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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 손털기 정청래 아동 논란, 유권자 소품 취급하는 취급
투데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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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분, 오늘의 주요 이슈를 사실-맥락-관점의 세 축으로 풀어드립니다. 음악에서 ‘피처링’은 협업과 도움을 뜻하고, 저널리즘의 Feature는 단순 속보가 아닌 깊이 있는 맥락과 스토리를 다룹니다. 〈뉴스 피처링〉은 이 두 가지 의미를 담아 뉴스의 본질과 함의를 알기 쉽게 풀어내 여러분의 뉴스 생활을 입체적으로 피처링 해드리겠습니다.
【투데이신문 성기노 기자】6.3 지방선거가 한 달 앞으로 성큼 다가왔습니다. 이제부터 여야의 진짜 대결이 펼쳐집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을 등에 업고 초반 각종 여론조사에서 월등한 우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반면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대구시장 하나만 또는 부산시장까지만 지켜도 다행이라는 분석이 나올 정도로 분위기가 침체돼 있습니다. 과거 같으면 대구 부산은 그냥 먹고 들어가는 지역이었지만 그만큼 보수정당이 힘을 쓰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민주당은 이런 좋은 흐름에도 불구하고 최근 뉴스의 초점이 되는 ‘사건’들이 주로 자당에서 터져 나와 선거 한 달을 앞두고 불안한 출발을 보이고 있습니다. 겉으로 드러난 우세 지표와 달리 자만이 적층하면서 리스크로 부상할 경우 선거 결과를 알 수 없다는 위험 경고등도 켜지고 있습니다.

지난 4월 29일 민주당 하정우 후보는 출마 선언 직후 첫 일정으로 부산 구포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습니다. 이 과정에서 한 상인과 손을 잡은 뒤 곧바로 양손을 비비거나 털어내는 듯한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영상이 온라인과 방송을 통해 빠르게 확산됐습니다. 국민의힘과 경쟁 후보들은 “유권자 손을 오물 취급한 것”, “부산 주민을 벌레 보듯 했다”며 맹공을 퍼부었고 “첫날부터 본심이 드러났다”, “선민의식이 그대로 나온다”는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하 후보는 기자간담회까지 열어 진화에 나섰습니다. 그는 “하루에 수백 명, 많게는 천 명 가까이 되는 분들과 악수를 처음 해봤다”며 “마지막 구간으로 갈수록 손이 저려 무의식중에 쳤던 것 같다”고 해명했습니다. 하 후보 캠프는 “수많은 시민과 악수하는 과정에서 나온 일종의 해프닝”이라며 “유권자를 비하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지만 야권의 ‘유권자 비하’ 프레임과 누리꾼들의 냉소가 겹치며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이 사건은 하정우 후보에게 일종의 강력한 예방주사가 됐습니다. 하 후보는 그 후 일체의 손털기 행위를 보이지 않고 오히려 양손으로 악수를 하며 허리도 더 깊숙이 굽히는 등 낮은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에 부산 민심도 ‘실수할 수 있다. 우리는 괜찮은데 무소속 한동훈 후보가 왜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모르겠다’며 하 후보를 감싸는 모습도 포착됩니다. 하 후보로서는 선거 운동 과정에서 사소한 몸짓 하나, 말투 하나도 모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더욱 겸손하게 임하는 계기가 됐을 것입니다.

하 후보의 손털기 해프닝 뒤 이번에는 정청래 대표가 ‘사고’를 쳤습니다. 지난 3일 부산 구포시장 유세에서 정 대표는 초등학교 1학년 여자아이에게 “정우 오빠, 오빠 해봐요”라고 여러 차례 말을 건넸습니다. 아이가 머뭇거리자 후보 본인이 웃으며 맞장구를 치는 장면까지 더해지면서 현장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서비스 멘트’처럼 포장된 이 장면은 곧바로 전국으로 퍼져나갔습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아이는 한 명의 시민도, 스스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주체도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선거운동을 돕기 위해 잠시 차용된 ‘귀여운 장면’의 재료에 가까웠습니다. 하 후보의 손털기가 무의식중에 나올 수도 있는 행위라는 점에서 변명의 여지라도 있지만 이 문제는 아동 인권 감수성이라는 예민한 이슈라는 점에서 민주당은 더욱 할 말이 없게 됐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정 대표와 하 후보는 “상처받으셨을 아이와 부모님께 송구하다”며 서둘러 고개를 숙였습니다. 사실 중요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말실수’의 이면에는 유권자와 그 주변인들을 온전히 한 사람의 시민이 아니라 ‘득표를 위한 도구’로만 바라보는 시각이 놓여 있습니다.
사실 유권자와 그 관련자들을 ‘득표의 대상’으로만 보는 시각은 과거 여러 사건에서도 반복돼 왔습니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나경원 후보의 이른바 ‘장애인 목욕 봉사’ 논란이 대표적입니다.

