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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사비스 신진서, 알파고 10년 창의성과 직관 조명
포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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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스 허사비스와 신진서가 10년 전 바둑계를 뒤흔든 알파고의 명장면을 다시 꺼내 들었다. 두 사람은 알파고가 남긴 상징적인 수들을 되짚으며, 인공지능의 창의성과 인간만의 직관이 어떻게 다른 방식으로 빛났는지 함께 짚었다.

서울에서 열린 ‘알파고 10년, 위대한 동행’ 행사에 참석한 허사비스는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을 현대 AI 시대의 출발점으로 평가했다. 그는 당시의 도전이 단순히 바둑 프로그램 개발에 머문 것이 아니라, 이후 의료와 과학, 에너지 분야까지 AI 활용 가능성을 넓히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바둑판 위 실험이 산업 전반의 혁신으로 이어졌다는 의미다.
가장 먼저 화제가 된 장면은 알파고의 ‘37수’였다. 2국에서 나온 이 한 수는 기존 정석의 틀을 완전히 벗어난 선택으로, 당시 세계 바둑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신진서는 이 장면을 두고 “당시 기준으로는 상상하기 어려운 발상이었다”며 창의성 자체가 경기의 흐름을 바꿨다고 평가했다. 허사비스 역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것이 AI의 강점”이라며, 그런 창의적 사고가 질병 치료나 신약 개발, 환경 문제 해결에도 연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반대로 인간의 직감이 빛난 순간도 있었다. 이세돌이 4국에서 만들어낸 ‘78수’는 알파고의 계산 흐름을 흔들어 놓은 상징적인 수로 남아 있다. 신진서는 이를 두고 “AI의 계산 바깥에서 나온 인간의 묘수”라고 표현했다. 완벽한 수읽기보다 직관과 승부 감각이 만들어낸 선택이었고, 결과적으로 기계도 흔들릴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장면이었다. 허사비스 역시 “정말 감동적인 수였다”며 그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행사에서는 두 사람이 직접 바둑판을 사이에 두고 짧은 기념 대국도 펼쳤다. 10분 남짓 이어진 수담이었지만, 신진서는 허사비스의 기풍에 대해 “AI처럼 두는 느낌이 강했다”고 웃으며 평가했다. 허사비스는 오히려 “상대의 힘이 압도적이라 긴장됐다”고 화답했다.

10년 전 알파고가 세상에 던진 질문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인간의 감각과 AI의 계산력이 경쟁하는 시대를 넘어, 이제는 서로의 강점을 결합해 더 큰 가능성을 만드는 방향으로 흐름이 바뀌고 있다. 바둑판 위 한 수가 남긴 울림은 기술과 인간의 미래를 향한 다음 한 수로 이어지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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