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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합의안 후폭풍, 노노갈등 심화와 주주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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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사가 극적으로 임금교섭 잠정합의안을 도출하며 총파업 위기를 넘겼으나 후폭풍이 거세다. 성과급 보상 체계를 둘러싼 모바일·가전(DX) 부문과 반도체(DS) 부문의 사내 갈등이 노노(勞勞) 법적 분쟁으로 번진 데 이어 주주들까지 주주가치 훼손을 이유로 단체 행동에 나섰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노노 갈등의 도화선이 된 것은 '잠정합의안 찬반 투표권 배제'다. DS 부문 직원들이 주축이 된 제1노조 '삼성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는 DX 부문 중심의 제3노조 '동행노동조합(동행노조)' 조합원들에게 투표권이 없다고 통보했다. 동행노조가 지난 4일 공동교섭단 참여 종료를 선언했기 때문에 교섭 지위를 상실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동행노조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수원지부는 강하게 반발하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22일 회견에서 "DX 부문을 패싱하는 합의안의 실체가 드러나자 하루 사이에 동행노조 조합원이 1만 명 늘었다"며 "결집된 DX 부문의 표심이 두려워 투표에서 배제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행노조는 투표 중지 및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을 예고하는 한편 통보와 관계없이 자체적인 찬반 투표를 강행하고 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 뉴스1

다만 고용노동부가 교섭대표노조는 단체교섭 체결 권한이 있어 찬반 투표에 타 노조 조합원을 반드시 참여시키지 않아도 된다는 유권해석을 내리면서 초기업노조 측의 조치에 무게가 실린 상태다. 반대 성향이 강한 동행노조원 1만여 명이 투표에서 빠지면서 잠정 합의안이 가결 요건을 충족해 통과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갈등의 본질은 사업 부문 간 보상 격차에 대한 누적된 불만이다. 동행노조와 전삼노 수원지부는 그동안 DX 부문이 벌어들인 자금이 반도체 시설 투자에 대거 투입됐음에도 성과 보상에서는 소외됐다고 주장한다.

노조 측 자료에 따르면 최근 20년간 누적 영업이익은 DX 부문 약 242조 5000억 원, DS 부문 약 264조 3000억 원으로 유사한 수준이다. 반면 이 기간 삼성전자의 시설 투자(CAPEX) 중 80~90%는 반도체 부문에 집중됐다. 이들은 반도체가 적자를 볼 때도 역발상 투자가 가능했던 것은 DX 부문의 안정적인 흑자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라면서 성과급 제도를 특정 부문에만 유리하게 가져가는 것은 '원 삼성(One Samsung)' 기조에 위배된다고 비판한다.

학계와 전문가들 사이에서 합의안이 통과되더라도 부문 간 분열을 막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노사 갈등이 내부 과제라면, 외부에서는 자본시장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소액주주 단체인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21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한남동 자택 앞에서 집회를 열고 이번 잠정합의안을 전면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이 문제 삼은 것은 사업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하는 DS 부문 특별성과급을 10년간 지급하는 등 성과급을 제도화한 부분이다. 주주들은 세전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장기간 고정하는 합의가 배당 재원을 고갈시키고 기업 가치를 떨어뜨린다고 우려한다. 주주운동본부 측은 "주주 재산권과 직결된 사안을 주주총회 결의 없이 노사 합의로 결정한 것은 명백한 위법이자 원인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향후 이사회 결의가 상정될 경우 무효 확인 소송과 함께 위법행위 유지청구권(가처분)을 행사해 성과급 지급을 저지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주주 단체행동 플랫폼을 통해 상법상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지분 1% 확보 요건을 채우기 위해 세 결집에 나섰으며,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에게도 공동 대응을 요청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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