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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옵티칼 고용승계 논란, 외투기업 규제 강화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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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위크=김두완 기자

  한국옵티칼 사태가 다시 외투기업 규제 논쟁의 중심에 섰다. 지난해 600일 고공농성을 마친 해고노동자들의 고용승계 문제가 여전히 풀리지 않으면서다. 일본 니토덴코 측이 교섭에 응하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자 정치권에서는 외국인투자기업의 고용 책임과 제도 정비 필요성도 다시 거론되고 있다.

◇ 고용승계·지원금 환수·사전협의… 다시 나온 외촉법 손질론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외투기업노동자보호제도개선특별위원회, 금속노조는 1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니토덴코 측에 “고용승계를 포함한 교섭에 즉각 나서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국회와 정부의 노력에도 니토덴코는 법적 대응만 할 뿐 사태 해결을 위한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옵티칼 사태는 지난 2022년 경북 구미공장 화재 이후 시작됐다. 회사는 화재를 이유로 법인 청산과 폐업 절차를 진행했고, 희망퇴직을 거부한 노동자들을 정리해고했다. 반면 노동계는 생산 물량이 같은 니토덴코 계열사인 평택 한국니토옵티칼로 이전됐다며 “사업은 계속되는데 노동자만 배제된 것 아니냐”고 주장해왔다.

현재까지 가장 큰 쟁점은 고용승계 여부다. 니토덴코 측은 한국옵티칼과 한국니토옵티칼이 서로 다른 법인이라는 이유로 고용승계 의무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노동계와 정치권은 두 회사가 생산 구조와 인력 운영 측면에서 실질적으로 연결돼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한국니토옵티칼 측이 과거 필요에 따라 전적 채용을 진행한 사실을 인정하면서 “완전히 분리된 법인으로 보기 어렵다”는 정치권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평택 공장에서 신규채용이 이어진 점 역시 고용승계 논란이 이어지는 배경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치권이 강조한 것도 단순한 노사 갈등 문제가 아니었다. 민병덕 민주당 을지로위원장은 “시간 끌기로 책임을 회피할 수는 없다”며 “고용승계를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화하자는 제안에 회사도 책임 있게 응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용우 민주당 외국인투자기업노동자보호제도개선특위 간사는 “대한민국은 외투기업의 전용 놀이터가 아니다”라며 “국회가 증인으로 채택하고 정부가 중재에 나서도 묵묵부답인 니토덴코의 행태는 대한민국 국회와 정부,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안을 개별 사업장 갈등보다 외국인투자기업의 고용 책임과 제도 공백 문제로 보는 분위기다.
배현석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장은 “저희가 바란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불이 난 공장의 물량이 옮겨간 평택 공장에서 다시 일하게 해달라는 지극히 상식적이고 정당한 요구였다”며 “문제를 책임지고 해결하겠다는 정부와 정치권의 약속을 믿고 농성을 해제했지만 8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는 대화 대신 손해배상과 가집행이라는 잔인한 무기를 꺼내 들었다”며 “법인격 뒤에 숨어 교섭을 거부하는 것은 대한민국 시스템 자체를 기만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외국인투자기업은 국내 투자와 고용 창출을 조건으로 세제 감면과 각종 지원 혜택을 받는다. 하지만 폐업·철수·생산 이전 과정에서 노동자 보호 장치는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은 오래전부터 반복돼 왔다. 정치권이 한국옵티칼뿐 아니라 한국와이퍼·한국산연 등 다른 외투기업 사례를 함께 언급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외투기업이 국내에서 혜택을 받은 뒤 생산 축소나 철수 과정에서 노동자와 지역사회에 부담을 떠넘기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국회에서는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과 외투기업 노동자 보호 제도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외투기업노동자보호제도개선특별위원회는 외투기업의 폐업·매각·생산 이전 과정에서 노동자 사전협의 의무와 고용 책임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논의되는 방향은 크게 세 갈래다. 우선 고용 유지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외투기업에 대한 현금지원·세제 혜택 환수 강화다. 또 폐업과 사업 축소 과정에서 정부 신고와 노동자 협의를 의무화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생산 이전 과정에서의 고용승계 원칙을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한다는 주장 역시 나온다.

다만 재계에서는 외투기업 규제가 강화될 경우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생산 이전과 법인 분리 문제 역시 노동법과 기업법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실제 입법 과정에서는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그럼에도 한국옵티칼 사태는 외투기업 유치 중심이었던 기존 정책이 이제는 고용 책임 문제까지 요구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600일 고공농성은 끝났지만, 정치권이 말하는 ‘문제 해결’은 아직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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