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1 읽음
시진핑, “중국이 대만 공격하면 미국은 대만을 방어할 거냐”
최보식의언론
시진핑이 선제적 공세 전략으로 회담장을 주도하게 된 것은 두 가지 배경이 있다.
하나는 이란 문제이다. 미국이 지금 이란 문제에 발목이 잡혀 중국의 도움을 요청하는 상황에서 “왜 불은 당신이 질러놓고 나보고 같이 끄자고 그러냐”라는 식의 인식을 갖고 있다. 그리고 중국은 아직 밖으로 나갈 때가 아니다. 그래서 나는 안 나간다. 왜? 이유는 미국이 떠맡고 있는 비용을 중국이 같이 떠안을 그런 함정에는 빠지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세계 안전이든 지역 안전이든 미국이 다 떠맡고 그 비용도 미국이 전부 부담하라는 식이다. 반면에 미국은 이제 지구촌의 안전 비용을 중국도 함께 공동 부담할 강대국이 되었기 때문에 우리 미국과 그 비용과 리스크를 공동 부담하자는 생각이다.
이런 미국의 제안에 중국이 만리장성 밖으로 뛰어넘어가는 선택은 안 할 것이고, 반면에 미국이 더 오랫동안 이란에 발목이 잡혀 중동에서 허우적거리길 바랄 것이다. 그래야 중국에 대한 견제가 약해질 것이고 국가적 에너지도 소진될 것이기 때문이다.
시진핑이 트럼프에게 선제적 공세를 펼쳤던 두 번째 이유는 다가올 11월의 미국 중간선거이다. 이 선거가 트럼프의 진퇴를 결정짓는 치명적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트럼프의 요구대로 트럼프에게 득이 되도록 전폭적인 경제적 지원을 해 줄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이 부분을 미국 국내정치에 활용할 것이고, 그렇게 되어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게 되면 그것이 곧 미국의 대만 문제에 대한 적극적 개입과 대중 봉쇄 정책의 공세적 전략으로 귀결된다는 것을 시진핑 주석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여기에 한 가지를 더 첨언한다면 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9월에 방미해주도록 초청했을까 하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만큼 11월 미 중간선거에 쫓기고 있다고 판단할 것이다.
시진핑 입장에서 미중 관계의 미래 전략을 세울 경우, 트럼프와 같은 리더의 힘이 강해지는 것이 좋을지, 그렇지 않으면 그가 빨리 레임덕에 빠지는 것이 중국에 좋을지를 놓고 이미 계산과 판단은 끝났을 것이다.
바로 이러한 국내정치의 약점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방중에서 ‘스트롱맨’으로서의 태도보다는 소프트 파워맨으로서 겸손한 태도를 취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럼 이번 시진핑과의 만남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무엇을 얼마나 얻었을까를 계산한다면, 사상 유례없는 초호화 경제 군단을 이끌고 방중했지만 중국을 떠날 때는 중국에서 받은 모든 물건과 선물을 쓰레기통에 버리고 폐기시킬 만큼 시작과 끝은 달라 보인다.
중국의 시진핑 입장에서 본다면 트럼프는 힘이 많이 빠졌고 앞으로 더 빠질 것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에 여기서 받쳐줄 필요는 없다는 전략적 판단을 갖고서 이번 미중정상회담을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가장 중요한 것은 두 정상이 비공식 회담에서 어떤 대화를 주고받았고, 지금 공개할 수 없지만 나중에 공개하기로 약속한 어떤 합의 내용들이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내 눈에는 외교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웃음꽃'이 두 정상의 얼굴에서 단 한 차례도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은 이번 미중 관계의 속내를 살필 수 있는 중요한 리트머스 시험지이다.
이제 문제는 백악관으로 복귀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문제를 더 공세적으로 칠 것인지, 아니면 중국을 통한 외교적 해법을 강구할 것인지 두고 지켜볼 일이다.
최소한 트럼프 대통령이 9월 시진핑 주석의 방미를 바란다면 중국의 심중에 크게 빗나가는 외교안보 정책을 쓰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중국에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는 판단을 내린다면 이란 문제와 대만 문제에 대해서 더욱 공격적인 현실주의 노선을 취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질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런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노련하게 잘 대처한 이슈는 역시 대만 문제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이 자신에게 “중국이 대만을 공격하면 미국이 대만을 방어할 거냐”고 묻자, 자신은 “아무런 대답을 안 했다”고 공개했다.
기자들이 귀국 비행기 안에서 시진핑과 똑같은 질문을 하자 “그런 건 이야기하지 않겠다. 또 시진핑도 같은 질문을 했지만 대답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그 답을 아는 사람은 단 한 명뿐이고, 바로 나”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주장대로 시진핑이 이런 질문을 했다면 이는 시진핑이 대만을 무력 점령하겠다는 의중을 갖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놀라운 발언이자 충격적인 발언이다.
미국에서는 이미 여러 차례 민간 싱크탱크에서도 논의를 진행해 왔듯이 2027년에 중국이 대만을 무력 침공할 것이라는 우려 섞인 분석을 내놓고 있고, 이 문제에 대해서 갑론을박 토론 중이다.
하지만 시진핑의 의중을 액면 그대로 해석한다면 미국만 대만 방어를 포기할 경우 대만을 무력 침공해서 점령하겠다는 의지가 강해 보인다. 이는 곧 대만해협의 긴장 수위가 더욱 높아질 것이고, 한반도에 주둔해 있는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은 물론이고 주일미군의 경계심을 강화시킬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제부터 미중 관계에 있어서 트럼프에게 가장 큰 시련이자 시험대는 작년에 미국이 결정한 대만에 대한 110억 달러어치의 무기 판매와 140억 달러어치의 추가 판매를 강행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달려 있다. 시진핑의 판매 중단 요구에 미국이 굴복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문제이다.
만일 시진핑이 트럼프에게 요구한 대만 무기 판매 중단 조치를 트럼프가 받아들인다면 대만은 어떤 운명의 순간을 맞게 될까? 약육강식의 국제질서에서 대만의 모든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하지만 그 순간 아시아에서의 미국의 패권도 동시에 무너진다. 대만으로부터 미국의 철수는 한국, 일본, 필리핀은 물론이고 괌으로부터의 철수로 직결될 것이다. 소위 미국이 쳐놓은 '제1도련선'이 무너지면서 한국, 일본, 필리핀 등 아시아권 전역이 중국의 영향권하로 복속될 것이다.
트럼프가 지금 중국을 속여 경제적 보따리를 얻어내고, 그 결과로 11월 미 중간선거에서 회생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대중 전략, 대타이완 전략에 임한다면 이미 안 봐도 뻔한 결과를 향해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주변에 국내정치와 국제정치를 동시에 아울러서 전략적 조언을 해 주는 그룹들이 텅 비어 보인다. 지금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원맨쇼를 지속한다면 대중 봉쇄 전략은 성공할 수 있을지 모르나 국내정치 기반은 약화될 것이다.
그렇다고 중국과의 관계를 어렵게 만든 상태에서 미국 내 소비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것 또한 한계가 있다. 당장은 인플레이션을 억제시키는 문제부터 작지 않은 문제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중간선거 앞길에 놓여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지금 당장 이란 문제를 해결하고 대만, 중국, 물가라는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 11월 중간선거에서 상하원을 장악하는 것이 과제이다. 향후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전략적 행보를 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트럼프시진핑 #대만해협위기 #미중패권전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