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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매디슨 황, 삼성 SK와 피지컬 AI 논의
위키트리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장녀이자 피지컬 AI 및 로보틱스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매디슨 황 제품 마케팅 수석 이사가 그 주인공이다. 이번 방문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이른바 ‘피지컬 AI’ 시대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매디슨 황 이사는 29일 한국 반도체 산업의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잇달아 방문했다. 업계에 따르면 황 이사는 이날 두 회사의 최고경영진을 만나 디지털 트윈, 로보틱스,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황 이사가 담당하는 피지컬 AI는 가상 세계의 AI가 현실 세계의 로봇이나 자율주행차 등 물리적 개체와 결합하여 작동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엔비디아가 이토록 한국 기업들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AI 기술의 진화 단계가 반영되어 있다. 지금까지의 AI가 챗GPT처럼 화면 속 텍스트나 이미지에 머물렀다면, 앞으로의 AI는 실제 공장을 운영하고 자동차를 운전하며 로봇을 움직이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뛰어난 반도체 설계 기술뿐만 아니라 실제 제품을 대량으로 정밀하게 만들어낼 수 있는 제조 생태계가 필수적이다.
대한민국은 메모리 반도체는 물론 자동차, 가전, 조선, 철강 등 주요 산업 전반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AI 두뇌를 이식할 수 있는 가장 훌륭한 ‘몸체’를 가진 파트너가 바로 한국 기업들인 셈이다. 황 이사가 전날 현대자동차와 LG전자 경영진을 먼저 만난 이유도 자율주행과 스마트 가전, 로보틱스 분야에서의 협력을 선점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최근 엔비디아는 단순한 칩 설계 회사를 넘어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현실 세계를 가상 공간에 완벽하게 복제하는 ‘옴니버스’ 플랫폼과 인간형 로봇 개발을 위한 로보틱스 기술에 막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매디슨 황 이사가 이끄는 사업 부문이 바로 이 차세대 먹거리들이다. 엔비디아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수직 계열화하여 인공지능이 탑재된 모든 사물의 표준 규격을 만들겠다는 거대한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주식 시장에서 반도체 섹터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이유는 AI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세 때문이다. 생성형 AI 경쟁이 전 세계적으로 가속화되면서 이를 구동하기 위한 고성능 AI 반도체 수요가 공급을 압도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AI 연산에 필수적인 GPU와 데이터를 빠르게 주고받는 HBM의 가치가 급상승하면서 관련 기업들의 실적과 주가는 연일 고공행진 중이다.

매디슨 황 이사의 이번 방한은 한국 제조업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미래 산업의 주도권을 공동으로 설계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이라는 거대한 물결 속에서 대한민국 기업들이 엔비디아라는 든든한 우방과 함께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서울로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