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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노사 임금협상 결렬, 5개 법인 쟁의권 확보 파업 위기
아주경제
27일 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노사는 이날 오후 경기 수원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임금교섭 관련 2차 조정회의에서 합의안 도출에 실패했다. 이날 회의는 오후 3시부터 시작돼 밤 11시 가까이 이어졌지만 끝내 접점을 찾지 못했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노사 간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자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카카오 노조는 쟁의권을 확보하게 됐다. 앞서 디케이테크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페이, 엑스엘게임즈 등 계열사 4곳도 이미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다. 카카오 본사까지 조정이 최종 결렬되면서 노조가 교섭을 진행 중인 5개 법인 모두 쟁의권을 확보하게 됐다.
카카오 노조인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는 지난 20일 임금·단체협약 승리 결의대회를 열고 파업 찬반투표 결과가 가결됐다고 밝힌 바 있다. 노조는 역대 최대 실적에 걸맞은 성과 보상 체계 마련과 경영진 책임 강화, 구조조정 중단 등을 요구하고 있다.
IT 플랫폼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국내 대형 플랫폼 기업의 첫 대규모 파업 위기로 보고 있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카카오톡이나 카카오페이 등 주요 서비스가 즉각 중단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자동화 운영 체계가 구축돼 있는 데다 필수 유지 인력만으로도 핵심 서비스 운영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카카오가 최근 사활을 걸고 추진 중인 인공지능(AI) 사업과 신규 서비스 개발 일정에는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 서비스 자체는 유지되더라도 신규 기능 개발과 업데이트 속도는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AI 사업은 개발 인력 의존도가 높아 장기 파업 시 타격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태가 판교 테크노밸리 전반에 미칠 파장에도 주목하고 있다. 카카오 노조가 속한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IT위원회에는 네이버와 넥슨,스마일게이트, 넷마블 등 주요 IT·게임사 노조가 참여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곧바로 업계 전반의 연쇄 파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게임업계는 상대적으로 높은 연봉과 복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무리한 쟁의행위는 오히려 여론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각 회사 노조가 개별 협상 체계를 유지하고 있어 즉각적인 공동 파업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카카오의 단체행동이 업계 전반의 협상 분위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적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카카오 노조가 성과 보상 체계나 고용 안정과 관련해 의미 있는 선례를 만들 경우, 현재 임단협을 진행 중인 다른 IT 기업 노조들의 요구 수준도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갈등의 배경으로 테크업계 성장 둔화와 고용 환경 변화를 꼽는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급성장했던 IT 기업들이 최근 수익성 중심 경영으로 전환하면서 채용 축소와 조직 효율화에 나서고 있는 반면, 장기 재직자가 늘어난 직원들은 고용 안정과 보상 체계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