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24 읽음
美국무, 나토 회의서 “트럼프, 나토 동맹국 중동 대응에 실망”
조선비즈
미국이 중동 전쟁 대응을 둘러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내부의 균열을 공개적으로 거론하고 나섰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부 유럽 동맹국들의 대응에 실망하고 있다며, 오는 7월 나토 정상회의에서 이 문제가 다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루비오 장관은 22일(현지 시각) 스웨덴 남부 헬싱보리에서 열린 나토 외무장관 회의에서 “솔직히 말해 대통령은 일부 나토 동맹국들의 중동 작전에 대한 대응에 실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다음 달 초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가 “나토 역사상 가장 중요한 정상회의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했다. 각국 정상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에 대응해야 하는 자리라는 취지다.
그는 “이 문제는 반드시 다뤄져야 하지만 오늘 당장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정상급에서 논의돼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전쟁에서 미국을 돕지 않는다며 유럽 국가들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 왔다. 나토 탈퇴 가능성도 거듭 시사했다.
이번 외무장관 회의는 7월 나토 정상회의 의제를 조율하는 성격이 강하다. 유럽 회원국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국방비를 늘리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쟁 이후 호르무즈 해협 항행의 자유를 보장하는 데 기여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도 부각하려 했다.
이런 상황에서 루비오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실망감을 다시 언급한 것은 대서양 양안의 분열 문제가 차기 나토 정상회의의 핵심 의제가 될 것임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상회의에서 갈등을 봉합하지 못할 경우 나토의 향후 결속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루비오 장관은 “나토는 유럽뿐 아니라 미국에도 중요하다”며 “목표는 더 강한 나토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외무장관 회의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유럽 주둔 미군 재배치 문제도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의 직전 폴란드에 미군 5000명을 증파하겠다고 밝혔고, 앞서 주독 미군 5000명 감축 계획도 공개한 바 있다.
루비오 장관은 주독 미군 감축에 대한 유럽의 우려를 두고 “징벌적인 조치가 아니라 계속 진행돼 온 미군 재배치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은 세계적으로 이행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병력 배치와 관련해 어디에 병력을 둘지 지속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동맹국들도 미국의 유럽 주둔 병력이 조정될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이런 작업은 동맹국들과의 조율 속에서 이뤄져 왔기 때문에 누구에게도 놀라운 일은 아니다”라고 했다. 루비오 장관은 “우리는 인도·태평양 지역과 중동, 서반구에서도 임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루비오 장관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평화 협상이 지금까지 “유감스럽게도 성과가 없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미국은 협상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계속 수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루비오 장관과 양자 회동을 했다. 뤼터 총장은 미군 재배치와 관련해 막후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고도의 기밀 사항”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미 국무부는 루비오 장관과 뤼터 총장이 이날 회동에서 동맹국들의 국방비 증액, 앙카라 나토 정상회의, 나토 회원국의 방위 생산 확대, 주요 국제 해역에서의 항행의 자유와 해양 안보 증진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