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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행정통합, 창원 사례로 본 갈등과 과제
미디어오늘
황철곤 마산시장은 3선 임기(2006~2010) 중반인 2008년 7월 마산·창원 통합론을 꺼냈다. 창원시와 사전 조율도 없어 비판을 받았다. 논란이 잠잠해진 9월에는 마산·창원·함안 또는 마산·창원·진해 통합론을 다시 주장했다. 같은달 12일 부산일보 기자 칼럼 「마산시장의 잦은 돌출발언, 언제까지」에선 “독단적인 계획과 추진으로는 3∼4개 기초지자체의 통합을 효율적으로 이끌어 내기 힘들며 오히려 주민갈등과 행정력 낭비를 부추길 수 있다는 사실을 황 시장이 몰랐을까”라고 물었다.
3연임 제한에 막힌 황 시장에게 행정통합은 돌파구였다. 실제 황 시장은 통합창원시장에 도전했지만 후보가 되지 못했다. 명분은 마산의 쇠락이다. 한때 서울·부산과 함께 전국 7대 도시였던 마산의 기업들이 빠져나가면서 인구는 41만(2009년)까지 줄었다. 처음엔 공감을 얻지 못했던 통합논의가 시간이 흐르면서 당위로 변했다. 중앙정부가 행정통합을 추진하면서 마산 정치권의 통합 주장도 힘을 받았다. 이명박 대통령은 2009년 8·15 경축사에서 “정부는 자발적으로 통합하는 지역부터 획기적으로 지원해서 행정구역 개편을 촉진하겠다”고 말했다.

2009년 연말 당시 여당이 다수당인 마산·창원·진해시의회가 통합안을 각각 가결하면서 통합이 확정됐다. 2010년 6월2일 지방선거에서 시장을 뽑고 7월1일 통합창원시가 출범했다. 대통령이 통합하면 지원하겠다고 한 뒤 약 10개월 만에 벌어진 일이다. 통합창원시민들은 창원시장만 직접 선출할 수 있고 의창구·성산구·마산합포구·마산회원구·진해구 등 5개 행정구의 구청장은 시장이 임명한다. 진해시장과 마산시장을 뽑던 이들은 자신의 지역을 대변할 시장을 뽑지 못하게 됐다.
주민투표 없이 중앙정부와 여당이 다수인 지역정치권을 중심으로 통합이 일사천리로 추진되자 언론계에선 발빠르게 통합창원시를 준비하고 있었다. 경남도민일보에 따르면 2010년 1~3월 경남신문은 ‘창원매일’ ‘창원일보’ ‘창원신문’ 등 6개 신문 제호를 등록했고 경남매일신문도 ‘신창원일보’ ‘신창원신문’ 등 11개 제호로 신문사업등록을 했다. 주간지 진해신문은 ‘통합창원신문’으로 제호를 변경하기도 했다.

통합 전에는 통합시 명칭을 정하거나 청사 위치를 정하는 문제로 논쟁이 있었고 언론에선 주로 이런 내용을 전하는 데 초점을 뒀다. 허정도 전 경남도민일보 대표(건축사)는 지난달 28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시민단체가 제대로 통합의 문제점을 예상했는데 학자들도 통합의 물결에 올라탔고 경남도민일보도 여러 주장을 실었을 뿐 미래를 예측하면서 도시가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은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2009년 5월까지 경남도민일보 대표를 지냈다.
통합창원 출범 이후 바뀐 보도 분위기
통합 이후 지역간 갈등이 표출됐고 언론에서도 통합 부작용에 방점을 찍었다. 경남도민일보는 2010년 10월25일 마산합포구청 인근 르포기사 「“지역상권 다 죽인 통합, 누가 하자 했나”」를 비롯해 2011년 상반기에 ‘마창진 통합의 그늘’ 연재 기사를 보도했다. 창원 통합 6개월, 전입보다 전출 인구가 더 많았고 옛 마산과 진해는 인쇄·광고물 등 상권이 침체됐다. 경남신문은 2010년 9월13일자 사설에서 “통합 당시를 뒤돌아보면 (행정·재정 특례를 담은 특별법이 통과되지 않은) 작금의 현실은 예상됐다”며 “통합 찬반에 대한 주민투표 여론도 무시, 정부와 한나라당, 엄격하게는 지역구 국회의원들에 의해 밀어붙이기 통합이 이뤄졌다”고 비판했다.

