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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대 상장사 70% 수도권 본사, 서울 집중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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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역별 분포 현황 사진=한국CXO연구소

국내 주요 상장사들의 본사 10곳 중 7곳은 수도권에 위치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공공기관과 기업들의 지방 이전 논의가 힘을 받고 있지만 실제 기업 본사는 서울·경기 중심 구조가 여전히 견고하다. 특히 매출 상위 기업일수록 서울 집중도가 높았고, 비수도권에서는 부산·울산·경남(부울경) 권역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28일 기업분석전문기관 한국CXO연구소가 발표한 '2025년 매출 1000대 상장사 법인 소재지 현황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기준 국내 상장사 1000곳 가운데 700곳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본사를 둔 것으로 집계됐다.  

조사 대상은 지난해 개별·별도 기준 매출 상위 1000개 상장사이고, 각 기업 사업보고서상 법인 소재지를 기준으로 분석했다.

수도권 가운데서는 서울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전체 1000대 기업 중 405곳이 서울에 본사를 두고 있었고, 경기도에는 263곳, 인천에는 32곳이 위치했다. 사실상 국내 주요 기업 10곳 중 4곳은 서울에 본사를 두고 있는 것이다.

특히 대형 기업일수록 서울 편중 현상이 강했다. 지난해 매출 10조원 이상 '10조 클럽' 기업 40곳 가운데 30곳이 서울에 본사를 두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서울 서초구에 본사가 있고,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현대모비스 등도 서울 강남권에 위치해 있다.

다만 국내 대표 제조기업 일부는 경기·인천에 본사를 두고 있다. 국내 매출과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는 경기도 수원시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SK하이닉스는 경기도 이천시가 본사 소재지다. 현대제철 역시 인천 동구에 본사를 두고 있다. 수도권 집중 흐름 속에서도 생산 거점과 연계된 제조업 특성이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비수도권에서는 부울경 권역이 가장 강세를 보였다. 부산·울산·경남 지역에 본사를 둔 1000대 기업은 총 111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의 11% 수준이다. 광역지자체 기준으로는 경남이 50곳으로 서울·경기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경남 지역에서는 조선·방산·기계 산업 기반 기업들이 중심축 역할을 했다. 한화오션이 경남 거제시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창원시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현대위아·두산에너빌리티·현대로템 등 국내 대표 방산·중공업 기업들이 포진해 있다. 비수도권 시·군·구 기준으로는 경남 창원시가 25곳으로 가장 많은 1000대 기업 본사를 보유한 지역으로 조사됐다.

부산에는 37개 기업이 본사를 둔 것으로 나타났다. HJ중공업, 성우하이텍, 화승인더스트리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최근 국내 최대 해운사 중 하나인 HMM이 부산 이전을 공식화하면서 향후 부산의 기업 집적 효과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부산은 해양·물류 산업을 중심으로 기업 유치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울산에는 HD현대중공업을 비롯해 롯데정밀화학, 경동도시가스 등이 자리하고 있었다. 전통 제조업 기반 산업 도시 특성이 반영된 결과다.

충청권에는 총 87개 기업 본사가 위치했다. 충남 35곳, 충북 31곳, 대전 14곳, 세종 7곳 순이다. 충남에서는 코웨이, 동원시스템즈, 하나마이크론 등이 대표 기업으로 꼽혔고, 충북에는 현대엘리베이터와 HK이노엔, 심텍 등이 자리했다. 대전은 KT&G와 한온시스템 등이 지역 대표 기업군으로 조사됐다.

대구·경북 권역에는 총 59개 기업이 본사를 두고 있었다. 경북은 33곳, 대구는 26곳이다. 경북 포항시에는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 등이 위치해 있고, 구미시에는 한화시스템이 자리하고 있다. 대구에서는 한국가스공사와 엘앤에프, 에스엘 등이 지역 경제를 이끄는 대표 기업군으로 조사됐다.

호남권은 상대적으로 기업 본사 수가 적었다. 전북·전남·광주를 포함한 호남권에는 총 29개 기업 본사가 소재했다. 이 가운데 전북이 13곳으로 가장 많았고, 전남은 9곳, 광주는 7곳 수준이었다. 다만 한국전력이 전남 나주에 본사를 두고 있는 점은 상징성이 크다. 한전KPS와 금호건설 등도 나주에 법인 소재지를 두고 있다.

강원과 제주 지역은 각각 8곳, 6곳으로 집계됐다. 강원에서는 강원랜드가 가장 큰 매출 규모를 기록했고, 제주에서는 카카오와 제주항공이 대표 기업으로 꼽혔다.

기초자치단체별로는 서울 강남구가 89곳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본사를 보유한 지역으로 조사됐다. 이어 경기도 성남시와 서울 중구가 각각 63곳으로 뒤를 이었다. 서울 서초구(47곳), 영등포구(46곳), 경기 화성시(41곳) 등도 기업 본사 밀집 지역으로 확인됐다.

서울 강남구에는 현대모비스와 포스코인터내셔널, DB손해보험, GS리테일 등이 위치해 있으며, 성남시에는 KT와 네이버, 삼성중공업, SK가스 등이 자리하고 있다. 영등포구에는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 LG그룹 주요 계열사가 몰려 있었다.

최근 정부 차원의 균형 발전 기조와 지방 이전 논의에도 불구하고,실제 기업들의 수도권 선호는 쉽게 바뀌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수 인재 확보와 교통·업무 인프라, 협력사 네트워크, 금융 접근성 등이 여전히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서다. 

특히 대기업일수록 투자·금융·법률·컨설팅 기능과의 연계가 중요한 만큼 서울 선호 현상이 두드러진다. 반면 지방은 제조공장이나 생산거점 역할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아 본사 이전 유인책이 제한적이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주요 대기업들의 수도권 편중 구조가 지속되면서 비수도권과의 사회·경제적 격차가 여러 지표에서 확대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며 "기업들이 지방으로 이전했을 때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세제·입지·인재 확보 측면의 프리미엄과 장기적 지원 전략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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