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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방송 대주주 SM그룹, 비판 노조에 10억 소송 제기
미디어오늘
당시 울산 지역 시민사회는 지역의 중요한 공공재인 울산방송 매각을 공론화 과정도 거치지 않은채 밀실로 진행했다며 “SM그룹은 무분별한 기업 인수, 합병을 통해 덩치만 키워온 회사라는 것이 일반적인 정설이며 무엇보다 울산과는 아무런 연고도 없는 회사”라고 비판했다. 울산방송 구성원들 역시 매각 원천무효를 주장하며 “지역에서 영향력 있는 지상파 방송사를 인수해 아파트 건설과 SOC 건설 사업 등에 방패막이로 세우려는 목적이 아니겠느냐”고 우려했다. 지역 밀착성도 없는 기업이 지역 내에서 사익을 추구할 목적으로 방송사를 인수하는 것 아니겠냐는 의심이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최대주주 변경 승인 직후인 2019년 4월 울산방송은 서울 수유리에 위치한 새마을연수원 부지를 150억 원에 매입했는데, 노조는 이 과정에 SM그룹이 개입해 해당 부동산을 구입하게끔 소개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이후로도 SM그룹의 계열사가 두 차례에 걸쳐 울산방송 자회사의 아파트 분양대금을 빌려가거나, 울산방송의 복합단지 공사에 SM그룹 산하 건설사가 수의계약으로 공사를 가져갔다는 문제제기가 이어졌다.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2년 연속 울산방송 대주주의 부당한 경영 간섭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지역방송이 거대 자본의 사익 추구 수단으로 전락한 사례다.
언론을 감시할 주체가 부족한 지역에선 노동조합의 역할이 절실했다. 김영곤 전국언론노동조합 울산방송지부장은 대주주의 부당한 경영 간섭 정황을 포착할 때마다 계속해 대내외에 목소리를 높였다. 방송법 8조가 규정한 방송사 소유 제한 기준을 4년째 위반하고 있던 삼라가 울산방송 지분 매각 광고를 게재하자, 김 지부장은 지난해 9월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SM그룹 본사 사옥을 찾아 기자회견을 열고 SM그룹을 향해 그간 훼손된 경쟁력을 원상복구하라고 외쳤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민·형사 소송이었다. 기자회견 직후 삼라는 김 지부장 개인을 상대로 10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의 형사 고소도 함께였다. 비슷한 시기 울산방송 대표 역시 일간지에 “김영곤은 노조위원장이란 직위를 이용해 사실을 호도하거나 허위사실을 주장함으로써 울산방송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며 김 지부장을 겨냥한 호소문을 게재했다.

대주주 변경 후 계속된 경영 간섭
-삼라로 대주주가 변경된 후 노조는 부당한 간섭을 지속적으로 비판해왔다. 가장 먼저 비판이 나왔던 수유리 부동산 취득 과정에서 대주주의 개입은 어떤 식으로 이뤄졌나?
“울산방송 최대주주 변경 승인 후 한 달도 되지 않았을 때, 울산방송이 서울 수유리 새마을연수원 부지를 입찰을 통해 매수했다. 당시 울산방송 대표이사가 나에게 면담을 요청해 ‘회장님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는데, 이 부동산이 매물로 나왔다’라면서 입찰 가격을 놓고 SM그룹의 회장, 대표, 울산방송 대표 3명이 각자 의견을 냈는데 회장 의중대로 입찰 가격이 정해졌다고 언급하기까지 했다. 방송사 대표가 이렇게까지 이야기하는데 사실로 믿는 것이 일반 상식에 부합하지 않나. 당시 수유동 땅을 구입하는 데 SM그룹이 세부적으로 관여해왔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 수유동 땅을 사면서 울산방송의 보유 현금 약 150억 원 가량이 소요됐고, 이자수익 창출 기회가 날아갔다.”
-울산방송의 자회사 ‘ubc플러스’에서 SM그룹 계열사에 아파트 분양대금을 두 차례 걸쳐 155억 원을 빌려줬다가 문제제기가 이어지자 전액 상환한 일도 있었다.
“2024년 4월 회사 자금 대여 관계를 알려달라고 사측에 공문을 보냈는데, ubc플러스에서 SM그룹 계열사인 ‘케이엘홀딩스’에 아파트 분양대금 155억 원을 두 차례에 걸쳐서 금리 6.3%를 받고 빌려줬다는 내용이 있었다. 회사의 안정적 수익 창출을 위해 빌려줬다는 설명이었다. 울산방송 이사회를 개최해 사전 심의·의결을 거쳤냐고 묻자, 울산방송이 아닌 ubc플러스 이사회를 개최했다고 답했다. 울산방송의 2대주주, 3대주주, 4대주주 등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자금이 집행된 것이다. 2024년 8월 SM그룹 마곡동 사옥 앞에서 이 문제 등을 지적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했고, 이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현안 질의에서도 지적됐다. 그랬더니 케이엘홀딩스가 ubc플러스에 155억 원을 반납했다.”

