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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반도체 파업 셧다운, 100조 손실 전망 긴급조정권 촉구
IT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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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노조의 총파업에 따른 셧다운 위기가 현실화되면서 직간접 손실 규모가 10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재계와 학계는 국가 경제 마비를 막기 위해 파업 돌입에 앞서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오후 2시 17분 기준 파업 신청자가 4만4816명을 돌파하면서 실질적인 생산 중단이 불가피해지자, 품질 이슈 방지를 위한 생산량 축소 등 비상 관리 체제에 돌입했다. 반도체는 다른 산업과 달리 파업 이전부터 생산량과 품질 관리를 선행해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판단에 따른 조치다. 품질 이슈가 발생할 경우 단순 공급량 축소를 넘어 글로벌 공급망에 회복 불가능한 차질을 줄 수 있어서다.

삼성전자는 14일부터 ‘웜다운(Warm-down)’ 작업에 본격 착수할 방침이다. 라인 초입에 투입하는 신규 웨이퍼 수량을 제한하고, 고대역폭메모리(HBM)나 선단 공정 등 단가가 높은 최신 제품 위주로 공정을 재편해 전면 파업의 충격을 줄이는 사전 조치가 핵심이다.

파업에 따른 피해 규모는 예상보다 큰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법원의 위법 파업행위 금지 가처분이 인용되더라도 최소 10조~20조원의 손실이 불가피하며, 제조 공정이 전면 중단될 경우 직간접 손실은 100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4만5000명이 넘는 신청자가 실제 파업에 나설 경우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전체가 사실상 셧다운되는 초유의 사태가 예견된다. 이는 24시간 초정밀 연속 공정인 반도체 라인의 특성상 운영 불능 상태를 의미한다.

특히 실제 생산 차질 기간은 노조가 예고한 18일을 훨씬 상회할 전망이다. 파업 기간 18일에 사전 예비작업과 파업 종료 후 라인 안정화 작업까지 합산하면 최소 1개월 이상의 생산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최근 보고서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할 때 파업이 18일간 지속될 경우 자동화 라인의 정상화에 추가로 2~3주의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크다”며 공급 회복까지 상당한 시차가 발생할 것임을 경고했다.

‘찰나의 멈춤’이 부르는 손실은 과거 사례에서도 입증됐다. 2018년 삼성전자 평택 공장 정전 당시 단 28분 중단에 약 500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를 파업 기간에 환산하면 분당 10억원, 일일 2조6000억원이다.

송헌재 서울시립대 교수는 “공장 가동 중단 시 분당 수십억원, 일일 1조원 수준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권석준 성균관대 교수 역시 외신을 통해 18일간의 파업으로 인한 직접 손실만 최대 17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직접 손실뿐 아니라 신뢰 자산 소멸과 영구적 시장 상실 등 ‘보이지 않는 비용’도 치명적이라고 지적한다. 글로벌 빅테크 고객사들이 리스크 분산을 위해 대체 공급선 검토에 나설 경우 삼성전자는 핵심 시장 지위를 영영 잃을 수 있다.

거시경제적 파급력도 막대하다. 반도체 수출이 10% 감소하면 국내총생산(GDP)이 0.78% 하락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불어 1754개 협력사의 가동률 하락과 고용 감소 등 산업 생태계 전반의 붕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재계에서는 총파업에 따른 셧다운을 막기 위해 정부가 노동조합법 제76조에 따른 긴급조정권을 즉각 발동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는 업의 특성상 파업 시작 후가 아니라 파업 전 선제적인 긴급조정이 하루라도 빨리 이뤄져야 국가 경제적 파국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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