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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노사 갈등, 사장단 사과와 주가 하락 속 실적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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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삼성전자 노사 간 갈등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양측의 이견이 팽팽한 가운데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슈퍼사이클’ 상황에서 삼성전자 파업이 현실화 할 경우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노조 간 내부 갈등까지 커지며 주가 하락까지 발생하는 모양새다.

◇ 삼성전자 사장단의 대국민 사과… 정부 차원 ‘긴급조정권’ 가능성도 등장

삼성전자 사장단은 15일 대국민 사과문을 통해 “삼성전자의 노사 문제로 국민들과 주주, 그리고 정부에 큰 부담과 심려를 끼쳐드렸다”며 “성취가 커질수록 우리 사회가 삼성에 거는 기대가 더 엄격하고 더 커지는데 이를 제대로 살피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장단 사과문 발표는 극히 이례적 사례로 평가된다. 그간 삼성전자는 주가 하락, 사업장 사고 등 굵직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부분 사장 등 대표자가 나서 사과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번 사과문에는 전영현 대표이사 부회장, 노태문 대표이사 사장을 비롯해 18인의 사장단 전체가 사과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그만큼 삼성전자 내부에서 이번 노조 파업 위기를 엄중한 상황으로 인지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AI산업 성장과 함께 찾아온 반도체 슈퍼사이클은 삼성전자 자체 뿐만 아니라 국가 산업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상황에서 삼성전자 노조 파업으로 인한 반도체 생산 차질은 곧 한국 반도체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게 될 수 있다.

삼성전자 노조 측이 예고한 파업 기간은 오는 21일부터 내달 7일까지 총 18일간이다. 이에 따라 파운드리 생산량은 58%, 메모리 반도체 생산량은 1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피해액은 약 30조원 규모다. JP모건과 외신들 역시 이번 사태가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에 140억8,000만달러~207억9,000만달러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산했다.
사태가 심화되면서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도 고려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76조’에 명시돼있다. 고용노동부장관 권한 하에 해당 사업장 노조가 즉시 파업을 중단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긴급조정권 발동 기준은 쟁의행위가 공익사업에 관한 것, 혹은 그 규모가 크거나 성질이 특별해 국민경제를 해하거나 일상을 위협할 경우다. 긴급조정 기간인 30일 동안 파업 등 쟁의행위를 할 수 없다. 노조가 쟁의행위 중지 의무를 위반할 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긴급조정권이 실제 발동된 것은 1969년 대한조선공사(현 한진중공업) 파업 사태가 처음이었다. 이후 1993년 현대자동차 파업, 2005년 아시아나항공 및 대한항공 파업 사태에 발동됐다. 만약 이번에 긴급조정권이 발동된다면 21년 만이다. 다만 15일 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이 브리핑을 통해 “아직 결정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한 만큼 발동을 단정하긴 어렵다.

◇ 내부 불안정에 주가도 8.6% ‘뚝’… 증권가들, “그러나 오른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지난 13일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 및 삼성전자 주주일동’은 수원지방법원에 ‘위법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인용을 호소하는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해당 탄원서에는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은 위법이며 주주 재산권에 대한 직접적 침해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노사 간 갈등이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삼성전자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27만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전일 대비 2만5,500원, 8.61% 대폭 하락한 수치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타고 우상향하던 주가 상승세가 꺾인 모양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삼성전자 주가 상승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15일 KB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45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현재 주가와 비교해 66%나 높은 수치다. 미래에셋증권 등 타 증권사들 역시 목표주가를 40만원 이상 측정한 상태다.

이 같은 주가 상승 기대감의 근거는 여전히 유효한 AI열풍과 반도체 슈퍼사이클이다. KB증권은 2분기 D램과 NAND 가격이 각각 297%, 256% 상승할 것으로 봤다. 이에 2026년과 2027년 영업이익 추정치를 각각 374조원, 497조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9배, 전분기 대비 58% 증가한 90조원으로 추정된다”며 “특히 2분기 메모리 가격은 시장 예상을 상회하는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1분기 AI 토큰 사용량이 분기별 50~60% 증가했고, 이를 환산하면 6개월 만에 3배, 1년 기준으로 7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 빅테크 업체들의 2027년 AI 수요 전망과 설비 투자를 고려하면 내년 메모리 공급은 올해보다 더 부족해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한 달간 삼성전자 주가는 노조 파업 우려가 반영되며 경쟁사 평균 주가 상승률 74% 대비 절반 수준에 그쳤다”며 “그러나 실적 개선 강도는 오히려 강화되고 있어 주가 조정은 비중 확대 기회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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