“SM그룹 회장이 그룹 임원에게 업무 지시를 하며 ‘민영방송협회를 통하면 된다. (부산 사하구 SM그룹 계열 건설사인 경남기업 사업 관련) 브레이크 걸리는 거 있으면 울산방송 사장한테 전화해라’라고 언급한 사실이 2024년 국회 국정감사 등을 통해 명확히 확인된 바 있다. 지상파 방송사 사장을 앞세워 최대주주가 ‘브레이크 걸리는 일이 있으면 방송사 사장을 찾아가라’고 한 건 최대주주가 절대 하지 말아야 할 행태다.”
-울산방송 사장이 SM그룹 비판 보도와 관련해 JTBC에 찾아간 사실도 드러났다.
“2024년 초 울산방송 대표이사가 JTBC 사장을 찾아가 ‘진실을 제대로 보도해달라는 취지의 말을 한 적이 있다’고 당사자 본인도 국회에서 스스로 인정했다. 그 자체가 지극히 부적절한 행위다. 백번 양보한다고 해도 SM그룹의 홍보팀에서나 할법한 일이지, 지상파 방송사의 대표가 다른 방송의 대표를 찾아가 대주주 관련 비판 보도에 대해 ‘진실을 제대로 보도해달라’고 말하는 것은 그 자체로도 일종의 로비이자 청탁이다. 언론사 대표가 이정도의 공적 책임의식 밖에 갖고 있지 않다는 것에 자괴감을 느낀다.”
-울산 남구 옥동 신사옥 복합단지 시공건 관련해 공개입찰 과정이 생략된 채 SM그룹 산하 삼환건설의 수의계약이 이뤄졌다는 문제제기도 나왔다.
“울산방송이 100% 자본을 출연해 설립한 ubc플러스의 공시 자료에 따라, 옥동 사옥 관련 ㈜삼환기업과 수의계약을 했음이 명확히 표현돼 있는 부분에 대해 언급한 것이다. 2021년부터 노조가 회사 측에 수 차례 공문을 통해 입찰방식에 대해 물었을 때 ‘공개경쟁 입찰을 통해 실시하겠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음에도, 실제 시공사 선정에서는 공개경쟁 입찰을 아예 생략했다. 회사와 대주주 측은 ‘공개지명경쟁 입찰’을 실시했다며 임의로 세 개 회사를 선정해 공문으로 통보했고 이중 두 개 회사가 입찰을 포기해 수의계약을 하게됐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건설업계에선 ‘공개지명경쟁 입찰’이라는 용어는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용어가 아니라고 한다. 마치 투명하고 공정하게 선정했다는 걸 표현하기 위해 ‘공개’라는 단어를 넣은 것이다. 공개경쟁 입찰은 애초부터 건너뛰었고 형식만 거친 뒤 최대주주 계열사와 수의계약을 했다는 것이 팩트다.”

“서울 수유리 부동산을 울산방송이 사게 된 과정에 대주주가 개입했는지 여부, 삼라가 울산방송 최대주주가 된 후 울산방송 유보금이 소진됐는지와 차입경영 여부, 옥동 신사옥 복합단지 시공권 관련 공개입찰 과정이 생락된 채 수의계약이 이뤄졌는지 여부, SM그룹이 울산방송을 로비 창구로 활용했는지 여부에 대해, 고소인 측에선 그런 사실이 없는데 내가 허위사실을 공공장소에서 퍼뜨렸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기자회견장에서 언급한 모든 내용들은 철저히 검증 과정을 통해 언급한 내용이고 진실이다. 국회 국정감사와 언론보도 등을 통해서 이미 객관적으로 확인된 사실들을 언급하면서 그 부적절함에 대해서 의견을 제시했다. 결국 진실은 명백히 확인될 거라고 믿고 있다.”
5년째 이어지는 방송법 위반 상황, 매각 소식은?
삼라의 방송법 위반 상황도 5년 째 이어지고 있다. 최대주주 변경 승인 당시 방통위는 삼라로부터 자산총액 10조 원 기준을 위반하지 않겠다는 확약서를 제출받았다. 그러나 SM그룹의 자산총액은 2021년 기준 10조 원이 넘었고, 자산총액 10조 원 이상 대기업은 지상파 방송사의 지분을 10% 이상 소유할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는 방송법 8조 위반 상황이 지속됐다. 2021년부터 네 차례 시정명령을 부과했지만 조치가 취해지지 않자 결국 방통위는 지난해 3월 지상파방송사업자 소유제한 규정 위반으로 삼라를 고발했다. 이에 삼라는 뒤늦게 일간지에 울산방송 지분 전량 매각 광고를 내며 매각을 본격화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별다른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SM그룹의 지분 인수가 확정되기 전, SM그룹 고위관계자들은 울산방송에 아낌없는 투자를 통해 작지만 강한 방송을 만들겠다며 많은 장밋빛 공약을 했다. 그러나 7년이 지난 지금 약속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오히려 토요일 뉴스는 폐지됐고, 대주주는 울산방송을 앞세워 ‘브레이크 걸리는 일이 있으면 해결하라’고 지시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런 문제들에 대해 구성원들도 처음엔 상당한 상실감과 박탈감을 느꼈는데, 시간이 지나니 반쯤 포기한 상태 같다. 상당한 배신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주주의 지역언론 사유화 문제는 고질적인 문제다. 지역언론 실태는 어떠한가?
“대주주가 어떤 의식을 갖고 대주주 자격을 유지하고 있는 지가 중요하다. 민영방송의 경우 대주주가 방송사 대표 선임에 있어서 절대적 권한을 행사하고 있고, 대표는 보도국장 등을 비롯한 주요 모든 국장을 임명한다. 더군다나 지역방송사들은 전국 각지에 일종의 네트워크 관계가 있어서, 특정 한 방송사의 대주주가 방송사를 통해 사적 이익을 추구하겠다고 마음 먹으면 네트워크가 악용될 위험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울은 시민사회단체가 다양하고 미디어 비평지의 상시적 감시나 비판 기능 속에 있지만, 지역에는 시민단체도 거의 없고 미디어를 상시적으로 감시하는 언론도 없다. 이런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이 노동조합밖에 없다. 대주주의 책임감 결여, 이에 부역하는 경영진의 실태에 대해 수차례 사내에서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했지만 시정되지 않았고, 부득이하게 최대주주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했는데 허위사실 유포라며 민·형사 소를 제기했다.”

