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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조위원장 호화 여행, 불참자 위협 논란
IT조선
재계 일각에서는 국가 경제와 소액주주의 재산권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투쟁 최전선에 서야 할 노조 대표가 호화 휴양지를 오갔다는 사실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투쟁의 명분은 리더의 솔선수범에서 나오는데, 위원장이 본인의 여가를 먼저 챙기는 행태는 지지를 얻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4월 23일 평택 대규모 파업 결의대회 직후의 행보가 논란을 키웠다. 최 위원장은 회사와의 협상 일정을 뒤로한 채 일주일간 태국으로 휴가를 떠나 조합원을 사실상 협박하는 게시물을 올렸다.
그는 노조 홈페이지에 “다가올 총파업에서조차 끝내 사측의 편에 서서 동료들의 헌신을 방해한다면 더 이상 당신들을 동료로 바라보기 어려울 것”이라며 파업 불참자를 압박하는 입장문을 썼다. 동료들에게는 희생을 강요하면서 정작 본인은 휴양지에서 휴식을 즐겼다는 점에서 노조 안팎의 비판 목소리가 쏟아졌다.
이런 행태가 가능한 배경으로는 초기업노조의 기형적 조직 구조가 꼽힌다. 삼성전자 초기업노조는 약 7만3000명 규모의 단일노조임에도 2023년 1월 출범 이후 현재까지 대의원 제도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
통상 수천명 규모의 노조도 집행부 독단을 견제하기 위해 대의원 제도를 두지만, 초기업노조는 모든 판단과 결정이 위원장 1인에게 집중되는 구조다. 견제 장치가 부재한 상황에서 위원장의 독단이 키워졌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노조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한 노조 간부는 “지금 최승호는 DS에서 교주급으로 보호받고 있어 제끼는 건 역부족”이라며 견제 불능 상태를 언급했다. 다른 조합원들 역시 위원장 1인의 무소불위 권한에 대해 의구심을 표했다.
위원장 개인뿐만 아니라 노조 차원의 도덕적 해이도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직원 수백명은 희귀질환 아동 후원 약정을 단체로 취소했다. 일부는 “기부금 낼 바에는 조합비를 내겠다”며 타 직원의 동참까지 권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개인정보 무단 수집을 통한 ‘블랙리스트’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매크로를 동원해 1시간에 2만회쯤 직원 정보를 조회한 정황이 포착돼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이는 파업 불참자를 가려내 압박하기 위한 작업이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학계에서도 노조 요구의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홍 광운대 명예교수는 6일 사단법인 이해관계자경영학회 정기 세미나에서 노조의 영업이익 15% 성과급 요구가 “주주의 잔여청구권을 침해하는 ‘선배당’ 성격이며 노조의 준주주화를 의미한다”며 “추정 실적을 바탕으로 한 성과급 선지급 요구는 대리인의 도덕적 해이를 의미하며, 계약이론에도 위배된다”고 비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