며 "더 이상 이런 모자란 집단들과 일 못 한다. 선거사무 선관위에서 단독으로 해라. 더 이상 지자체 공무원을 총알받이로 쓰지 말라"고 했다. 이어 "퇴근시켜 달라. 내일 우리 지자체 공무원들은 정상 출근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번 사태가 선관위의 고질적인 선거철 대규모 휴직 관행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경제는 채현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자료를 토대로 지난 4월 1일 기준 선관위 휴직자가 176명으로 최근 10년 사이 두 번째로 많은 수치였다고 보도한 바 있다. 사유별로는 육아휴직 124명, 일반질병휴직 30명, 가족돌봄휴직 11명, 해외동반휴직 8명 순이었다.

선거를 앞두고 휴직자가 급증하는 흐름은 해마다 반복됐다.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가 겹쳤던 2022년에는 휴직자가 218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월별로 보면 2022년 1월 181명에서 출발해 2월 198명, 3월 203명, 4월 216명, 5월 220명, 6월 226명까지 치솟았다가 선거가 끝난 7월부터 195명, 9월 171명, 12월 161명으로 내려갔다. 조기 대선이 치러진 지난해에도 대선 한 달 전 기준 145명에 달했다. 반면 주요 선거가 없었던 2019년에는 106명, 재보궐선거가 끝난 직후인 2021년 5월에는 91명으로 줄었다. 선거가 있는 해마다 인력이 빠지고 끝나면 돌아오는 구조가 10년째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중앙선관위는 지난해 3월 시도선관위에 "향후 관리하는 선거에서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 불요불급한 휴직은 자제할 것을 당부한다"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휴직자 수는 크게 줄지 않았다. 선거행정직은 2013년부터 일반행정직류와 별도로 선거행정직류로 구분해 선발해온 선거 전문 인력이다. 공직선거법이 핵심 시험과목으로 들어가는 직류임에도 정작 선거철에 빈자리가 되풀이된다는 점에서 "선거를 위해 뽑힌 조직이 선거 때 비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선관위는 인력 공백 대응책으로 공채 확대를 내세워 왔다. 공채 인원은 2022년 24명에서 2023년 81명, 2024년 121명, 2025년 115명, 2026년 108명으로 늘었다. 반면 경력 채용은 같은 기간 106명에서 2023년 49명, 2024년 30명, 2025년 31명, 2026년 26명으로 줄었다. 2023년 감사원 조사에서 간부 자녀 경력채용 특혜 의혹이 드러난 이후 나타난 변화다. 그러나 선거 현장 업무는 경험과 숙련이 필요한 영역인 만큼 신규 공채 확대만으로는 선거철 인력 공백을 메우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전투표 장비 관리, 투표용지 보관, 개표 절차, 선거법 위반 민원 대응 등은 단순히 인원을 늘린다고 해결되는 업무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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