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 읽음
나스닥 HUBC 6배 급등락, 개미 시세조종 의혹 제기
위키트리
초저가 미국 주식이 한국 개미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수배 폭등했다가 다시 급락하는 일이 벌어졌다. 초기에 물량을 확보한 투자자들이 커뮤니티를 통해 개미를 끌어들인 뒤 고점에서 빠져나간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이른바 ‘펌프 앤 덤프(Pump and Dump)' 의혹이 일고 있는 셈이다.
나스닥 상장사 허브 사이버 시큐리티(HUBC) 주식을 약 14만743주 보유 중이라는 이용자 A씨의 글이 15일 디시인사이드 해외주식 갤러리에 올라왔다. A씨는 계좌 화면과 함께 "왜 매도가 안 되는 걸까. 이런 경우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는 사람이 있으면 알려달라"라고 말했다. 게시물에 표시된 당시 주가는 약 0.13달러. 약 1만8000달러(약 2700만 원)어치였다.
HUBC의 총 발행 주식 수는 약 128만 주 수준이다. 14만743주는 단순 계산상 전체의 약 11%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일부 이용자 사이에서 "지분율 10%를 넘겨 주요 주주 규정이 적용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미국 증권법상 특정 기업 지분 10% 이상 보유자는 내부자(insider)로 분류돼 보유 주식 변동 내역 등을 SEC에 신고해야 하는 의무가 발생할 수 있다.
다만 매도가 막힌 직접적인 원인이 지분율 규정 때문인지 다른 이유 때문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A씨가 보유 중인 주식 수를 정확히 공개했는지도 검증되지 않았다.
HUBC는 지난달 1 대 50 역분할을 단행해 총 발행 주식 수가 기존 약 6410만 주에서 현재 약 128만 주 수준으로 줄었다.
온라인에서 더 큰 주목을 받은 건 HUBC 주가 흐름이었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0.05달러 안팎이던 주가는 며칠 사이 거래량이 급증하며 이날 장중 한때 0.31달러까지 치솟았다. 불과 수일 만에 약 6배 급등한 것이다. 그러나 이후 대량 매도 물량이 쏟아지며 0.13달러 수준으로 다시 급락했다. 현재 시가총액은 약 17만5000달러 수준이다.
커뮤니티에서는 이 과정 자체가 한국 투자자들의 집단 매수와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초기 매수자들이 여러 계좌로 물량을 선취매한 뒤 오픈채팅방과 커뮤니티 게시글, 수익 인증 등을 통해 뒤늦은 투자자들을 끌어들였고 주가가 급등하자 차익 실현에 나선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한 이용자는 "초반에 물량 확보한 사람들이 계속 종목 글을 퍼날랐다"며 "뒤늦게 들어간 사람들만 고점에 물린 것 같다"고 적었다. "전형적인 페니스톡 펌핑 패턴 같다", "거래량 터질 때 이미 세력은 빠져나간 것 아니냐"는 반응도 이어졌다.
다만 현재까지 실제 시세조종이나 불법 공모 정황이 확인된 것은 아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조사 여부도 알려지지 않았다.
‘펌프 앤 덤프’는 미국에서 대표적인 증권 사기 유형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허위·과장 정보나 온라인 홍보 등을 통해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뒤 보유 물량을 매도해 차익을 실현하는 방식이다. 미국 증시에서 발생한 시세조종 행위인 만큼 한국인 투자자 역시 SEC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
허브 사이버 시큐리티는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본사를 둔 사이버 보안 기업이다. 2022년 나스닥에 상장됐다. 상장 이후 주가 하락이 이어졌고 지난 3월에는 CEO가 사임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나스닥 상장 유지 요건 충족을 위해 역분할까지 실시했다. 역분할 반영 기준 52주 최고가는 3322.50달러에 이른다. 역분할 영향이 반영된 수치지만 주가 하락세가 그만큼 가팔랐다는 의미다.
이번 사례는 미국 페니스톡 시장의 위험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초저가 종목은 적은 자금으로도 대량 매수가 가능해 단기간에 투기성 자금이 몰리기 쉽다. 유동성이 낮은 상태에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매수세까지 집중될 경우 극단적인 급등락이 반복될 수 있고, 그 피해는 뒤늦게 합류한 투자자들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