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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 이란 지도부 제거 및 아마디네자드 추대 계획 실패
아주경제
신문에 따르면, 개전 초기 미국과 이스라엘은 하메네이 체제를 무너뜨린 뒤 이란을 이끌 수 있는 '실용적 인물(pragmatist)'로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을 검토했다고 한다. 미국 관리들은 그를 온건파라 할 수는 없어도 미국과 협력 의향이 있는 정권 내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이 계획은 올해 초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뉴욕으로 압송했을 때와 닮았다. 미국이 독재정권의 수장을 교체하고 해당 정권 관계자 중 온건파로 하여금 정권을 이끌게 하는 모델이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한 작전의 성공과 그의 임시 후임자가 백악관과 협력하려는 의지를 보인 것을 즐겼으며, 이 모델을 다른 곳에 복제 하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으로서도 미국과 이스라엘의 카드는 구미가 당길 만했다. 아마디네자드는 최근 몇 년 동안 이란 이슬람 정권 지도부를 부패 혐의로 고발하는 등 갈등을 초래했고, 이에 그의 충성심에 대한 의구심이 담긴 소문이 돌기도 했다. 그는 2017년, 2021년, 2024년 등 총 3회 대선 출마 자격이 박탈됐다. 2017년 출마 자격 박탈 당시에는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를 비판하고 왕정 시대에 경의를 표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졌다고 예루살렘포스트는 보도했다.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은 최근에 수도 테헤란 동부에 있는 자택 주변으로 활동이 제한됐다.
또 NYT는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이 2023년 과테말라, 2024년과 2025년에 헝가리를 방문한 것을 지적하며, 이 두 나라가 이스라엘과 관계가 좋다는 점을 지적했다. 2023년에는 과테말라에서 열리는 물 관리 학회에 참석한다는 이유였다. 당시 아마디네자드는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에서 이란 보안 당국이 여권을 돌려주지 않다가 뒤늦게 반환했다고 밝혔다.
결국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이 시작됐다. 이후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를 비롯해 군부 2인자인 알리 라리자니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 모하마드 파크푸르 이슬람혁명수비대 총사령관 등이 사망했다. 하메네이의 아들인 모즈타바 하메네이(현 최고지도자)도 부상을 입었다. 하지만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의 집에는 큰 타격이 없었고, 오히려 인근 초소에서 집을 감시하던 혁명수비대원들만 폭사했다. 아마디네자드와 가족은 지하로 대피했다. "사실상 탈옥 작전"(애틀랜틱)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이에 대해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의 한 측근은 NYT에 미군과 이스라엘의 당시 작전이 그를 석방하기 위한 시도였다고 확인했다.
개전 후 3개월이 지났고 휴전 상태가 계속되는 지금, 외신에 아마디네자드의 흔적을 찾기는 어렵다.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은 모즈타바의 최고지도자 등극 이후 관영 언론을 통해 축하 메시지를 남기는 등 몇 차례 공개 연설을 했다고 예루살렘포스트는 보도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기대와 달리, 무너질 것으로 생각했던 이란 정권의 심장부 격인 이슬람혁명수비대는 호르무즈 해협 통제를 공언하는 등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DPA 통신은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을 인용, 혁명수비대가 호르무즈 해협에서 지난 24시간 동안 한국 선박 등 총 26척의 통과를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NYT는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이 공습에서 살아남았지만, 그 경험 이후 정권 교체 계획에 환멸을 느꼈다(disillusioned)"고 전했다.
실패로 끝났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의 '아마디네자드 카드'는 그의 재임 시절 강성 행보를 감안하면 의외의 선택지로 풀이된다. 그는 재임 당시 "미국이 이스라엘을 지원하려고 9.11 테러를 조작했다" "이스라엘을 지도에서 지워버리자" 등 많은 막말을 쏟아내 유명해졌다. 서방 언론에서는 그를 '미스터 악마'라고 부르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 후 "실제적이고 근본적인 변화를 원한다"면서 축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고 알자지라는 보도했다. 또 그는 2019년 NYT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행동하는 사람이자 비즈니스맨"이라며 "그에게 (미국과 이란) 두 국가의 장기적인 손익을 계산하자고 말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