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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역사유적지구
천년 고도 경주의 찬란한 유산인 황룡사지가 인상주의의 거장 클로드 모네의 붓끝에서 빛의 향연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하늘로 솟은 '빛의 탑'
화면의 중심을 압도하는 황룡사 구층목탑을 주목해 보세요.
색채의 율동: 모네는 탑의 검은 기와와 나무 기둥을 단순한 어둠으로 표현하지 않았습니다. 해 질 녘 노을빛을 받아 반짝이는 주황색, 분홍색, 그리고 그늘진 곳의 깊은 보라색 터치들을 중첩했습니다.
덕분에 목탑의 육중한 구조감보다는 빛에 의해 일렁이는 듯한 신비로운 실루엣이 강조되어, 천년 전 신라의 영광이 마치 꿈결처럼 다가옵니다.

대기와 어우러진 '지붕의 물결'
탑 주변을 감싸고 있는 수많은 전각의 지붕들은 모네가 사랑했던 '대기의 인상'을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경계의 해체: 지붕의 날카로운 선들은 부드러운 붓질에 의해 주변 공기와 섞여 있습니다. 멀리 보이는 경주의 산자락은 연보라색과 푸른색 안개 속에 잠긴 듯 묘사되어, 건축물이 땅에 고정된 물체가 아니라 풍경의 일부분으로 자연스럽게 동화되어 있습니다.

노을에 젖은 '광장의 온기'
전각 사이사이를 채우고 있는 광장 바닥의 묘사가 일품입니다.
찰나의 빛: 모네는 광장의 흙바닥을 단순히 노란색으로 칠하는 대신, 하늘에서 내려온 붉은 노을과 구름 그림자가 뒤섞인 다채로운 색점들로 채웠습니다.
바닥 면에 흩뿌려진 빛의 조각들은 화면 전체에 따스한 온기와 평화로운 공기감을 불어넣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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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천 년의 고도인 경주의 역사와 문화를 집약하고 있는 곳으로, 2000년 12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이곳은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 불릴 만큼 유적의 밀집도와 다양성이 뛰어납니다.

유적의 성격에 따라 다음과 같이 5개의 지구로 나뉩니다.
남산지구: '불교 미술의 보고'로 불리며, 나정, 포석정, 칠불암 마애석불 등 수많은 불교 유적과 전설이 깃들어 있습니다.
월성지구: 신라 천 년 왕조의 궁궐터로, 첨성대, 계림, 석빙고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대릉원지구: 신라 왕과 귀족들의 고분군이 밀집한 지역으로, 천마총과 미추왕릉 등이 대표적입니다.
황룡사지구: 신라 불교의 정수를 보여주는 황룡사지와 분황사가 위치한 구역입니다.
산성지구: 수도 방어의 핵심 시설이었던 명활산성 등이 포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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