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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구조 상인 숨져, 재난 지원 체계 한계
위키트리1일 중앙일보는 희생자 구조를 도왔던 상인 A씨의 유족 인터뷰를 보도했다. A씨는 실종 열흘 만에 경기도 포천시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고인은 참사 당시 사고 현장 인근에서 포차를 운영하고 있었다. 해당 장소는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의 배경으로도 알려진 지역으로, 사고가 발생한 골목에서 약 50m 떨어진 곳이다. 체격이 건장했던 A씨는 사고 소식을 듣고 즉시 현장으로 달려가 쓰러진 사람들을 옮기고 구조를 돕는 데 힘을 보탠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상황을 지켜본 가족들은 A씨가 큰 화를 면했다는 안도감과 함께, 위험한 상황에서도 타인을 도운 그의 행동에 자부심을 느꼈다. 그러나 이러한 감정은 오래가지 못했다. 참사 이후 이태원 상권이 급격히 침체되면서 A씨의 생계 기반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약 5년간 운영하던 가게도 결국 폐업에 이르렀다. 경제적 어려움과 함께 정신적 후유증도 점점 심화됐다.
유족에 따르면 A씨는 사고 이후 눈에 띄게 달라졌다. 외출을 꺼리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었으며, 사소한 자극에도 과도한 분노를 보이는 등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가족들은 이러한 변화가 참사 당시의 충격과 관련이 있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그는 이후 행정안전부로부터 참사 피해자로 공식 인정돼 지원금과 상담 지원 대상에 포함됐다.
이 같은 지원은 이태원참사특별법에 근거한 것으로, 해당 법은 사고 당시 구조 활동에 참여한 이들도 피해자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제도적 지원이 곧바로 실질적인 치료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A씨가 상담과 병원 치료를 강하게 거부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보다 적극적인 개입 수단에 대한 정보가 충분히 전달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현행 제도에는 보호자의 동의만으로 입원 치료를 진행할 수 있는 ‘보호입원’ 제도가 존재하지만, 유족은 이러한 제도를 사전에 안내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치료 개입 시기를 놓쳤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결국 A씨는 생전 두 차례 유서를 남기며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최근 숨진 채 발견됐으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부검을 진행했다. 현재 유족은 장례 절차를 진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문제의 핵심으로 ‘치료 접근성’과 ‘사회적 인식’을 꼽는다. 보건당국 조사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한 국민 비율은 70%를 넘지만, 이 가운데 상당수는 병원이나 상담 기관을 찾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과 치료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개인적 거부감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제도적 장치가 존재하더라도 실제 현장에서 제대로 안내되고 활용되지 않으면 실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보호입원과 같은 제도 역시 당사자와 가족에게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다면 활용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정보 전달 체계 개선 필요성도 제기된다.
이번 사례는 재난 이후의 지원이 단순한 금전적 보상이나 형식적인 상담 제공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구조 활동에 참여한 이들 역시 명백한 피해자로서 장기적인 관리와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