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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지원금 하위 70% 5월 18일부터 지급
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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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이 확정되었다. 취약계층은 4월27일부터, 국민의 70%는 5월18일부터 지급된다. 잠깐, 국민의 70%만 지급된다고? 그렇다. 이번 지원금은 70%만 지급되며 상위 30%는 지원금을 받지 못한다. 2025년 7월에 지급된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상위 10% 15만 원, 일반 국민 25만 원이었지만 모두 지급되었다. 2021년에는 고소득자 12%를 제외한 국민들에게 재난지원금이 지급되었고, 2020년 첫 시행 때는 전국민에게 지급되었다.

그렇게 지원금이 줄었는데, 논쟁은 더 크게 줄었다. 2020년 첫 지급 때는, 정부가 하위 70% 지급을 계획하였지만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과 미래통합당 모두 전국민 지급을 공약하면서 국회와 정부의 상당한 갈등 끝에 기부 옵션을 포함한 전국민 지급으로 확대되었다. 2021년에도 민주당 중심의 전국민 지급 주장과 기획재정부의 차등지급안을 두고 많은 논쟁이 있었다. 2024년에는 민주당 주도로 국회에서 1인당 25만 원의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위한 특별법이 통과되었으나 윤석열 당시 대통령이 거부하였다. 정치적 논쟁 외에 공론장에서의 갑론을박도 아주 컸다.

그러나 2025년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비교적 조용하게 차등지원이 합의되었고, 이번 고유가 재난지원금은 선별지원이 공식화되었지만 예전과 같은 찬반 논란 자체가 보이지 않는다. 액수가 줄어들어서 관심이 덜한 부분이 있다. 지난 세 번의 지원금이 1인당 25만 원 내외가 기준선이었던 것에 비해 이번에는 1인당 10~15만 원이 기준이다. 그러나 뒤집어 보면 25만 원도 15만 원도, 정부 재정을 생각하면 차이가 크지만 개인에게는 비슷할 수 있는데도, 갈등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제일 큰 차이는 이재명 대통령의 태도 변화가 아닐까. 이재명 대통령은 성남시장 및 경기도지사 시절 기본소득 선구자라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기본소득 담론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 2020년과 2021년 코로나 시기에는 낙인효과, 갈등 조장, 부자를 혐오하면 안된다는 논리로 전국민 지급을 강하게 주장하였고, 15조 지급해도 얼마 안된다는 말도 했었다. 또한 21년 선별지급 때는 경기도 예산을 지원하여 해당자가 아닌 12%에 해당하는 경기도민에게도 지원금을 지급하였다.

반면 취임 이후인 2025년에는 상위 10%에 대한 지원금을 축소하여 차등지급을 단행하였고, 2026년에는 하위 70%에만 지급하게 되어 6조 규모로 예산이 축소되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과거에 선별지급이 국민 갈등을 불러올 것이라고 이야기했지만, 이번 지급의 경우 반대 목소리가 크게 눈에 띄지 않으며 민주당 내에서 반대하는 목소리는 이번에는 없는 수준이다. 국힘 측에서는 안철수 의원이 상위 국민들의 양해를 구해야 한다는 입장을, 장동혁 대표가 현금 살포에 대한 우려를 각각 표했으나 추경 자체는 무리없이 통과되었다.

지원금 이외에도 이재명 대통령의 성향이 변화된 부분이 관측된다. 대통령 취임 이후 기본소득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이재명 정부의 관련 이념은 기본소득이 아닌 기본사회로 이동하였고, 2026년 기본사회위원회가 설치되었다. 기본사회에 대한 해석은 사람들마다 상이하지만, 대통령령은 “국민의 기본적인 삶을 국가와 사회가 함께 책임지는 기본사회”라고 규정하였다. 이는 전국민 모두에게 현금성 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빈곤층의 삶을 끌어올려야 달성할 수 있다. 기본소득과 기본사회는 기본이라는 두 글자가 겹칠 뿐, 기본소득은 보편 기반인 반면 기본사회는 선별을 중심으로 진행되어도 충분한 개념이다. 지난 3월16일에는 엑스(X)에 빈곤층 노인을 더 많이 돕는 방법으로 기초연금의 차등지급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대통령의 말이 바뀐 것이 문제는 아니다. 기본소득이라는 전국민에 대한 현금성 지원은 경제 및 예산 운용에 있어서 위험하고 지속 불가능한 방향이었다. 보다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옮겨온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면서도 기본소득이라는 용어에서 기본사회라는 용어로 자연스럽게 전환함으로서, 지지층과 무당층 모두에게 나올 수 있는 불필요한 논란과 논쟁을 잠재운 것은 대통령의 정치적인 역량이 돋보인 부분이기도 하다.

다만 한때 세상을 휩쓸었던 보편과 복지 논쟁이 이렇게 사라진 것은 조금 기이하게 여겨지기도 한다. 정책담론이 등장할 때부터 전문가들의 의견이 좀 더 존중받는 토양으로 공론장을 바꿔 나갈 필요가 있지는 않을까.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한다는 대의 아래 기본소득이라는 무리수가 한동안 과도하게 주목받은 측면이 있다. 더 나은 선별과 더 다양한 접근을 위해, 기본소득 논의의 실종이 복지 담론의 축소로 이어지지 않도록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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