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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노조 성과급 50조 요구, 투자·주주환원 재원 부족
데일리임팩트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조 측 요구의 핵심사안은 성과급 상한선 폐지와 재원 확대다. 구체적으로 삼성전자는 그동안 초과이익성과금(OPI) 제도에 따라 연초 수립한 이익 목표치를 초과 달성할 경우 초과이익의 20%를 한도로 개연 연봉의 최대 50%를 다음해 초 지급했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는 성과급을 책정하는 기준으로 영업이익에서 자본비용을 제외한 경제적 부가가치(EVA)를 활용했다. 이와 관련해 노조는 성과급 활용 재원을 영업이익의 15%로 전환하고 동시에 개인 연봉의 50%라는 상한선을 없애자고 요구 중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성과급 요구를 두고 삼성전자 노조가 일종의 생떼를 부리고 있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당초 노조 측에선 지난 3월 사측과의 협의 자리에서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기준으로 요구했지만, 지난달 1분기 잠정실적 발표 이후 기준점을 영업이익의 15%로 올려 제시했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1분기 잠정 실적 발표 이후 증권가에서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를 대폭 상향 조정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가에선 지난 3월까지만 해도 삼성전자가 올해 197조9997억원의 영업이익을 실현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1분기 역대 최대 분기 영업이익(57조2328억원)을 달성했다고 잠정공시한 이후 4월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17조2297억원으로 상향했고 이달 들어서는 332조1079억원까지 높인 상태다.
지난해 삼성전자 임직원 수(기간제 근로자 제외)가 12만8271명인 걸 감안하면 당초 임직원 1명당 1억5400만원, 총 19조8000억원의 성과급으로 요구했던 노조가 장미빛 전망이 제시된 이후 3억8800억원씩 총 49조8200억원의 보상을 달라고 주장하는 셈이다. 특히 1인당 평균 성과급은 고용노동부가 집계한 지난해 상용근로자의 명목임금(1인 이상 사업체 기준 연봉) 5047만원 보다 7.7배 많은 규모다.
아울러 노조가 요구 중인 대규모 성과급이 삼성전자의 설비투자 및 주주환원 정책을 흔들 수 있다는 점도 시장에서 적잖은 반발을 사는 배경이다. 이는 반도체 시장이 수주 산업 형태로 전환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고대역폭메모리(HBM)뿐만 아니라 D램, 낸드 등 전체 영역에 걸쳐 고객사와 장·단기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B2B 방식으로 사업구조가 바뀌고 있다. 이로 인해 매출이 채권 형태로 묶여 회사가 실질적으로 가용할 수 있는 현금이 상대적으로 넉넉하지만 않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인식한 매출채권만 봐도 82조28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4%나 급증했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이는 현금과 관련해 다양한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앞선 11곳의 증권사 추정치만 살펴봐도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최대 360조748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는 한편, 최소 189조2990억원에 그칠 것이라는 보수적인 전망도 뒤따르고 있다.
보수적인 추정치를 기초로 삼성전자가 올해 예고한 110조원의 설비투자를 차감하면 올해 잉여현금흐름은 79조2990억원으로 계상된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중장기 주주환원정책에 따라 잉여현금흐름의 50%를 환원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보수적인 관점에서 회사 여윳돈을 39조6500억원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는 노조가 요구하는 내년 성과급 49조8200억원을 충당하기엔 10조원 이상 모자란 셈이다. 노조의 요구으로 인해 삼성전자의 설비투자 계획과 주주환원 정책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재계 한 관계자도 "성과급에 대한 요구는 정당하지만 그 배경에 철저히 사적인 이익 추구가 깔려있는 것으로 보여진다"며 "산업 환경과 회사의 투자 계획 등을 고려하지 않고 당장 천문학적인 규모의 보상만 요구하고 있다보니 시장으로부터 완전히 공감을 사지 못하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