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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조작 일당 10명 적발, 리니언시 제도 첫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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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의 신뢰를 뿌리째 흔드는 조직적 주가조작 일당이 검찰의 치밀한 수사 끝에 대거 덜미를 잡혔다.

이번 사건은 특히 스스로를 전설적인 주가조작 영화의 주인공이라고 사칭하는 인물부터 현직 증권사 간부, 유명 인플루언서의 남편 등 사회적 인지도가 있는 인물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충격을 더하고 있다. 더욱이 주가조작 범죄로는 국내 최초로 도입된 '자진 신고자 형벌 감면'(리니언시) 제도를 통해 범죄의 전말이 드러났다는 점에서 금융 범죄 수사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공준혁)는 8일 코스닥 상장사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시켜 막대한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자본시장법 위반 등)로 시세조종 조직의 총책급 3명을 구속 기소하고, 범행에 가담한 공범 6명을 불구속 및 약식 기소했다고 발표했다. 검찰은 이번 수사를 통해 총 10명의 범행을 인지하여 그 전말을 파헤쳤다.
검찰 조사 결과, 이들은 2024년 12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약 5개월이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차명 증권계좌를 조직적으로 동원하여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특정 회사의 주식을 289억 원 이상 사고팔았다. 이 과정에서 전형적인 시세조종 수법을 동원해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시켰으며, 이를 통해 최소 14억 원 규모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사건의 인적 구성은 여느 주가조작 사건보다 화려하고도 치밀했다. 조직의 주축을 담당한 총책 중 한 명은 스스로를 2009년 개봉한 주가조작 소재 영화 '작전'의 실제 모델이자 주인공이라고 주장하며 주변에 재력을 과시하고 투자자를 모아온 '기업사냥 전문가'였다. 기술적인 부문을 담당한 또 다른 총책은 대형 증권사의 지점장급 간부로, 금융 전문지식을 악용해 시세조종 주문을 관리하고 감시망을 피하는 방법을 조언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범행 자금을 조달하거나 일반 투자자들을 유인하는 역할에는 재력가로 알려진 유명 인플루언서의 남편과 전직 프로축구 선수 등이 가담했다. 이들은 각자 역할을 철저히 분담했다. 자금력을 갖춘 재력가나 유명인의 명성을 이용해 시세조종에 필요한 거액의 종잣돈(시드머니)을 마련하고, 추적을 피하기 위한 차명계좌와 대포폰을 조달했다.

이들의 범행 수법 역시 고전적이면서도 치밀했다. 이들은 특정 주식 가격을 올리기 위해 내부 정보를 위조하거나 실체가 없는 허위 호재성 정보를 유포하는 이른바 '펄(Pearl) 붙이기' 수법을 사용했다. 이후 차명계좌를 동원해 고가 매수 주문을 반복적으로 제출하여 거래가 활발한 것처럼 꾸미는 '통정매매' 등을 통해 주가를 끌어올렸다. 이렇게 부양된 주가를 보고 뛰어든 수많은 일반 투자자들은 일당이 물량을 떠넘기고 떠난 후 주가가 폭락하면서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되었다.
이번 사건이 금융 범죄 역사에 남을 특징 중 하나는 수사의 '단초'다. 검찰은 주가조작 범죄와 관련하여 국내 처음으로 대검찰청에 접수된 '자진 신고자 형벌 감면'(리니언시) 신청을 토대로 수사에 착수했다. 리니언시는 범죄에 가담한 내부자가 자수하여 다른 공범의 범죄 사실을 진술하거나 증거를 제출할 경우 형벌을 감면해 주는 제도다. 고도로 은밀하고 조직적으로 이루어지는 금융 범죄의 특성상 내부자의 고발 없이는 범죄의 실체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도입되었다.

검찰은 이번 사건에서 내부 고발자의 진술과 제출된 증거를 바탕으로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대포폰 상의 통화 내역을 분석하는 등 광범위한 수사를 벌여 조직 전체를 일망타진할 수 있었다. 이는 리니언시 제도가 금융 범죄 수사에서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음을 입증한 결과다.

서울남부지검 관계자는 "금융시장의 질서를 훼손하고 다수 투자자의 피해를 양산하는 시세조종 사범들에 대해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범죄로 얻은 부당이득은 물론, 시세조종 범행에 제공된 '원금'까지 끝까지 추적해 몰수·추징함으로써 범죄 동기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고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
한국에서 주가를 인위적으로 조종하는 행위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에 따라 엄격하게 금지된 중대 범죄다. 이를 위반할 경우 형사처벌은 물론 막대한 경제적 제재를 받게 된다. 오직 확인된 사실에 기반한 한국의 현행법상 처벌 규정은 다음과 같다.

1. 형사처벌: 징역 및 벌금형의 '병과'

자본시장법 제443조에 따라 시세조종 행위를 한 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그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또는 회피한 손실액)의 4배 이상 6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한다.

특히 범죄로 얻은 이익의 규모에 따라 가중처벌된다.

부당이득액이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인 경우: 3년 이상의 유기징역.

부당이득액이 50억 원 이상인 경우: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처벌 수위가 대폭 올라간다.

2. 강력한 경제적 제재: 부당이득의 '필요적 몰수·추징' 및 '원금' 몰수

현행법은 시세조종으로 얻은 재산(부당이득)은 반드시 몰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만약 몰수가 불가능할 경우 그 가액을 추징한다. 이는 '범죄로는 절대 이익을 얻을 수 없다'는 무관용 원칙을 반영한 것이다.

또한 과거에는 범죄수익(이익금)만 몰수 대상이었으나, 자본시장법 개정(2022년 시행)을 통해 시세조종 범행에 제공되었거나 제공하려고 한 '원금(종잣돈, 시드머니)'까지도 필요적으로 몰수 또는 추징할 수 있도록 제도가 강화됐다. 이에 따라 이번 사건의 총책들 역시 검찰의 발표대로 부당이득 14억 원 외에 시세조종에 동원된 원금 289억 원 전체가 몰수·추징 대상이 될 수 있다.

3. 행정적 제재: 과징금 부과

2024년 1월부터 시행된 개정 자본시장법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형사처벌과 별도로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 부당이득의 최대 2배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부당이득이 없거나 산정이 곤란한 경우에도 최대 40억 원까지 과징금 부과가 가능하다.

4. 민사적 책임: 손해배상 청구

형사·행정 제재와 별개로, 시세조종 행위로 피해를 본 일반 투자자들은 자본시장법 제177조에 따라 가해자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투자자는 시세조종 행위로 인해 형성된 가격에 따라 주식을 매매하여 입은 손해에 대해 배상을 받을 수 있는 법적 권리가 있다.

이처럼 한국의 법 제도는 주가조작 범죄에 대해 징역형의 가중처벌, 이익의 수배에 달하는 벌금 병과, 부당이득은 물론 원금까지 끝까지 추적하여 몰수하는 강력한 경제적 응징을 규정하고 있다. 이는 금융시장의 건전성을 확보하고 대다수의 선량한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적 장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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