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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흥 인수 7년, 헤럴드 구성원 영향력 감소와 투자 미이행 비판
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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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흥은 그럴 생각이 없었다는 건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

헤럴드경제의 전직 구성원이 미디어오늘에 밝힌 말이다. 헤럴드경제와 코리아헤럴드 등을 발행하는 헤럴드의 최대주주가 중흥그룹으로 바뀐 지 만 7년이 넘었다. 장밋빛 약속은 현실이 되지 못했고 구성원들은 매체 영향력 감소를 체감하고 있다.

2019년 5월15일 중흥그룹이 최대주주인 홍정욱 당시 헤럴드 회장과 일부 주주의 보유 지분 중 47.8%를 684억 원을 주고 양수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정창선 당시 중흥그룹 회장은 “헤럴드와 새로운 미디어 환경 선도를 위해 적극적으로 발 벗고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헤럴드는 기자들에게 △특파원직 원복 △연간 20명 넘는 인재 채용 △인센티브제 도입 등 공격적 투자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현시점 헤럴드경제에 특파원은 존재하지 않는다.

설문 참여한 헤럴드 구성원 78.5% “영향력 정체 및 감소”

헤럴드 양대노조인 전국언론노조 헤럴드지부(헤럴드지부)와 헤럴드통합노동조합(헤럴드통합노조)은 지난 3월12일부터 13일까지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최진영 대표이사의 경영 2년을 평가하는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지난 3월23일 헤럴드 공동노보를 통해 알렸다.

헤럴드는 2024년 3월29일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어 최진영 코리아헤럴드 대표를 헤럴드 대표이사 겸 사장으로 선임했다. 최진영 대표이사는 언론인 출신이 아니다. 그는 남원시장, 우림홀딩스 사장, 전주대 행정대학원 객원교수, 숙명여대 경영정문대학원 객원교수 등을 지낸 뒤, 2021년부터 코리아헤럴드 대표이사를 맡았다.
설문에 참여한 116명 조합원 중 78.5%가 “매체 영향력 정체 및 감소했다”에 표를 던졌다. “과거와 비교해 정체돼 있다”에 44%가, “매체 영향력이 오히려 감소했다”에 34.5%가 응답한 것이다.

설문에 참여한 50명은 회사가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전했다. 구성원들은 “비전이 선언적이거나 전혀 제시되지 않고 있고, 일방적 의사결정이 많다”라고 입을 모았다. 노보는 “구성원의 목소리를 사감 없이 경청할 리더를 원한다”라고 했다.

구성원들의 반발은 처음이 아니다. 앞서 2019년 중흥그룹 인수 직후 취임한 권충원 전 헤럴드경제 대표이사 때 헤럴드 내 4단체(전국언론노조 헤럴드지부·헤럴드통합노조·한국기자협회 헤럴드경제 지회·한국기자협회 코리아헤럴드지회)가 권충원 당시 대표이사에게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당시 헤럴드는 2019년 말까지 투자 비전 발표를 약속했으나, 3개월이 지난 2020년 3월25일이 돼서야 투자 계획안을 내놨다. 계획안을 보면, 헤럴드는 최소 20명씩 3년간 60명 이상을 채용하고 인센티브제를 강화한다는 ‘인재 투자’를 약속했고, 스튜디오 공간 확보를 포함한 미디어인프라 구축, 신사업 발굴 등도 미래 계획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헤럴드 4단체는 전 직원 대상으로 권 대표가 내놓은 계획안을 신임할 것인지 투표를 진행한 결과, 207명 중 132명이 ‘반대’, 75명이 ‘찬성’에 표를 던졌다. 사실상 대표이사의 계획이 ‘불신임’된 것이다.

헤럴드 4단체는 2020년 3월30일 권 대표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통해 △권 대표가 구체적 언론투자 계획안을 발표하지 못한 점 △헤럴드 자금 45억 원으로 중흥건설 계열사를 담보한 점 △언론사 기능 정상화에 소홀한 점 △노사협의회를 설치하지 않아 직원 소통에도 실패한 점 △지난 3년 언론 사업 투자 축소로 위상 하락으로 이어진 점 △책임 있는 리더십을 보이지 못한 점 등을 비판했다.

이와 같은 문제가 반복되면서 구성원들의 이탈도 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두 달 동안 헤럴드경제 주니어 기자(입사 5~7년차)들 4명이 퇴사한 일도 있었다.

