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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육백마지기 데이지 만개, 은하수 정원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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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화전민들이 산을 깎아 밭을 일구며 형성된 이 지역은 국내 최초의 고랭지 채소 단지로 이름을 알렸다. 그러나 토양 유실과 환경 훼손 문제가 제기되면서 평창군이 2018년 야생화 생태단지로 조성해 대중에게 개방했다. 자연 복원을 통해 계절마다 다른 색의 옷을 입는 '천상의 화원'이라는 별칭도 얻게 됐다.

육백마지기는 고원의 독특한 생태계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해발 고도가 높은 만큼 평지보다 기온이 5~10도 가량 낮아 한여름에도 서늘한 기운을 느낄 수 있다. 또 운해가 끼는 날에는 구름 위를 걷는 듯한 몽환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 평원 한가운데 설치된 나무 데크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미탄면 일대의 굽이치는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자연과 인공 구조물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풍경이 관광객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밤이 되면 낮과는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 해발 1200m가 넘는 고지대는 대기 중 수증기와 먼지가 적고 빛 공해가 거의 없어 별을 관측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특히 날씨가 맑은 날이면 육안으로도 선명한 은하수를 감상할 수 있어 천문학자들과 사진작가들 사이에서는 성지로 통한다.
최근에는 은하수를 감상하며 차 안에서 휴식을 취하는 '스텔스 차박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스텔스 차박'은 레이더에 잘 잡히지 않는 ‘스텔스기’처럼 눈에 띄지 않는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따라서 차박 장비를 크게 펼치지 않고, 텐트·타프·의자 등을 밖에 설치하지 않은 채 차량 안에서만 머무르는 사람을 일컫는다. 다만 육백마지기는 환경 보호를 위해 취사와 야영은 엄격히 금지되며, 오직 차량 내에서의 휴식과 별 감상만이 허용된다.
평창군은 이러한 자원을 극대화하기 위해 올해까지 약 30ha 규모의 은하수 지방정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해당 사업은 강원도 지방소멸대응기금 광역 계정 사업의 일부로, 총사업비 150억 원을 들여 청옥산 육백마지기 일원에 안내센터, 은하수 전망대, 야생화 테마정원 등을 갖춘 지방정원을 조성할 예정이다.
이에 군은 이달부터 본격적인 공사가 추진됨에 따라 대형 장비 진입과 자재 운반 등 안전 확보를 위해 사업 기간 청옥산 진입로가 간헐적으로 통제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욱백마지기로 향하는 길은 비교적 가파르고 험준한 편이다. 청옥산 정상까지 이어지는 약 10km의 도로는 경사가 급하고 굴곡이 심해 운전자의 주의를 요한다. 특히 정상 부근의 약 2km 구간은 비포장도로로 이뤄져 있어 차량 하부가 낮은 승용차는 서행해야 한다. 아울러 좁은 산길에서 마주 오는 차량과 교행해야 하는 상황이 빈번하다. 겨울철(12월~3월)에는 결빙과 폭설로 인해 통행이 전면 금지된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평창역이나 장평터미널에서 미탄면까지 이동한 뒤 택시 이용을 권장한다. 주차 시설은 정상부에 1, 2주차장이 마련돼 있으나, 샤스타데이지가 만개하는 주말이나 은하수 관측이 용이한 날에는 다소 혼잡할 수 있다. 육백마지기는 누구나 무료로 입장 가능하며 연중무휴 상시 개방된다.
미탄면에 자리한 '청옥산 무장애 나눔길'은 평탄하게 조성돼 누구나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다. 청옥산의 울창한 수림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이 길은 전 구간이 나무 데크로 연결돼 있다. 경사도가 5% 이하로 매우 낮아 유모차, 휠체어 이용자도 산책하듯 숲을 즐길 수 있다.
왕복 약 30~40분 정도의 짧은 코스이며, 침엽수림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어 공기가 매우 맑고, 여름철에도 기온이 낮아 여유로운 휴식을 취하기 적절하다.
육백마지기 인근에는 사설 목장이 있다. 사유지 캠핑장으로 운영되는 '산너미 목장'은 목장 내 산책로를 따라 약 20~30분 정도 올라가면 만날 수 있다. 여기서 바라보는 능선 뷰가 육백마지기와 흡사해 '작은 육백마지기'라고도 불린다. 목장에서 직접 방목하는 흑염소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으며 예약을 통해 흑염소 진액이나 고기 요리 등도 접할 수 있다. 산너미 목장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며, 예약과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해당 SNS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미탄면 소재지의 작은 시장 안에는 올챙이국수와 메밀전병을 파는 가게들이 모여 있다. 정식 식당보다 가볍게 강원도의 맛을 경험하고 싶을 때 방문하기 좋다.
미탄전통시장은 규모는 작지만, 육백마지기를 찾는 여행객들에게는 참새방앗간 같은 곳이다. 고산지대 사람들의 식문화가 고스란히 남아 있어 소박하고 정겨운 삶을 엿볼 수 있다. 매월 1일, 6일, 11일, 16일, 21일, 26일에 5일장이 열린다.

올챙이국수는 옥수수 반죽이 구멍 뚫린 틀을 통과하며 올챙이 모양으로 떨어진다고 해 이름 붙여졌다. 매끄러운 식감과 양념장 맛으로 먹는 음식으로, 여름철 별미로 꼽힌다. 마지막으로 산초두부구이는 산초기름 특유의 알싸한 향을 입혀 구워낸 두부로, 강원도 고산지대의 특징이 담긴 음식이다. 시장 내 백반집들에서 흔히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