카메라와 조명이 켜진 상황에서 10대 초반 장애 남학생의 알몸을 드러낸 채 목욕을 돕는 장면이 공개되자 장애인단체와 장애아 부모들은 “장애 아동의 신체와 사생활을 정치인의 이미지 메이킹을 위한 연출 도구로 삼았다”며 격렬히 반발했습니다. 선행의 진정성보다 앞선 것은 장애 아동의 몸과 삶을 ‘감동적인 장면’의 재료로 취급한 태도였고 국가인권위원회가 “동의 없는 촬영·공개는 장애인의 인권 침해”라고 결론 내린 것도 같은 맥락에서였습니다.

노인에 대한 감수성 결여를 드러낸 사례로는 2004년 총선을 앞두고 정동영 당시 열린우리당 의장의 ‘노인 폄하 발언’이 지금까지 회자됩니다. 그는 인터뷰에서 “미래는 20대, 30대의 무대”라며 “한 걸음 더 나아가 생각해 보면 60대 이상 70대는 투표 안 해도 괜찮아요, 그분들은 집에서 쉬셔도 된다”고 말해 “노인은 투표하지 말라”는 메시지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이후 정 의장은 “젊은 세대의 참여를 독려하려는 취지였으나 크게 잘못된 발언이었다”며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노인단체를 찾아 엎드려 사죄했지만 “국가 발전에 기여한 세대를 사실상 배제하려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유세장에서 어린이에게 후보를 ‘오빠’로 호명하게 만드는 장면은 나경원, 정동영의 사례와 직접 비교하는 것이 조심스럽습니다. 나경원의 경우 장애인을 오로지 선거 운동의 소재로 대상화하는 것이 너무도 노골적인 것이었다면 ‘오빠 호칭’ 문제는 좋은 분위기를 유도하기 위한 말실수에 가까웠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유권자나 그 관련인들을 ‘인간’으로서 존중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득표의 도구로만 인식한다는 점에서 그 정서적 뿌리는 같습니다. 사회적 약자와 비주류층을 온전한 시민이자 동등한 주체로 보는 대신 선거 전략과 메시지 연출을 위한 ‘소품’이나 ‘변수’ 정도로 대상화해 온 것은 한국 정치의 오래된 악습입니다.

이런 사건들은 비단 선거 운동뿐 아니라 정치인들이 평소에 ‘국민’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 인식에 대한 회의를 갖기에 충분합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한 노인단체를 찾아가 엎드려 절을 하다가 사진촬영이 안 됐다고 하자 굳이 다시 한번 절을 하는 ‘연출’을 강행한 바 있습니다.

절을 받는 당사자가 극구 만류했음에도 조국 대표는 오로지 ‘사진 한 컷’을 위해 다시 절을 했습니다. 한국에서 상대에게 두 번 절을 하는 행위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불문율입니다. 상대를 전혀 배려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에게 이로운 ‘컷’ 하나 남기려는 조국 대표의 행동에서 진정성을 찾기는 어렵지만, 평소 그는 ‘진정성’을 입에 달고 삽니다.

정치가 점점 이미지에 경도되고 있습니다. 유권자와의 만남 과정은 생략된 채 ‘인증샷’으로 진정성을 말하려고 하는 것은 노력하지 않고 결과만 얻으려는 얄팍한 수입니다. 넘쳐나는 각종 이미지와 동영상에 유권자들도 어느새 포위돼 버렸습니다. 정청래 대표 또한 젊은 하정우 후보를 띄우기 위해, 그래서 ‘짤’ 하나 건져보려고 무리한 멘트를 날리다 사달이 난 것입니다.

장애인, 노인, 아동은 대표적인 사회적 약자들입니다. 정치인들이 사회적 지위가 높고 자본력도 막강한 단체나 그 소속원들을 방문했을 때도 그렇게 무례하거나 나사가 풀린 멘트들을 날릴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드는 게 작금의 한국 정치 현실입니다. 과거나 지금이나 사회적 약자를 대하는 정치인들의 오만한 태도는 변한 게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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