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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수익률 상위권 비결, 자산 배분과 운용철학
웰스매니지먼트
한국투자증권, ‘호주 모델’을 한국에 이식한 글로벌 분산
한국투자증권의 디폴트옵션 ‘적극투자형 BF1’은 이번 분기 1년 수익률 26.62%로 8개 분기 연속 증권업계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3년 누적 수익률은 93.17%로 전체 사업자 1위다. 이 성과의 배경에는 호주의 슈퍼애뉴에이션(연금) 운용 방식을 벤치마크한 ‘글로벌 분산 ETF’ 전략이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2022년 10월 디폴트옵션 전용 상품인 ‘'마이슈퍼(MySuper)’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글로벌 분산투자와 ETF 중심 자산배분을 핵심 원칙으로 설정했다. 특히 포트폴리오에 편입된 ‘한국투자 MySuper 성장형펀드’는 미국 성장주·금·대체자산 투자와 환차익(언헤지) 전략을 병행해 전체 수익률을 견인했다.
주목할 점은 전략의 일관성이다. 한국투자증권의 전체 IRP 1년 수익률(18.66%)은 증권사 중 최하위였지만, 이 디폴트옵션 상품은 8분기 연속 상위권을 유지했다.
미래에셋증권, 로보어드바이저로 ‘자동 리밸런싱’
미래에셋증권은 2022년 9월 업계 최초로 로보어드바이저(RA)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 서비스는 지난 4월 말 기준 평가금액 6조 6,046억원을 기록했다. 가입자의 투자 성향과 목표, 시장 상황을 반영해 포트폴리오를 자동으로 구성·조정하고, 글로벌 자산 배분을 기반으로 국내외 자산에 분산 투자하는 방식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M-ROBO’ 서비스는 출시 1년 만에 누적 운용자산 163억원, 서비스 이용 계좌 5,341건을 달성했다. 하나은행·NH농협은행·IBK기업은행·KB국민은행 등 타 사업자와의 협업을 통해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이번 분기 DC·IRP 1년 수익률(21%대)은 증권업계 하위권이었다. 그러나 1분기에만 4조 3,426억원의 신규 자금이 유입된 것은 개별 수익률보다 플랫폼 역량과 브랜드 신뢰가 자금 유입을 이끄는 현실을 보여준다.
교보생명, 장기채 비중 확대로 금리 하락기를 이긴다
DB형과 IRP에서 보험업계 상위권을 동시에 차지한 교보생명의 핵심 전략은 ‘장기상품 비중 확대’다. 단기채·예금에 집중하는 사업자와 달리, 교보생명은 장기채와 장기보험 상품 편입 비중을 높여 일정한 금리를 고정해두는 방식을 취한다. 채권 금리가 하락하는 국면에서 단기 수익률이 일제히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교보생명의 DB형 수익률이 3.92%로 보험업계 1위를 유지한 이유다.
교보생명은 700여개 ETF를 오픈 라인업으로 운영하고,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활용한 고객의 수익률이 미사용 고객 대비 10%p 이상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중장기 자산배분의 일관성 지닌 신한투자증권·하나증권
증권업권에서 단기와 중장기 수익률을 모두 아우른 사업자는 신한투자증권과 하나증권이다. 신한투자증권은 DC형 1년 수익률 27.17%(증권 1위), IRP 5년 수익률 6.92%(증권 1위), IRP 3년 수익률 13.82%(증권 1위)를 기록해 단기부터 장기까지 일관된 상위권을 유지했다. 하나증권은 IRP 1년 수익률 25.73%(증권 1위), DC 5년 수익률 6.77%(증권 1위), DC 10년 수익률 6.11%(증권 1위)로 장기 운용 역량에서 특히 두각을 보였다.
두 증권사의 공통점은 시장 변동성에 단기 대응하기보다 자산 배분 비율을 유지하는 ‘리밸런싱 중심 전략’에 있다. ETF 중심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되, 글로벌·국내 자산을 일정 비율로 유지하고 분기마다 원래 비율로 되돌리는 방식이다.
향후 퇴직연금 경쟁의 축은 더욱 포트폴리오 전략 쪽으로 이동할 것이다. 고용노동부의 디폴트옵션 성과평가 착수, 위험자산 한도 완화 논의, 그리고 실물이전 제도로 활발해진 가입자의 사업자 이동이 맞물리면서 ‘어떤 운용 철학을 가진 금융사인가’가 선택의 기준이 될 전망이다.
※ 본 기사는 '재테크 전문 매거진「웰스매니지먼트 6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