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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 대면 진료 없이 수면제 대리 처방 혐의 송치
위키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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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보적인 무대 장악력과 넘치는 에너지로 전 세계 대중을 사로잡은 '월드스타'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가 한여름 축제의 뜨거운 열기 뒤편에서 뜻하지 않은 법적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싸이는 대면 진료를 받지 않고 향정신성의약품을 대리로 처방받아 수령하게 한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지난달 29일 싸이를 비롯해 그에게 약물을 처방해 준 대형 대학병원의 주치의와 소속사 관계자 등 총 6명을 의료법 위반 혐의로 서울서부지검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2일 밝혔다.

싸이는 2022년 2월 10일부터 지난해 7월 16일까지 약 3년 5개월에 걸쳐 서울 소재의 한 유명 대학병원에서 직접 대면 진찰을 받지 않고 의약품을 처방받은 뒤 자신의 매니저와 소속사 직원 등 제3자를 통해 약을 대리로 받아 가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경찰 수사망에 포착돼 송치된 인물은 싸이 본인과 대학병원 교수 1명, 후배 의사 2명 등 의료진 3명, 그리고 약을 직접 찾아온 피네이션 소속사 직원 2명을 합쳐 모두 6명이다.

문제가 된 약물은 현대인들의 우울증과 극심한 불면증, 불안장애 치료에 널리 쓰이는 대표적인 신경안정제이자 수면유도제인 '자낙스'와 '스틸녹스'다. 두 약물 모두 중추신경계에 직접 작용하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돼 있어, 약물 의존성과 오남용에 따른 중독 위험이 매우 높다. 이 때문에 보건당국은 이를 엄격한 통제 하에 관리하고 있으며 의료법상 의사의 대면 진찰과 본인의 직접 수령을 철저한 원칙으로 삼고 있다.

현행 의료법에 따르면 환자를 대면해 직접 진찰한 의사만이 처방전을 작성하고 발급할 수 있으며, 진료를 받은 본인이 아니면 처방전이나 의약품을 수령할 수 없도록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법률이 규정한 예외적인 대리 처방 요건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진 처방과 수령은 명백한 불법 행위에 해당한다.

경찰은 지난해 여름 관련 제보를 단서로 수사에 착수해 해당 대학병원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수사 과정에서 확보된 진료 기록과 예약 내역 등을 정밀 분석한 결과 대면 진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정황을 다수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약을 처방한 대학병원 교수 A 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진료 자체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며 대면이 아닌 비대면 방식으로 진료를 진행했기 때문에 법적인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코로나19 시기 한시적으로 허용됐던 비대면 진료의 범위와 적법성을 두고 향후 검찰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르자 싸이의 소속사인 피네이션 측은 지난해 8월 공식 입장문을 배포해 즉각 고개를 숙였다. 소속사 측은 전문의약품인 수면제를 제3자가 대리 수령한 사실에 대해서는 명백한 과오이자 불찰임을 인정하며 깊이 사죄한다고 밝혔다. 다만 의사와의 진료 과정 없이 약만 타냈다는 대리 처방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소속사는 싸이가 만성적인 극심한 수면장애로 오랫동안 고통받아 왔으며 전문 의료진의 정식 처방과 지도하에 엄격히 정해진 복용량을 준수해 복용해 왔을 뿐 편법으로 처방을 조작한 일은 결코 없었다고 강조했다. 단지 바쁜 일정 등의 이유로 수면제를 조제받는 과정에서 소속사 직원이 대신 약을 받아다 준 행위가 존재했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가수 싸이. / 뉴스1

싸이는 대한민국 대중음악 역사에서 독보적인 발자취를 남긴 대표적인 싱어송라이터이자 프로듀서다. 2001년 정규 1집 'Psy From The Psycho World!'의 타이틀곡 '새'로 가요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그는 데뷔 당시부터 기존의 전형적인 남성 솔로 가수나 아이돌 그룹과는 완전히 궤를 달리하는 파격적인 콘셉트로 대중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화려한 비주얼 대신 독창적인 춤사위와 유머러스하면서도 날카로운 풍자가 담긴 가사로 단숨에 독자적인 팬덤을 형성해 냈다.

이후 그는 '챔피언', '연예인', '낙원', 'Right Now', '예술이야' 등 발표하는 곡마다 메가 히트를 기록하며 명실상부한 대중가수로서 입지를 확고히 굳혔다. 그의 음악은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중독성 강한 멜로디와 함께 한국인 특유의 신명 나는 에너지를 이끌어내는 매력을 지녔다. 특히 여름 시즌을 겨냥한 대형 워터 테마 콘서트 '흠뻑쇼'와 연말 밤샘 공연인 '올나잇스탠드' 등 독자적인 브랜드 공연을 성공적으로 안착시켜 매년 전석 매진을 기록하는 등 국내 최고의 티켓 파워를 입증해 왔다.

그의 음악 인생에서 가장 결정적인 도약은 2012년에 일어났다. 정규 6집 타이틀곡 '강남스타일'의 뮤직비디오가 유튜브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것이다. 유쾌한 말춤 안무와 중독적인 일렉트로닉 비트는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어 전 세계적인 문화 신드롬을 촉발했다. 이 곡으로 싸이는 한국 대중가수 최초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서 7주 연속 2위라는 대기록을 수립했으며 뮤직비디오는 유튜브 역사상 최초로 조회수 10억 뷰를 돌파하며 플랫폼 인터페이스 자체를 개편하게 만드는 이정표를 세웠다. 이는 변방에 머물던 K팝이 전 세계 주류 대중문화 시장으로 도약하는 데 가교 역할을 한 기념비적인 성과로 평가받는다.

글로벌 흥행 이후에도 그는 '젠틀맨', '대디', '나팔바지', '뉴페이스' 등을 연이어 흥행시키며 월드스타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지켜냈다. 지난 2022년에는 데뷔 20주년을 맞아 정규 9집을 발매했으며 글로벌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슈가와 협업한 타이틀곡 '댓댓'으로 국내외 주요 차트 정상에 다시 한번 오르며 시대와 세대를 뛰어넘는 아티스트임을 스스로 증명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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