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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 AI수석 사퇴, 미완의 AI 정책 뒤로한 채 출마 선언
IT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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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월.

하정우 전 AI미래기획수석이 청와대에 머물며 우리나라 AI 정책을 총괄해 온 시간이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정부 출범 직후 AI를 국가 핵심 전략으로 내세우며 그 적임자로 하 수석을 발탁했다.그를 위해 AI미래기획수석이라는 자리도 새롭게 만들었다. 하지만 하 수석은 홀연히 정치를 하겠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앞으로 3~5년이 AI 골든타임”이라고 외쳤던 인물이 맞나 싶다.

제일 큰 문제는 그가 맡은 업무 중 끝맺음을 맺은 사업은 하나도 없다는 점이다. 정치를 해 보지도 않았던 인물이, 정작 맡겨뒀던 중대한 정책은 뒤로 한 채 자리를 박차고 떠나는 것이다.

일례로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는 2027년까지 5300억원을 투입해 글로벌 최고 수준의 한국형 AI 개발하는 것이다. LG AI연구원과 SK텔레콤, 업스테이지 등이 경쟁 중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아직 본궤도에 오르지도 못했다. 지금도 경선 단계다. 2026년 2개 팀이 탈락하고 2027년에야 최종 사업자가 정해진다. 설계만 해놓고 떠난 셈이다. 완주 책임은 고스란히 후임자 몫이 됐다.

AI 인프라도 다르지 않다. AI 데이터센터 특별법은 국회를 통과했지만 실제 부지 선정은 시작조차 못 했다. GPU 확보도 진행형이다. 산업 AI 전환(AX) 역시 이제 막 속도를 내야 할 시점이다.

하 전 수석은 출마 선언 뒤 "구글 딥마인드 AI 캠퍼스 유치를 마무리하고 나왔다"고 말했다. 또 출마선언이 늦어진 이유라며 본인이 AI 수석으로써 모든 일을 제대로 마무리한 것 처럼 포장했다. 하지만 이는 마무리가 이니다. 실제 캠퍼스 설립과 공동 연구 성과까지 확인한 것도 아니다. 협력 합의는 이제 출발점에 선 것일 뿐이다. 양해각서와 실행은 다르다. ‘마무리’라는 표현은 과장에 가깝다.

더 큰 문제는 메시지다. 국가 전략 산업을 총괄하는 자리가 정치권 진출의 발판처럼 비쳐졌다. 마무리 지은 건 하나도 없지만 마치 국가 백년 대계를 마무리 짓는 큰 업적을 이룬 것처럼 자화자찬한다.

AI 강국과 빅테크는 하루가 멀다 하고 새 모델을 내놓는다. 1년도 안돼 AI 성능이 미친듯이 성장하는 극한 경쟁의 시대다. 현장을 아는 전문가가 수년 단위의 연속성과 책임감을 갖고 이끌어야 할 영역이 바로 AI다. 국가 AI 정책은 단기 이벤트가 아니다. 국가의 미래를 국회의원 ‘따위’와 견주지 말았으면 좋겠다.

유진상 ICT부장

jinsa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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