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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수록 피해야 할 말, 잔소리 험담 간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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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든다는 것은 삶의 지혜가 쌓이고 인품이 깊어진다는 긍정적인 의미를 내포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에서는 나이가 들수록 주변 사람들이 하나둘 떠나가고, 본인의 의도와는 다르게 '꼰대'나 '추한 어른'으로 낙인찍히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의 중심에는 바로 '말'이 있다. 유대인의 격언집인 탈무드에는 "인간은 입이 하나이고 귀가 둘인 이유가 말하기보다 듣기를 두 배 더 하기 위함"이라는 가르침이 있다.

특히 사회적 지위나 연륜이 쌓일수록 자신의 발언이 가지는 무게감이 커지기 때문에, 말을 다스리지 못하면 공들여 쌓아온 인격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 품격 있는 노년을 위해, 나이가 들수록 반드시 경계해야 할 '추해지는 말' 3가지를 심층적으로 분석했다. 유튜브 '지식인사이드'에 출연한 정신과 의사 최명기 씨가 설명해준 내용이다.
나이가 들면 자신이 걸어온 길이 정답이라고 믿는 경향이 강해진다. 특히 자녀나 후배 등 아랫사람을 보면 시행착오를 줄여주고 싶다는 선한 의도로 조언을 시작한다. 하지만 받아들이는 사람이 원하지 않는 조언은 조언이 아니라 '지각 변동이 없는 폭력'인 잔소리가 된다.

잔소리의 가장 큰 특징은 상대방의 주체성을 무시한다는 점이다. "내가 해봐서 아는데", "요즘 애들은 왜 그런지 모르겠다"와 같은 서두로 시작하는 말들은 상대방의 현재 고민과 상황을 구태의연한 과거의 잣대로 재단한다. 잔소리가 반복될수록 상대는 마음의 문을 닫고 형식적인 대답만 늘어놓게 된다.

잔소리를 하는 본인은 뿌듯함을 느낄지 모르지만, 이는 사실 자신의 영향력을 확인받고 싶은 심리적 갈증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 진정으로 타인을 위한다면 입을 닫고 지갑을 열거나, 상대가 먼저 도움을 청할 때까지 기다리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잔소리가 줄어들수록 그 사람의 말에는 오히려 권위와 신뢰가 실리는 역설이 발생한다.
인간관계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독은 바로 뒷말이다. 특히 나이가 들어서까지 모임의 주된 화제가 부재중인 누군가의 단점이나 실수라면, 그 집단의 수준은 물론 말하는 화자의 인격도 바닥을 드러내게 된다. 험담은 전염성이 강해 잠시 동안 대화의 흥미를 돋울 수는 있지만, 결국 화살은 자신에게 돌아온다.

반복적으로 험담을 즐기는 사람은 주변 사람들에게 "저 사람은 내가 없을 때 내 욕도 하겠구나"라는 불안감을 심어준다. 또한, 험담은 자신의 내면이 공허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자신의 삶이 풍요롭고 바쁜 사람은 타인의 삶을 평가하거나 깎아내리는 데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어서 하는 험담이 더 추한 이유는 그만큼 타인을 포용할 만한 그릇이 되지 못함을 스스로 증명하기 때문이다. 세월의 풍파를 겪었다면 누구나 완벽할 수 없음을 이해하고, 타인의 허물을 덮어줄 줄 아는 아량이 있어야 한다. 남을 헐뜯는 말로 지키려는 자존감은 모래성과 같아 쉽게 무너진다.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하지만, 절제된 침묵은 자신의 품격을 왕좌에 앉힌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심리적 경계선'이 존재한다. 나이가 들면 이 경계선을 넘나드는 것을 친밀함의 표현이라고 착각하기 쉽다. 특히 상대방의 사생활이나 결정에 대해 지나치게 개입하고 자신의 방식을 강요하는 '심한 간섭'은 인간관계를 망치는 지름길이다.

간섭은 조언과 다르다. 조언은 선택권을 상대에게 주지만, 간섭은 통제권을 자신이 가지려 한다. "결혼은 언제 하니", "애는 언제 가질 거니", "돈은 얼마나 모았니"와 같은 질문들은 관심이라는 탈을 쓴 무례한 간섭이다. 상대방이 처한 맥락을 무시한 채 자신의 기준을 들이대는 행위는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인격이 완성되어가는 어른이라면 타인의 삶의 방식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관조의 미덕'을 갖춰야 한다. 내가 옳다고 믿는 방식이 타인에게는 오답일 수 있음을 인정하는 순간, 관계의 숨통이 트인다. 간섭하지 않고 묵묵히 지켜봐 주는 것만으로도 상대는 충분한 지지를 느낀다. 진정한 어른의 매력은 강요된 가르침이 아니라, 삶으로 보여주는 뒷모습에서 우러나온다.

말은 그 사람의 내면을 비추는 거울이다. 나이가 들수록 체력이 떨어지듯, 말에도 불필요한 지방을 걷어내는 '다이어트'가 필요하다. 지나친 잔소리, 반복적인 험담, 심한 간섭은 모두 '나'를 중심에 두려는 과도한 욕심에서 비롯된다.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자신의 인격을 지키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말하기 전에 세 번 생각하는 것이다. "이 말이 사실인가?", "이 말이 친절한가?", "이 말이 꼭 필요한가?" 이 세 가지 필터를 거친 말들만 밖으로 내뱉는다면, 나이가 들수록 그 사람 주변에는 따뜻한 온기가 감돌게 될 것이다.

추한 어른이 되지 않는 법은 화려한 화술에 있지 않다. 오히려 적게 말하고 많이 들어주며, 상대의 영역을 존중하는 배려에 있다. 세월이 흐를수록 향기가 짙어지는 꽃처럼, 우리의 말도 시간이 지날수록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 힘이 되는 품격 있는 울림이 되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나이 듦이 주는 최고의 선물이며, 우리가 지켜내야 할 최후의 인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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