한동안 통합창원시 새 청사 소재지, 야구장 부지 등을 놓고 갈등이 심해지면서 창원을 다시 분리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동시에 마창진 통합을 계기로 진주·사천, 통영·거제·고성 등 다른 시군 통합 목소리가 커졌다. 정치권 주도 창원통합의 부작용을 겪고 있던 터라 비판적인 보도가 나왔다. 경남도민일보는 2012년 4월27일자 사설 「행정통합, 강제돼선 안된다」에서 “행정통합의 기본 구심력은 주민 자율”이라며 “옛 3개시 지역 간 시민 갈등이 첨예하고 특히 진해지역 시민단체들이 계속 분리를 주장하는 명분도 시민들의 제한적인 참여를 자율로 인정치 않는 데서 시발된 것”이라 경고했다.

창원통합 16년이 흘렀다. 구 창원 지역에선 마산과 진해에 대한 재정 지원으로 손해를 봤다는 인식이 있다. 창원시 택시기사 안아무개씨(50대)는 “창원은 대기업 일자리가 많아 통합 전이나 지금이나 경기가 좋은데 그걸 다른 지역과 나눠 먹느라 더 부유하게 살지 못한다는 인식이 있다”며 “(통합 당시) 진해에 야구장을 짓겠다는 게 거짓말에 가까운데 마산에 원래 야구장이 있기도 하고 지금도 진해 가는 도로가 사실 하나밖에 없는데 야구 보러 어떻게들 가나”라고 말했다.

허 전 대표는 “통합 전에는 한달에 한번 건축전문가 회의를 마산에서 했는데 지난 16년간 창원에서 하느라 마산에서 회의를 한 적이 없다”며 “이게 작은 일 같지만 다른 민간 직능단체들도 다 창원으로 가면서 마산엔 회의하며 식사를 할 만한 식당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이 사무총장은 “돌이켜보면 중심부 쏠림 현상 등 통합 전 우려했던 일인데 다 현실화됐다”고 했다.

임석회 대구대 교수는 논문에서 창원통합 기존 연구들을 분석했는데 청사, 야구장 등 공공시설 입지를 둘러싼 갈등을 포함해 행정서비스가 지역 특성을 고려하지 못하고 실제 예산과 재정지출 실증분석에서도 비효율이란 결과가 나타났다. 임 교수의 연구결과 역시 “적어도 지금까지 도시성장과 지역균형발전 측면에서 마산·창원·진해를 통합한 효과는 없다”고 요약했다. 마창진은 ‘중심도시-배후지’의 관계가 아니라 독자적 중심성을 가진 기존 구조가 유지되는 특성이 통합의 시너지를 막는 요인이었다. 그러면서 ‘통합보다는 네트워크 형태 결합이 더 낫지 않았나’, ‘근본적으로 통합의 규모가 적정했는가’ 등의 질문을 던진다.

현 정부 지방시대위원장을 지내며 ‘5극3특’ 전략의 틀을 마련한 김경수 민주당 경남지사 후보는 ‘부울경 메가시티(특별연합)’를 추진해온 인물로 관련 논의는 지속되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광역자치단체간 통합에 4년간 20조 원 지원을 약속했고 이번 지방선거에서 광주와 전남이 통합시장을 뽑는다. 지주형 경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난달 28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통합창원 실패의 교훈은 졸속으로 하면 안 된다는 점”이라며 “통합의 전략을 잘 짜지 않으면 중앙정부 지원금만 받아 세금만 낭비하게 될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참고문헌
임석회·송주연, 마산·창원·진해의 행정구역 통합 효과-도시성장과 균형발전을 중심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