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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플라스틱 포비아②] 기술로 걷어낸 플라스틱의 그림자
시사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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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위크=박설민 기자

미국-이란 전쟁의 장기화는 플라스틱 산업 구조의 취약성을 드러냈다. 원유 공급과 석유화학연료의 무역로까지 차질이 발생하면서다. 때문에 플라스틱을 대체할 새로운 자원 개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때 전문가들은 더 근본적 문제가 따로 있다고 지적한다. 플라스틱의 생산·소비·폐기되는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이다. 특히 ‘미세플라스틱’ 문제는 일상과 환경 모두를 위협한다. 과학계·산업계 모두 미세플라스틱 저감을 위한 기술 개발에 온 힘을 쏟는 것도 이 때문이다.

◇ 과학계 중심, 미세플라스틱 저감 연구 활발

현재 국내선 국가 연구기관들을 중심으로 미세플라스틱 문제와 관련, 여러 가시적 연구성과를 보이고 있다. 주목할 곳으로는 ‘한국화학연구원(화학연)’ 부설 연구기관 ‘국가독성과학연구소(KIT)’를 꼽을 수 있다.

KIT는 2020년 ‘창의형 융합연구사업’에 선정, ‘2차 미세플라스틱 환경오염 문제해결을 위한 융합 솔루션 개발’을 진행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에서 지원하는 해당 사업은 5년간 진행됐으며 총 100억원의 연구예산이 배정됐다.

연구 대상인 ‘2차 미세플라스틱’은 페트병, 비닐, 섬유 등 플라스틱 제품이 잘게 부서진 것이다. 주로 자외선과 마찰, 풍화 작용에 의해 발생한다. 폐어망, 플라스틱 폐기물 등에서 자주 발생해 대표적인 해양·토양 미세플라스틱 오염원으로 꼽힌다.
연구 참여자인 박준우 KIT 환경안전성연구센터 박사는 ‘시사위크’와의 인터뷰에서 “해당 연구의 목표는 미세플라스틱의 특성을 과학적으로 규명하는 것이었다”며 “이를 바탕으로 국가 차원의 관리 방안 로드맵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두고 수행됐다”고 말했다.

KIT는 이번 사업에서 생분해성이 향상된 폴리락트산(Polylactic Acid, PLA) 등 친환경 소재 개발했다. PLA는 플라스틱에 미생물을 추가, 환경에서 더 빠르게 분해될 수 있도록 만든 소재다. 또한 PET 등 주요 플라스틱을 분해 가능한 효소·미생물·식물성 자원을 발굴, 생물학적 미세플라스틱 저감 기술 연구를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준우 박사는 “이번 연구의 가시적인 성과로는 미세플라스틱 독성·거동 연구를 바탕으로 한 관리 로드맵 수립과 생분해성 향상 PLA 소재 개발, 고활성 분해·포집 미생물 발굴, 세탁 과정 미세섬유 배출을 줄이는 고효율 필터 시스템 개발 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생성·풍화·독성 규명에서 분해·포집·저감 기술, 생분해성 소재 확보까지 이어지는 통합 저감 체계도 마련했다”며 “대중들에게 이와 같은 성과 확산으로 국민 우려 완화와 사회적 신뢰 형성에도 기여했다”고 덧붙였다.
◇ 플라스틱 전환 시대, 새로운 기회로

이 같은 미세플라스틱 관련 기술은 환경적 효과만 있는 것이 아니다. 경제적으로도 높은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산업계에서는 미세플라스틱 검출·저감 기술이 새로운 가치 산업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는 분야는 ‘미세플라스틱 검출’이다. 글로벌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MarketsandMarkets)’에 따르면 미세플라스틱 검출 기술 시장은 지난해 기준 2억9,690만달러(약 4,311원) 규모였다. 이후 연간 6.4%의 성장률을 보이며 오는 2030년에는 3억8,130만달러(약 5,53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미세플라스틱을 직접 제거하는 기술 시장은 더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는 미세플라스틱 제거 기술 시장 규모가 오는 2033년 37억7,000만달러(약 5조 4,733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연평균 성장률은 13.2% 수준이다.

우리 기업들도 관련 투자를 늘려가는 추세다. ESG경영 측면에서는 대표적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있다. 양사 모두 자사의 세탁기 제품에 미세플라스틱 저감 기술을 적용했다. 이는 세탁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플라스틱의 양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보고서에 따르면 해양 미세플라스틱 유입의 34.8%가 세탁 과정에서 발생한다.

먼저 삼성전자는 지난 2022년 ‘에코 버블(EcoBubble)’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세탁 의류에서 발생하는 미세플라스틱을 최대 54% 저감한다. 현재 비스포크 AI콤보 등 최신 세탁기 모델에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2023년엔 미세플라스틱 감소 필터를 개발하기도 했다.

LG전자는 2023년 자사의 트롬세탁기 제품에 ‘미세플라스틱 케어 코스’를 적용했다. 이는 옷감의 마찰을 줄여 합성섬유 손상을 줄이는 기술이다. 국제공인시험인증기관 ‘인터텍(Intertek)’에서 폴리에스테르 소재 의류 세탁 실험을 진행한 결과, 일반 세탁코스 대비 미세플라스틱 배출이 7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스타트업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가 나오고 있다. 수처리 솔루션 스타트업 ‘블루랩스’는 지난해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창업팀 ‘발리나(Baleena)’와 미세플라스틱 해결 기술 개발 비밀유지계약(NDA)을 체결한 바 있다. 양 기관은 현재 굴 껍데기를 이용한 미세플라스틱 흡착 기술을 공동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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