지난해 7월28일 2020년 입사한 헤럴드경제 29기 기자들은 「인력 유출이 아니라 헤럴드 탈출입니다」 제목의 성명을 내고 “최근 두 달 27기 1명, 28명 2명, 29기 1명이 퇴사했다. 개인의 욕심 혹은 배신이라는 단어로 폄하하지 마십시오. 동료들이 떠난 이유는 5년 후 10년 후 이곳에서의 모습이 기대되지 않기 때문이다. 뿌리 깊은 무기력, 허리 연차의 이탈, 주니어 기자의 각자도생이 악순환하는 헤럴드경제에서 ‘탈출은 지능순’이 됐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 기사는 경쟁력이 없다. ‘헤럴드경제 그 기사 봤어?’라는 말, 취재원과 타사 기자들에게 마지막으로 들은 게 언제입니까? 굵직한 단독, 눈여겨볼 기획, 챙겨볼 만한 기사가 없다”라고 지적했다.
헤럴드 사측은 초기 영상 콘텐츠를 위한 스튜디오 건립과 영상 인력 20명을 채용한 점, 25억 원을 들여 CMS를 개편한 사례를 언급했다. 헤럴드경제 기획조정실은 4일 미디어오늘에 “인력은 언론사에서 제일 중요한 동력이다. 자연 감소 인력분을 생각해도 공격적인 인력 투자를 하고 있다. 연평균 25명을 채용하고 있다. 인수 이전 인센티브는 총 2억이 채 안 됐지만, 지금은 매년 총 7억 원대 인센티브가 나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특파원 제도’를 두고는 헤럴드경제 기획조정실은 “초반에 특파원을 뽑으려고 했는데 지원자가 없었다. 그 이후에도 특파원 신설이 없다고 단언한 적은 없다. 저희 회사에 기자만 있는 게 아니다. 그래서 양대 노조와 논의 중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유료화 콘텐츠 생산을 시작하면서 포상제도를 추가적으로 도입한 것도 투자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중흥건설 분양기사 네이버 메인에 걸리다

어김없이 보도 사유화도 이뤄졌다. 앞서 중흥그룹 인수 직후인 2019년 11월18일 오후 「중흥건설, ‘고양 덕은 중흥S-클래스 파크시티’ 22일 견본주택 개관」 제목의 기사가 헤럴드경제 네이버 모바일판 페이지 메인 기사로 걸린 일도 있다. 헤럴드경제는 이날 기사에서 “중흥건설이 22일 경기도 고양시 덕은지구에 들어서는 ‘고양 덕은 중흥S-클래스 파크시티’ 견본주택을 열고 분양을 시작한다”고 알린 뒤 공급 가구 수 등 기본적인 정보를 알리고 장점들을 설명했다.
주요 기사를 배치해야 할 네이버 메인에 대주주 분양 홍보기사가 배치된 건 이례적인 일이다. 당시 헤럴드경제 공정보도위원회(이하 공보위)에 문제 제기한 기자들이 상당했다.

헤럴드의 자산이 구성원들 모르게 담보로 쓰인 일도 있다. 이듬해인 2020년 1월14일 중흥건설이 헤럴드 예금 45억 원을 중흥 계열사인 ㈜에스엠개발산업에 담보로 제공했다. 자초지종을 묻는 구성원들에게 권충원 대표는 ‘이사회 의결 사항’이라고만 말하자, 헤럴드지부와 헤럴드통합노조는 그해 2월 첫 공동노보를 내고 “배로 모래를 들여오는 사업에 투자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언론 역할 강화를 위한 투자가 절실한 상황에서 ‘기자’가 아닌 ‘모래’를 들여오는 사업에 대한 투자는 아쉬움을 넘어 절망감까지 들게 한다”라고 비판했다.

“특파원 제도 부활해야” “저널리즘 생각하는 사주 필요”

헤럴드경제 구성원 A씨는 “중흥그룹 인수 초기 기자들과 공개적으로 약속했던 특파원 제도 등 편집국 재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부분 아쉽다”라고 토로했다. 이직한 헤럴드 저연차 기자들을 만났다고 밝힌 전직 헤럴드경제 구성원 B씨는 “당초 중흥이 헤럴드 인수할 때 부작용을 감수한 대가로 특파원 확대와 처우 상승을 기대했는데, 중흥은 그럴 생각이 없었다는 건 이제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헤럴드경제 구성원 C씨는 “특파원이 없다는 부분은 늘 나오는 이야기”라고 말한 뒤 “대표가 언론인 출신이면 그래도 어떤 포인트에서 (언론사의) 구성원들이 뭐가 목마르고 답답한지 빠르게 캐치하고 윗선에 건의한다든지 다뤄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언론인 출신이 아닌 점에서 한계가 있는 것 같다”라고 토로했다.
지난달 18일 「국내외 언론의 편집권 독립 현황과 과제」 주제의 특별세미나에서 동화기업을 사주로 두고 있는 한국일보의 김희원 뉴스스탠다드실장은 “중요한 건 사주가 언론인 정체성을 갖고 있지 않다면 편집권 독립이 과연 작동할 수 있나? 좋은 사주가 있나? 좋은 자본이 있나? 언론사 사주도 마치 기자들처럼 저널리즘 원칙에 대한 걸 학습하고 체화, 내면화시켜야 한다”라고 말했다. 일반 기업을 운영해 왔던 언론사의 사주가 일반 기업을 운영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저널리즘을 체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심영섭 경희사이버대 미디어영상홍보학과 교수는 4일 미디어오늘에 “언론사를 인수하는 목적이 좋은 저널리즘을 실천하는 전략적 투자보다는 재무적 투자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거나 영향력 행사에 있기 때문에 투자를 하는 경우는 없을 듯하다”라며 “특히 신문기업은 방송과 달리 공익적 기능이나 투자 약속 미이행에 대한 규제할 수 없기 때문에 투자자의 선의에 의존하게 된다. 그래서 신문기업에 대한 인수합병 과정에서 언론인들의 권리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편집규약이 대표적”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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