“지역언론의 대주주라면 언론의 역할, 사회적 책임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해야 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 설령 대주주에게서 부당한 외압이 들어올 경우 방송사 대표는 외압을 막아내고 독립성을 지키고 공정성을 수호하는 것이 당연한 책무다. 서울에 비해 문화 소통 창구가 제한돼있는 지역의 시청자들은 지역방송의 프로그램, 뉴스를 통해 상당 부분의 정보를 얻는다. 최대주주와 대표이사는 책임감을 더 깊고 크게 느껴야 한다.”
-지역언론이 대주주에 의해 영향받지 않기 위해 필요한 제도적 장치는 무엇이라고 보나?
“우선 회사 구성원들이 감시, 견제, 비판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외부적으로 본다면 방미통위가 제대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지금까지 방송사 재허가 과정을 보면 거의 통과의례였다. 방송사 경영진과 대주주가 재허가를 못 받을까 독립성, 공익성을 지켜야겠다고 고민하는 흔적이 없다. 이재명 정부 임기가 시작하며 방송3법 개정을 통해 공영방송의 독립성이 보장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강화됐지만 안타깝게도 민영방송은 법 테두리 안에서 빠졌다. 지역에 있는 시청자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는 민영이나 공영이나 다를 바가 없다. 민영방송 역시 공적 책임을 지게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당사자 입장에서 구체적으로 필요한 장치를 설명하자면?
“사장 임명에 있어서 구성원들 의견이 반드시 반영되도록 하고, 보도국장 임명동의제도 도입돼야 한다. 현재 민영방송에는 이러한 장치들이 거의 없고, 있다고 해도 미미한 수준이다. 방미통위는 문제를 인지하면 바로 실태조사에 나서고 실효적인 조치에 나서야 한다. 지난 정부 방통위는 도대체 무엇을 했는지 안타까울 뿐이다. 시정명령이라는 서류상 행정조치만 내렸을 뿐, 실질적으로 법 위반 행위를 바로잡기 위해 어떤 역할을 했나. 새 정부에서 새로 출범한 방미통위는 부디 실질적 감독기관의 역할, 사명을 수행해야 한다. 방송의 사회적 책임을 망각한 방송사에 대해 합리적이고 투명한 청문 절차로 과감한 조치를 내려 경종을 울려야 한다.”
삼라 측 울산방송 대표 호소문 언급하며 “허위 사실 유포에 법적 호소”
한편 삼라 측은 지난 18일 미디어오늘에 울산방송 지분 매각 상황에 대해 “매각을 계속 추진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희망 인수자가 없다”며 “매각 공고를 또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 지부장에 대한 민·형사 소송 제기 이유 관련해서는 “수없이 해명도 하고 설명을 했는데도 허위 사실을 지속적으로 유포하다보니 삼라에 대한 이미지나 신임이 떨어져 어쩔 수 없이 법적 호소를 할 수밖에 없었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지난해 9월 언론사에 광고를 낸 호소문에 다 나와있다”고 설명했다.

울산방송은 ubc플러스의 자금 대여에 대해선 “ubc플러스는 이사회 등을 거쳐 정식 계약을 체결하고 담보를 제공받아 6.3%의 이자를 적용하는 등 모든 절차를 합법적으로 진행했으며 2024년 8월 전액 회수 완료했다”며 SM그룹이 울산방송을 로비 창구로 활용했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악의적 선동이자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울산방송은 “김영곤은 반복된 허위 사실 유포와 음해, 명예훼손으로 그룹과 회사, 경영진과 주주에 대해 심각한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며 민·형사상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다만 이같은 호소문 게재 행위에 대해 지난해 국정감사에선 방송사가 대주주를 위한 창구로서 기능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당시 증인으로 채택된 이정환 울산방송 사장은 광고비로 약 2500만 원의 회사 자금을 사용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