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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특금법 개정안 우려, 지급정지 의무화 부담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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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챗GPT

은행권이 금융위원회의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해 우려 의견을 전달했다. 의심거래 보고 시 고객 계좌 지급정지와 강화된 고객확인(EDD)을 의무화할 경우 고객 피해와 실무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최근 금융위에 특금법 개정안 관련 의견서를 제출했다. 은행권은 특히 의심거래 보고 단계마다 금융거래를 우선 중단하도록 한 지급정지 절차에 부담이 크다는 입장이다.

현재 금융사는 자금세탁이나 공중협박자금조달행위 등이 의심되는 거래를 발견하면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의심거래(STR) 보고를 해야 한다. 의심거래는 불법 재산으로 의심되는 경우뿐 아니라 평소보다 거래 규모가 급증하거나 잦은 입출금, 고위험 국가로의 송금 등이 포함된다.

개정안은 이 같은 의심거래 고객에 대해 강화된 고객확인(EDD)을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 EDD는 일반 고객확인보다 강화된 절차로 신원사항, 실제 소유자, 거래 목적, 자금 원천 등을 추가로 검증해야 한다. 특히 금융위는 EDD 과정에서 고객과의 금융거래를 우선 중단하도록 하는 방안도 감독규정에 새로 반영했다.

최근 보이스피싱과 자금세탁 범죄가 늘어나는 만큼 의심거래를 보다 면밀히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은행권에서는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현장 혼란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권 의심거래 보고 건수는 연간 53만건을 웃돌고 있으며 매년 20%가량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는 자금세탁 목적이 아닌 일반 고객 거래까지 의심거래로 분류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직원 판단에 따라 이상거래로 의심되면 우선 STR 보고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거래를 중단하는 기간 고객 손해가 발생하면 책임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의심거래마다 EDD를 적용할 경우 처리해야 할 서류와 절차도 크게 늘어난다. EDD는 일반 고객확인보다 요구 자료가 많고 검증 절차도 까다롭다.

은행권은 특히 외국인 고객 관련 실무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개정안에는 단순 신분증 확인을 넘어 소득증명서·재직증명서 등 정부 발급 문서를 통한 정보 검증 의무가 추가됐다. 현재 일부 금융사는 해외 신용카드 등을 보조 증빙자료로 활용하고 있는데 향후에는 실제 사용 여부까지 추가 검증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은행권 우려를 감안해 은행연합회는 의견서를 내고, '보이스피싱 등 특정 고위험 사례를 중심으로 지급정지 절차를 적용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보완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검증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와 관련한 책임 범위 및 면책 기준도 보다 명확히 해달라'고 건의했다.

금융위는 은행권 의견을 수렴해 규제개혁위원회·법제처 심사·국무회의 의결 등을 거쳐 오는 7월 중 특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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