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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마그룹 ODM 최초 대기업 지정, 자산 5조 돌파
IT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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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마그룹이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대기업집단에 이름을 올렸다.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 가운데 첫 사례다. 창립 36년 만에 자산 5조원을 넘기며 외형 성장을 입증했지만, 공시 의무 확대와 오너 일가의 지배구조 문제는 향후 과제로 떠올랐다.
29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콜마그룹은 자산 5조원 이상 요건을 충족해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신규 지정됐다. 집단명은 한국콜마이며, 동일인은 창업주 윤동한 회장의 장남인 윤상현 부회장이다.

지난 2025년 말 기준 그룹 자산총액은 5조2430억원으로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기준인 5조원을 넘어섰다. 주요 계열사로는 한국콜마, HK이노엔, 콜마홀딩스, 콜마비앤에이치 등이 있다.

콜마그룹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화장품 ODM 업계에서는 처음이다. ODM은 브랜드사가 아닌 제조사가 연구개발과 생산을 맡는 구조다. 브랜드 사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납품 단가와 수익성 압박이 큰 사업 모델로 꼽힌다. 이런 사업 구조에서 자산 5조원을 넘긴 것은 국내 화장품 제조 산업의 성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성장 기반은 연구개발 중심의 제조 역량이었다. 창업 초기부터 연구개발을 강조해온 윤동한 회장의 사업 전략에 더해, 윤상현 부회장이 이끄는 2세 경영 체제에서 사업 다각화와 해외 확장이 본격화되며 그룹 외형이 커졌다.

현재 콜마그룹은 화장품, 제약·바이오, 건강기능식품을 주요 축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한국콜마는 2025년 매출 2조7000억원대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HK이노엔은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과 수액 사업을 바탕으로 매출 1조원대 기업으로 올라섰다. 콜마비앤에이치도 건강기능식품 ODM 사업을 중심으로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계열사 간 밸류체인도 콜마그룹의 성장 요인으로 꼽힌다. 화장품 제조부터 건강기능식품, 제약, 패키징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통해 제품 개발과 생산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에는 일부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고 화장품 사업을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다만 대기업집단 지정으로 콜마그룹의 규제 부담은 커지게 됐다. 앞으로 내부거래 공시, 총수 일가 지분 공개, 사익편취 규제, 상호출자 및 순환출자 금지, 채무보증 제한 등 공정거래법상 규제가 적용된다. 이에 따라 그룹 차원의 지배구조와 의사결정 체계의 투명성을 높여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오너 일가를 둘러싼 지배구조 문제도 변수로 남아 있다. 콜마그룹은 2025년 지주사 이사회 개편을 계기로 남매 간 경영권 갈등이 표면화된 바 있다.

현재 윤상현 부회장은 콜마홀딩스 지분 30% 이상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다만 창업주 윤동한 회장이 제기한 주식 반환 청구 소송이 진행 중이다. 반환 대상 지분은 10%대 수준으로 알려져 있어, 향후 재판 결과에 따라 지배구조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업계에서는 콜마그룹이 대기업집단 지정으로 외형과 제도적 위상이 높아진 만큼, 지배구조 안정과 책임경영 체계 확립이 중요해졌다고 보고 있다. 대기업집단으로 편입된 만큼, 사업 확장뿐 아니라 규제 대응과 경영 투명성 확보가 기업가치의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콜마홀딩스 관계자는 “창업주가 구축한 산업 기반 위에 2세 경영 체제가 전략적 확장과 실행력을 더해 이룬 결실”이라며 “확장된 체급에 맞는 책임경영과 투명한 거버넌스를 바탕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연구개발과 생산 혁신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 전반의 성장성과 수익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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