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52 읽음
국세청 조사4국 고려아연 세무조사 착수, 의혹 심의
시사위크
고려아연 내부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국세청이 고려아연에 대해 고강도 세무조사에 착수했기 때문이다. 이번 세무조사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이 고려아연의 회계 처리 기준 위반 의혹에 대해 심의 절차를 진행 중인 가운데 고려아연은 ‘특별세무조사 리스크’까지 직면한 모습이다.
◇ 국세청 조사4국 투입… 심층 세무조사에 긴장감
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지난 6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고려아연 본사에 조사인력을 파견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조사4국은 심층 세무조사를 전담하는 조직이다. 주로 기업의 기업 탈세, 비자금 조성, 횡령 등 구체적인 혐의 등이 포착됐을 때 사전 예고 없이 투입되는 특징이 있다. 주로 대기업에 대한 기획 및 심층 세무조사를 전담해 ‘국세청의 중수부’ 또는 ‘재계의 저승사자’로 불리기도 한다.
이번 세무조사는 2021년 이후 5년 만에 진행되는 것이다. 기업의 세무조사는 통상 5년 주기로 진행된다. 다만 이번 세무조사엔 조사4국이 투입됐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정기 세무조사와는 조사 강도와 내용이 사뭇 다를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세무조사의 구체적인 배경은 알려지지 않았다. 국세청 관계자는 “세무조사 내용에 대해 뭐라 알려드리긴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시장에선 국세청이 고려아연을 둘러싸고 불거진 각종 투자 논란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보고 있다. 고려아연은 사모펀드 운용사 원아시아파트너스 펀드에 수천억원의 자금을 투자한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 고려아연, 각종 투자 논란 들여다볼 듯
원아시아파트너스는 지창배 대표가 설립한 운용사로, 운용펀드 상당수의 출자금을 고려아연이 투자했다. 고려아연과 경영권 분쟁 중인 영풍 측은 최윤범 회장 등 고려아연 현 경영진들이 2019년부터 4년간 정당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원아시아파트너스 펀드에 5,600억원을 투자해 회사에 손실을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지창배 대표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중학교 동창 관계로 알려졌다. 이에 개인적 친분에 의해서 석연치 않는 투자 집행이 이뤄졌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또한 영풍 측은 고려아연이 자본잠식 상태인 미국 전자폐기물 재활용업체 이그니오홀딩스를 고가에 인수해 회사 및 주주에게 손실을 초래했다며 각종 의혹을 제기했다.

일부 소액주주 사이에선 철저한 세무조사를 통해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소액주주연대는 7일 성명서를 통해 “이번 세무조사를 지지한다”면서 “이번 조사는 기업의 외형을 빌려 벌어진 역외탈세와 국부 유출, 특정 경영진의 사적 자금 유용의 실체를 밝히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 소액주주연대 “철저한 세무조사로 의혹 밝혀야”
이들 소액주주연대는 지난달 27일 오전 원아시아파트너스 펀드 투자와 관련해 고려아연의 사외이사들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발하는 한편, 금융위원회에도 공시 및 투자자 보호 관련 해 진정서를 제출한 바 있다.
소액주주연대는 원아시아파트너스 펀드 투자 및 이그니오홀딩스 인수 과정이 석연치 않다며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다. 또한 금융당국은 세무조사 결과와 연계해 분식회계 및 불공정 거래 의혹을 철저히 규명하고 강도 높은 제재를 단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고려아연의 세무조사는 국세청이 주식시장 교란 행위 업체에 대대적인 조사를 예고한 당일 전해져 더욱 관심을 끌었다. 국세청은 주가 조작·터널링·불법 리딩방 운영으로 시장을 교란한 업체 31곳을 세무조사한다고 밝혔다.
이 중 터널링 유형 사례가 눈길을 끌었다. 국세청은 금고의 바닥에 터널을 뚫어 물건을 빼내듯, 기업의 거래구조 사이에 자금유출 통로를 만들어 사주일가에게 이익이나 자산을 빼돌린 ‘터널링’ 업체 및 그 사주일가 15개 곳을 조사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터널링 유형 사례도 제시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인 A사는 투자경력이 없는 사주 지인이 운용하는 펀드에 수백억원을 투자한 뒤, 펀드를 통해 사주가 지배하는 부실기업의 전환사채를 인수하게 하는 방식으로 법인자금을 부당유출한 정황이 포착됐다. 또한 사주 개인의 법률비용을 대신 지급하거나, 실제 회사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사주의 친인척에게 매년 고액급여를 지급하는 등 사주일가의 사적비용을 대납하게 한 의혹도 있다.
국세청은 지배 상장법인을 이용한 오너의 사익 편취 행위에 대해 강도 높은 조사를 예고했다. 이번 세무조사는 각종 논란에 휘말린 최윤범 회장에게도 상당한 부담을 안겨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고려아연 관계자는 이번 세무조사에 대해 “2021년 이후 5년만에 이뤄지는 통상적인 조사인 것으로 사료된다”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