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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세 신구·86세 박근형, 베니스의 상인 원캐스트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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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신구는 "나이가 드니까 제 몸이 제 뜻대로 안된다. 여러 노력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세월은 이길 수 없다"면서도 꾸준히 연극 무대에 오르는 원동력에 대해 "내가 하고 싶고, 즐겁고, 보람 있으니까 한다. 그래도 아직 남아있는 힘이 있으니까 이걸 동력으로 삼아서 자꾸 연극을 한다"고 밝혀 현장 관계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베니스의 상인'은 셰익스피어의 대표 희극을 바탕으로 한다. 거상 '안토니오'가 친구 '바사니오'의 구혼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에게 자신의 살 1파운드를 담보로 돈을 빌렸다가 위기에 처하지만, 지혜로운 여인 '포샤'의 재판을 통해 극적으로 구원받는 이야기다. 이번 작품은 법과 자비, 복수와 선택의 충돌을 중심에 두고 고전의 구조를 유지하며 인물 간의 감정과 대립을 부각하는 방식으로 재구성된다.


친구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건 '안토니오' 역에는 이승주·카이가 열연한다. 지혜와 재치로 법정의 흐름을 뒤바꾸는 '포셔' 역엔 최수영·원진아가 활약한다. 사랑을 위해 위험을 감수하는 '바사니오' 역에는 이상윤이 원캐스트로 출연한다. 이 밖에도 김슬기, 조달환, 이원승 등이 무대에 오른다.
무엇보다 신구는 다른 배우 없이 공작 역을 원 캐스트로 소화한다. 이에 대해 신구는 "이 작품은 움직이는 동선이 크지 않다"면서 "연극 연습하고 공연하는 게 제일 좋다. 그래서 선뜻 원 캐스트를 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신구는 1936년 생으로 올해 아흔이 됐다. 그는 1962년 연극 '소'에 출연하며 배우로 발을 내디뎠고, 1969년 서울중앙방송 특채로 텔레비전 연기자로 입문했다. 이후 영화와 드라마, 연극 등을 넘나들며 다양한 작품 활동을 한 그는 고 이순재와 박근형·백일섭·김용건 등과 함께한 여행 예능 '꽃보다 할배'에서 '구야형'으로도 큰 사랑을 받았다.
이 가운데 신구는 2022년 연극 공연 중 건강이 급격히 악화됐다. 이후 심부전증 진단을 받고, 맥박을 실시간으로 감시해 정상 박동을 돕는 심장 박동기 삽입술을 진행했다.
'심부전'은 심장에 구조적 혹은 기능적 이상이 생겨 신체 조직에 필요한 혈액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며 발생하는 질환이다. 가장 일반적인 원인은 관상동맥질환이다. 심장 근육에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 일부 또는 전부가 막혀 심장이 정상적으로 수축과 이완을 하기 어려워진다. 이에 혈관이 막히면 심근경색이 발생할 수도 있다.
신구는 이같은 심부전증과 인공 심장 박동기를 삽입한 상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무대를 향한 배우로서의 열정을 보이고 있어 후배들을 비롯한 대중들에게 귀감을 사고 있다.
함께 출연하는 86세 배우 박근형 역시 원 캐스트다. 박근형은 중앙대 재학시절이던 1959년 학과 학생들과 무대에 올린 '베니스의 상인'에서 '샤일록'을 맡은 이후 67년 만에 다시 같은 역할을 맡았다.
이에 대해 "60여 년이 흘렀다"며 회상한 박근형은 "학생 시절에는 마음 가는 대로 표현했다면, 지금은 진정한 배우이자 예술가로서 샤일록을 어떻게 표현할지에 집중하고 있다. 자신 있게 내보일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연극 '베니스의 상인'은 오는 7월 8일부터 8월 9일까지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