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3 읽음
대만 국립공원 성행위 생중계, 커플 공연음란 혐의 수사
위키트리
0
대만의 유명 국립공원에서 남녀가 성행위를 하는 모습이 유튜브 생중계 카메라에 그대로 찍히는 일이 벌어졌다. 경찰이 공연음란 혐의로 수사에 나섰다.

사건이 벌어진 곳은 대만 타이베이 양밍산(陽明山) 국립공원 내 친톈강(擎天崗) 초원 지대다. 이곳은 드넓은 초원과 방목 중인 소 떼로 유명한 관광 명소다. 공원 관리처는 방문객들이 날씨와 현장 상황을 미리 확인할 수 있도록 4K 고화질 카메라를 설치해 유튜브 채널 '양밍산국가공원관리처 INFO'를 통해 24시간 생중계해 왔다.

경찰 조사와 영상 기록에 따르면 문제의 커플은 지난 14일 오후 11시쯤 친톈강에 도착해 처음에는 피크닉 테이블 의자에 나란히 앉아 바람을 쐬며 대화를 나눴다. 그러다 이튿날 오전 1시 15분쯤 두 사람의 행동이 점차 과감해지더니 결국 테이블 앞에서 성행위를 하기에 이르렀다. 약 5분 뒤 두 사람은 서둘러 현장을 떠났다.

문제는 현장 주변에 공원 관리처가 설치한 360도 전천후 실시간 감시 카메라가 가동 중이었다는 점이다. 야간이라 다소 어두웠지만 4K 카메라와 수음 장비가 화면과 소리를 그대로 인터넷에 내보냈다. 장면을 목격한 네티즌들이 생중계 링크를 퍼뜨리면서 시청자 수가 순식간에 치솟았다.

사태를 파악한 양밍산국가공원관리처는 친톈강 초원의 24시간 실시간 영상을 긴급 비공개 전환했다. 그러나 이미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퍼진 뒤였다. 현장을 직접 찾아가 테이블을 확인하는 네티즌들까지 나타났고, 커플이 남기고 간 것으로 추정되는 콘돔 포장지와 지퍼백이 발견됐다는 제보도 이어졌다. 공원 관리처 직원들이 출동해 해당 테이블을 소독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타이베이시 경찰 스린분국은 사건 인지 후 신속하게 관련 차량을 특정하고 남성의 신원과 차량 번호를 파악했다. 남성은 경찰에 "충동적이었으며 24시간 생중계 카메라가 있는 줄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두 사람을 공연음란 혐의로 소환해 조사 중이다. 경찰은 영상을 저장하거나 온라인에 유포한 네티즌들에 대해서도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건이 알려지면서 친톈강은 심야 관광 명소가 됐다. 사건이 벌어진 낮부터 밤까지 수백 명이 이른바 '성지순례'에 나섰고, 웨딩드레스와 정장을 입은 예비 신혼부부가 해당 테이블 앞에서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드는 장면까지 생중계됐다. 공원 측이 모방 열풍을 막으려 테이블을 치웠지만 네티즌들이 다시 원래 자리에 갖다 놓는 일도 벌어졌다.

16일 새벽에는 공룡 코스튬을 입은 두 명이 현장에 나타나 해당 테이블에서 커플의 행위를 그대로 흉내 냈다. 조명 장비를 든 사람, 촬영 카메라를 든 사람, 수십 명의 구경꾼이 몰려들어 사진을 찍었다. 이 장면 역시 유튜브 생중계에 그대로 잡혔다. 이 시간대 생중계 동시 시청자 수는 5000명을 넘어섰다. 스레드에서 "좋아요 1만 개를 받으면 친톈강에서 컴퓨터를 조립하겠다"고 공언했던 한 네티즌이 실제로 현장에 나타나 컴퓨터를 조립하는 장면도 펼쳐졌다.

대만 형법에 따르면 공공장소에서 공연음란 행위를 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구류 또는 9000위안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경찰은 국립공원, 정자, 초원 등 불특정 다수가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는 개방 공간은 모두 공공장소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당사자 동의 없이 성적 영상을 배포하거나 전달한 경우 별도 법률에 따라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어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공유한 네티즌들도 법적 위험에서 자유롭지 않다.

사건은 대만 소셜미디어를 달궜다. "국립공원 공식 채널에서 이런 걸 보게 될 줄 몰랐다", "새벽 1시가 넘었는데 인산인해라니. 영화 촬영 현장 같다", "두 사람 덕분에 친톈강 관광이 살아났다", "대만 국내 여행이 망했다고 누가 그랬나", "국립공원을 이런 식으로 쓰는 건 다른 관광객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없는 것"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국립공원 측이 커플이 이용한 탁자를 소독하는 모습. / '양밍산국가공원관리처 INFO' 유튜브 영상 캡처

이번 일을 계기로 대만 전역의 24시간 생중계 카메라 설치 현황도 재조명됐다. 친톈강 외에도 허환산(合歡山), 르웨탄(日月潭), 아리산(阿里山), 치싱탄(七星潭), 컨딩(墾丁) 등 주요 관광지에 전천후 실시간 영상 시스템이 운영 중이며 일부는 야간 투시와 고배율 줌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어디를 가든 찍힐 수 있다는 걸 명심하라"는 반응이 퍼졌다.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