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75 읽음
SK하이닉스 성과급 갈등, 글로벌 경영 리스크 확산
최보식의언론
1
[최보식의언론=김진안 전 삼성전자 중동구지역장]
SK하이닉스가 쏘아 올린 성과급의 역설, 글로벌 경영 리스크의 주범이 되고있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산업을 지탱하는 기업들이 직면한 '성과급 갈등'이 통제 불능의 상태로 치닫고 있다.

국내 사업장에서 벌어지는 파업을 빌미로 한 성과급 요구는 이제 국경을 넘어 미국 오스틴, 인디애나와 중국 시안, 우시, ,다렌등 핵심 반도체 생산 기지로 전이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노사 문제를 넘어 우리 기업의 글로벌 경영 근간을 뒤흔드는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실시간으로 공유되는 인터넷 소식과 SNS를 통해 국내의 강경 투쟁을 지켜본 현지 직원들이 '본사와 동일한 보상'을 외치며 집단적인 압박에 나선 것은 예견된 참사다.

이 모든 혼란의 중심에는 SK하이닉스 경영진의 무능하고 무책임한 결정이 자리 잡고 있다. 하이닉스가 성과급 한도를 폐지하며 노조의 요구에 굴복하듯 내놓은 유화책은 당시의 위기를 모면하려는 근시안적 사고의 전형이었다.

경영진의 결정이 국내 산업계에 미칠 파장과 전 세계 사업장의 보상 체계에 가져올 파급력을 단 한 번이라도 진지하게 고민했는지 묻고 싶다. 만약 예상하지 못했다면 경영자로서의 무지이고, 예상하고도 강행했다면 기업의 미래를 팔아 현재의 안위를 산 무책임의 소치다. 특히 기업 총수의 '사생활 문제'가 노사 협상의 원칙을 무너뜨리는 데 일조했다는 비판은 뼈아프게 다가온다.

SK하이닉스가 무너뜨린 성과급의 둑은 이제 국내 산업계 전체를 수몰시키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에서 나타나듯, 성과급 논란은 이제 인사권과 로봇, 자동화 설비 도입 등 경영권 고유의 영역까지 노조의 허가를 받으라는 막무가내식 요구로 변질되었다.

이러한 흐름은 개별 노조의 목소리를 넘어 상위 노동 단체의 조직적인 사주 아래 현대차와 그 협력업체까지 들쑤시며 대한민국 제조 경쟁력을 하향 평준화하고 있다. '하이닉스도 주는데 왜 우리는 안 주느냐'는 식의 논리가 산업 전반에 독버섯처럼 퍼지며 기업의 정상적인 운영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더욱 개탄스러운 것은 이러한 국내의 무원칙한 양보가 글로벌 사업장에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임금 수준이 압도적으로 높은 미국 사업장에서 본사의 성과급 기준을 적용할 경우, 기업이 지출해야 할 절대 액수는 상상을 초월하며 이는 곧 수익성 악화와 직결된다. 또한 중국, 베트남, 인도 등지에서는 자국 노동자 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운 현지 정부가 노조의 편에 서서 기업을 압박하는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

반도체 공장이 중국 등에 진출한 목적은 다양하지만 현지의 낮은 인건비도 한몫했다. 성과급 지급으로 현지 인건비가 급속도로 상승한다면 중국등 현지로 생산공장을 세운 목적이 사라진다..반도체라는 국가 안보 자산을 전 세계가 나서서 '뜯어먹기'식으로 분배하라고 요구하는 이 기이한 상황은 결국 하이닉스의 잘못된 첫 단추에서 시작되었다.

이제라도 경영진은 결자해지의 자세로 나서야 한다. 일시적인 호황에 취해 미래를 위한 R&D와 시설 투자에 쓰여야 할 재원을 원칙 없이 살포하는 행위는 국가 경제에 대한 배임이다. 국가별 물가와 생산성을 무시한 '본사 동일 적용' 요구에는 단호히 선을 긋고, 인사와 경영권은 타협의 대상이 아님을 분명히 해야 한다.

SK하이닉스 경영진은 자신들의 판단 미스가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 전체를 얼마나 큰 위기로 몰아넣었는지 직시하고, 지금이라도 흔들리는 경영 원칙을 재건하는 데 모든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우리 경제의 심장인 반도체가 내부의 무능과 외부의 탐욕에 잠식당하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

#성과급, #삼성전자파업, #최태원사생활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